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저입니다.
권순재
그리 전화를 끊어서 죄송합니다.
첫 사랑과 통화를 한다고 하면
남편이 무어라 날 선 소리를 할까하여
죄스러운 마음에도 불구하고
전화를 그리 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괜찮으시다고요?그래서 제가 당신을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늘 그리도 인자하고 인자하시기에
제 남편과는 너무나도 다르십니다.
그렇기에 그대를 아직 사모하는 모양입니다.
아 당황스럽게 했다면 죄송합니다.
그저 저의 속내를 말씀 드리고 싶었습니다.
알고 계셨다고요?
다행입니다.
혹여 그러한 마음을 모르시면 어쩌나 했습니다.
딱 지금의 저와 그 시절의 제가 같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한심하기도 하죠.
아 그리 말씀을 해주시면 당혹스럽습니다.
그래서 아끼신다뇨.
그리 아끼시면서 전화를 안 하십니까?
아, 제가 나이를 드니 깜빡하는 모양입니다.
저처럼 망설이셨다고요.
하긴 저희 나이면,
그저 치기로 행동할 수도 없는 나이입니다.
다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잘 지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