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28
“무슨 꿍꿍이를 가지고 계신 겁니까?”
“네?”
수현의 말에 은빈이 고개를 돌렸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다 보입니다.”
“아닙니다.”
은빈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제가 감히 저하를 두고 무슨 생각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저에게는 오직 세자 저하 한 분 뿐입니다.”
“그런데 저는 왜 이리 두려운 마음이 드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정녕 그러신 것 같은데 이상합니다.”
“저하꼐서 무슨 말이라도 하셨습니까?”
“아닙니다.”
수현의 대답에 은빈은 가만히 그의 눈을 응시했다.
“그런데 너무 친하신 것 아닙니까?”
“네?”
“저하가 왕이 되신다면 궐에서 버려지실 겁니다.”
“누가 그럽니까?”
“내가 그리 할 겁니다.”
은빈의 말에 수현은 침을 꿀꺽 삼켰다.
“누군가를 그토록 미워하는 이는 제대로 모든 것을 보지 못하게 될 겁니다. 그러셔도 되는 겁니까?”
“지금 누가 누구에게 설교를 하는 겁니까? 지금 내가 누구인지 모르고 그러시는 거랍니까? 아닙니까?”
“알고 있습니다.”
수현은 예를 갖추며 고개를 숙였다.
“허나 빈궁마마도 제대로 모르시는 일이 있어서 그러는 것 같습니다. 세자빈이라는 자리가 무엇입니까?”
“세자 저하의 지어미입니다.”
“아니요.”
수현은 단호히 고개를 흔들고 은빈을 응시했다.
“왕을 만드는 자리입니다.”
“왕을 만드는 자리요?”
“용상에 오르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누가 왕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 함부로 이야기를 할 수가 없습니다.”
“허나 저하에게는 또 다른 형제가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굳이 다른 이야기를 할 이유가 있습니까?”
“그것이 더 위험할 겁니다.”
“네?”
“저하의 형제가 없는 대신 더 강한 자들이 있는 거죠.”
은빈은 침을 꿀꺽 삼켰다. 수현은 모든 것을 아는 것 같았다.
“그럼 세자 저하를 지키셔야지. 뭐 하시는 겁니까?”
“제 나름의 방법으로 지키는 겁니다.”
“그것이 어떤 방법입니까?”
“저는 저를 지켜야 합니다.”
은빈의 대답에 수현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것이 저하를 버리는 일입니까?”
“말 조심하세요!”
은빈은 책상을 소리가 나게 내리쳤다.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지금 무슨 수를 쓰려는 것인지 대충 보이기는 한데 그 수가 그다지 유용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 자는 야심이 너무 큰 자입니다.”
은빈은 가만히 수현의 낯을 살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지금 마마께서 하시는 말 그대로입니다.”
“아. 자네군.”
수현은 고개를 돌렸다. 유준이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그에게 다가왔다. 수현은 짧게 고개를 숙였다.
“한양에 오셨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싫겠지?”
“네?”
“건방져.”
유준은 그대로 수현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수현은 뒤로 나동그라졌다. 유준은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그대가 무엇이기에 이 궐을 흔들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야? 이 궐이 그리도 만만한 곳으로 보이는 것인가?”
“아닙니다.”
수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나저나 그대는 나를 모르겠지?”
“네?”
“나는 알아.”
“그러십니까?”
“그런데 이를 어쩌나.”
유준은 싸늘하게 웃었다.
“왕에 가장 가까운 두 사내의 곁에 머물면서 그들을 조종하는 거라 생각을 하겠지만 틀렸으니 말이야.”
“네. 틀렸습니다.”
“그렇지?”
“한 분입니다.”
유준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게 무슨 말이지?”
“왕에 가까운 두 분이 아닙니다. 단 한 분. 세자 저하만 이 왕이 되실 자격이 있는 분입니다. 아무리 많은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그런 천박한 사내가 있는 법이지요.”
“내 이야기인가?”
“본인을 천박하다 생각을 하십니까?”
“그래.”
유준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학문을 닦았다.”
“그렇습니다.”
“내게로 오게.”
“네?”
“그대가 원하는 것을 얻게 해주지. 듣자 하니 서역에 가서 공부를 하는 것이 꿈이라고 하던데.”
“아닙니다.”
“아니야?”
“그렇습니다.”
유준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세자를 위해서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저는 세자 저하의 스승입니다. 그 분이 왕좌의 자리에 오르는 것을 지켜봐야만 합니다.”
“만일 세자가 왕이 되지 못한다면?”
“그만 두십시오.”
수현이 순식간에 유준의 목을 졸랐다. 유준은 순간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수현이 이리 빠를 줄 몰랐다. 하지만 이내 미소를 지으면서 예의 그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수현의 팔을 거두었다.
“내가 놀랐군.”
“죄송합니다.”
“샌님이 아니던가?”
“저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입니다.”
“그를 넘는 것 같군.”
수현은 가만히 유준을 응시했다.
“저하에게 해를 끼치려고 하신다면 저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저 역시 나름의 방법이 있습니다.”
“내가 그러한 말을 무서워할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건가? 그렇지 않아. 나도 나름의 방법이 있어.”
“그러나 다치는 것은 그대일 겁니다.”
“그래?”
유준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 소설 창고 > 수현우 팬픽 [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30 (0) | 2014.05.13 |
---|---|
[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29 (0) | 2014.05.12 |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5 (0) | 2014.05.11 |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4 (0) | 2014.05.11 |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3 (0) | 2014.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