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연인의 계절 37

권정선재 2014. 4. 26. 12:21

[수현우 팬픽] 연인의 계절 37

이야기는 좀 했어?”

이야기는 무슨.”

민준의 물음에 수현은 고개를 저었다.

말도 하기 싫어.”

학교 다닐 적에 문제가 있었네.”

?”

수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게 무슨 말이야?”

몰랐어?”

?”

학교 다닐 적에 친구가 자살을 했대.”

자살?”

민준은 한숨을 토해내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이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동성에게 성폭행을 당한 친구가 있었던 모양이야.”

그게 그 녀석하고 무슨 상관이야?”

그 녀석 애인이었대.”

수현은 침을 삼켰다. 머리가 아팠다.

그러니까 그 말은?”

그 녀석 자기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성폭행 당해서 자살하는 동안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고. 지켜만 보고 있었다고. 그런 녀석이 무슨 마음이 편해서 법정으로 끌고 갈 수가 있겠냐? 그리고 너 이거 이야기 하지 마. 녀석이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았던 거라면 숨기고 싶었던 거니까.”

젠장.”

수현은 낮게 욕설을 내뱉었다.

싫다. 정말.”

그래도 방법이 없지.”

애가 뭘 해야 하는 거야?”

네가 할 거 없어.”

민준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네가 나서면 괜히 더 불편하고 그럴 거야.”

하지만.”

내 말 들어.”

민준의 말에 수현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래도 학교를 그만 두는 건 아니야. 이대로 학교 그만 두면. 그 동안 시간 아까워서 어떻게 해?”

선배를 만났잖아요.”

이현우.”

그거면 돼요.”

현우의 미소에 수현은 고개를 숙였다.

도대체 왜 웃는 거야?”

?”

너 행복해?”

왜요?”

이건 아니지. 네가 남자를 좋아하건. 외계인을 좋아하건. 그건 다른 사람들하고 아무 상관이 없는 거잖아.”

그렇지 않으니까요.”

현우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선배에게 말을 할 수 없지만 나 지쳤어요.”

그래. 알겠어. 하지만.”

더 하기 싫어.”

현우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내가 혼자서 바꿀 수 있는 세상이 아니라는 것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요. 나 혼자 나서면 나만 바보가 될 거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포기하는 것도 그다지 멋있는 일 아니야. 그것도 멍청한 일이야.”

그럴지도.”

그런데 왜 그래?”

그렇다고 그냥 부딪치는 것은 더 미련한 거죠. 상대방이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거라는 것 알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아무 것도 해보지 않고 그냥 포기하는 거. 나는 아니라고 생각을 해. 우리가 같이 움직여야지.”

선배. 그러지 마요.”

현우는 수현의 손을 잡으며 씩 웃었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이현우.”

그리고 이 학교 아니라도 저 할 일 되게 많아요. 대학도 그냥 다녀보고 싶었던 거라고요. 이제 더 이상 대학에 다닐 수 없다는 거 알게 되었으니까. 부모님도 여러 말씀 더 하시지 않을 거예요.”

너는 후회하지 않을 거야?”

.”

현우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김수현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된 거니까.”

너 학교 그만 두면 다시는 너 안 볼 거야. 알아?”

선배.”

너 그만 두면 나 네 얼굴 다시 안 본다고.”

수현의 말에 현우는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가만히 수현을 품에 안고 그의 등을 토닥였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한참이나 자신의 등을 토닥이는 현우에 수현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자신의 아픔도 너무나도 큰 주제에 현우는 다른 사람의 아픔을 바라보려고 하고 있었다. 미련하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