추억에 살다.
Season 5
네 번째 이야기
“저기.”
“아.”
성현과 민정이 함께 있다.
“선생님!”
“유, 윤호야. 이 선생님.”
민정은 긴장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늦게 오셨네요?”
“길이 막혀서요.”
민용은 살짝 성현을 노려보고는 다시 그 시선을 거두어, 걱정스럽게 민정의 안색을 살펴 보았다.
“괜찮아요?”
“네.”
민정이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작은 엄마는요?”
“신지?”
민정이 작게 미소를 지었다.
“수술실이야.”
“아.”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보다 빠르게 진통이 왔네요.”
“응.”
“후우.”
윤호가 앞 머리를 쓸어 넘겼다.
“무지하게 걱정을 했었거든요. 그래도 선생님 말씀을 들으니까, 작은 엄마께는 별로 큰 문제는 없는 것 같네요.”
“문제 없어.”
민정이 싱긋 웃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저, 아기가 조금 커서 그렇대.”
“아.”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거기.”
“예?”
순간 민용이 성현을 부르자 분위기가 살짝 굳었다.
“저랑 이야기 좀 합시다.”
“이야기요?”
성현이 고개를 갸웃했다.
“여기서 하시지요.”
“둘이 할 이야기입니다.”
민용이 조금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다른 사람들이 들어서 좋을 거 하나 없는 이야기니까, 그냥 따라오시죠. 둘이 이야기 합시다.”
“흐음.”
미간을 찌푸리던 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애미가 애를 낳는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러게요.”
해미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직 예정일도 좀 남았는데.”
“예정일이 뭔 상관이야?”
순재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예정일 안 맞는 거 몰라?”
“그래도요. 아버님.”
해미가 고개를 갸웃했다.
“아직 좀 많이 남았잖아요.”
“애가 큰 모양이지.”
“여보!”
그 순간 문희가 고함을 백 질렀다.
“당신은 당신 며느리 이야긴데 걱정도 안 돼요?”
“누가 걱정이 안 된대?”
“그럼요.”
“나도 걱정 돼.”
순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걱정을 한다고 뭐가 달라져? 예로부터 말이 씨가 된다고 하였어. 나쁜 말은 가능하면 입에 담지 않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낳는 법이야. 다들 밥이나 먹어. 그게 돕는거야.”
“예.”
해미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저를 들었다.
“어머니도 드세요.”
“나는 됐다.”
문희가 상을 물렀다.
“나는 밥이 안 넘어가.”
“어쩐 일이야?”
순재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밥 잘 먹던 할망구가.”
“누가 그래요!”
문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하여간 자기가 다 옳은 줄 알아.”
“으유.”
어린 아이처럼 투닥거리는 모습에 해미는 작게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 안 따라가도 되는 걸까?”
“네.”
민정의 말에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른이잖아요.”
“그래도.”
민정의 눈에 걱정이 담겨 있다.
“싸우면 어떡해?”
“어유>”
윤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선생님 말이 되시는 소리를 하라니까요.”
“흐음.”
“그리고 또 괜찮아요.”
“뭐가?”
“다쳐도요.”
“어?”
민정이 고개를 갸웃했다.
“어째서 다쳐도 괜찮다는 거야?”
“여기가 어디에요?”
윤호의 말에 민정이 주위를 둘러보다 미소를 지었다.
“병원이구나?”
“네.”
윤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어떻게 되겠죠?”
“그렇네.”
민정이 미소를 지었다.
“걱정 안 해도 되겠다.”
“네.”
순간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한 기분이 돌았다.
“무슨 일입니까?”
“당신 뭐야?”
“!”
민용의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다.
“도대체 당신 뭐냐고!”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신지.”
민용이 이를 악 물었다.
“그 아이를 어떻게 한 거야?”
“그걸 왜 저에게 묻죠?”
“뭐?”
민용이 눈을 치켜 떴다.
“그럼 누구에게 물으라는 거야!”
“신지의 선택입니다.”
“!”
민용의 눈이 흔들렸다.
“뭐, 뭐라고?”
“신지가 선택했다고 말을 했습니다.”
성현은 담담히 말을 했다.
“그게 문제입니까?’
“하.”
민용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마, 말도 안 돼.”
“어째서죠?”
성현이 따지 듯 물었다.
“신지를 어찌 그리 확신합니까?’
“뭐?”
“신지, 그리 쉬운 아이가 아닙니다.”
“!”
민용은 성현을 노려 봤다.
“이봐 당신.”
“네.”
“신지 이대로 안 놓칠 거야.”
“이민용 씨.”
“포기 안 한다고.”
민용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제야 내 마음을 알게 되었어.”
“하.”
성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제 와서 무엇이 바뀔 수 있다고 믿는 겁니까?”
“그래.”
“!”
성현이 멈칫했다.
“믿는 다고요?”
“응.”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번이나 신지를 잡았었어.”
“세 번은 없습니다.”
“모를 일이지.”
“이민용 씨.”
“기대하라고.”
민용이 작게 숨을 내뱉었다.
“그 아이 다시 내가 곁에 둘 거니까.”
“한 번 해보시죠.”
“할 거야.”
민용의 눈이 반짝였다.
“그렇게 하고 말 거라고.”
“하.”
성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런데 이민용 씨 그거 아십니까?”
“뭘?”
“하아.”
성현이 작게 한숨을 토해냈다.
“신지가 정말로 행복해 할 수 없을 거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
“이민용 씨의 곁에서는 아닐 겁니다.”
민용은 가만히 성현을 노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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