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권순재
너의 어깨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축 쳐진 어깨에 마음이 아프다.
어느 순간,
너의 어깨는 내려갔다.
그 당당하던 너의 어깨가 내려갔다.
아무리 세상이 모질게 너를 괴롭혀도
당당히 맞설 거라고 외치던,
너의 치기는 어디로 향했는가?
그 젊은 날의 치기가 무모하리만큼
내가 보기에 답답하리만큼
한심스럽던 네가 세상에 동화되고
천천히 지쳐가고 있었다.
마치 내가
내가 너를 그리 만든 것인냥
마음이 아리고
마음이 슬펐다.
너의 어깨를,
그 축 쳐진 어깨를 다시 올려줄 수 없기에
더더욱 나의 이 한심한 몰골에 마음이 아프다.
내가 아플 적
너는 나를 도왔는데
네가 아플 적
나는 너를 못 돕는다.
나는 아직도 과거에 갇혀서,
너를 미워하고 미워하고 있는데,
너는 여전히 현재로 다가와,
나를 위로하고 외로하고 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