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연인의 계절 32
“도대체 왜 쟤 때문에 연두가 학교도 안 나와야 하는 건데? 학교에 안 나오는 것은 쟤여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러게 뻔뻔하지도 않아.”
현우는 심호흡을 하며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가만히 들었다. 마음에 내키지 않는 말들이기는 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건 그것은 결국 그들이 하는 생각이었으니까.
“뭐 하냐?”
“그냥 수업 준비요.”
“저것들 말 듣는 거야?”
기웅이 노려보자 강의실이 조용해졌다.
“하여간. 대학생이나 되었다는 것들이 지금 남 이야기 하면서 그렇게 시시콜콜 따지는 것이 재밌냐?”
“됐어요. 제 잘못이 맞았는 걸요.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연두 성격 건드리는 말 하면 안 되었던 거예요.”
“애초에 그 녀석이 네 성격을 안 건드리면 되는 거지. 그 녀석은 네 성격을 건드려도 되는 거고 너는 그러면 안 되는 거냐?”
“그래도요.”
현우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속상했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결국 그가 모두 감당할 일이었다.
“이제 앞으로 같이 앉자.”
“네?”
“너도 외롭다며?”
“수현 선배가 뭐라고 했어요?”
“뭐라고 안 해도.”
기웅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현우의 머리를 헝클었다.
“내가 그 동안 너무 너를 어른이라고만 생각을 했던 모양이야. 이제 스무 살. 너는 아직도 아이인데 말이야.”
“저도 어른이거든요?”
“우쭈쭈 그랬어요?”
“두 사람 뭐 해?”
“선배 내 이야기 기웅 선배에게 했죠?”
“어?”
수현의 얼굴에 당황스러움이 스치자 결국 현우도 참지 못하고 쿡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세사람은 킥킥 거리면서 고개를 숙였다.
“레포트 이 정도면 될까요?”
“괜찮은데?”
대충 레포트를 훑어보며 기웅은 고개를 끄덕였다.
“김수현 저 녀석은 아직도 레포트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는데 네가 저 녀석보다 백 배는 더 낫다.”
“네가 자꾸만 저 녀석을 칭찬하니까 이현우 저 녀석이 정말로 나보다 더 나은 줄 알고 있잖아.”
“사실이잖아.”
“뭐?”
수현이 못 마땅한 표정을 지어보이자 기웅과 현우는 서로의 얼굴을 보며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대학에 오면 뭐가 되게 달라질 거라고 했는데 막상 수업을 듣는 거나, 과제를 하는 거나. 고등학교 시절하고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서 놀랐어요. 뭔가 엄청나게 달라질 거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나도 그랬다.”
기웅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너 논스톱 알아?”
“그 시트콤이요?”
“응. 나는 정말 그럴 줄 알았거든.”
“나도.”
“두 사람도 참 철이 없었네요.”
“뭐?”
기웅은 곧바로 현우에게 목을 걸고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래 철이 없었던 거지. 그런 것이 가능할 거라고 믿었던 것이. 뭐. 그래도 나름 재미있는 대학 생활을 보낸 것은 사실이니까.”
“우리 여름에 어디 바다라도 갈래?”
“저는 계절 들어야 한다니까요?”
“나도 인턴할 것 같은데?”
“배신자들.”
수현이 입을 내밀자 기웅은 가볍게 그의 머리를 밀었다.
“네가 철이 없는 거야. 너도 이제 졸업반이다. 졸업반. 그런데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어린 아이처럼 행동을 할 거야?”
“그게. 됐습니다.”
“선배는 여름에 왜 바다에 가고 싶어요?”
“그냥 너랑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으니까?”
“그래요.”
“왜?”
“아니요.”
현우는 씩 웃으면서 조심스럽게 수현의 손을 잡았다.
“그냥 기분이 좋아서요.”
“그럼 너도 가는 거야?”
“뭐. 이번 연휴에 가는 것 어때요?”
“그래. 좋아.”
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누군가와 같이 여행을 간다는 것이 이렇게 두근거리는 일이라는 사실이 참 신기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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