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29
“저하의 세력이 얼마나 되는가?”
“응.”
기웅은 고개를 돌렸다. 수현의 표정은 진지했다.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인가?”
“지금 세자가 힘을 가지고자 한다면 누가 몇이나 저하의 편에 서서 그 분을 지지할 거냐고 묻는 거야.”
“아무도 없을 거야.”
“무어라?”
수현은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말인가?”
“생각을 해보시게. 지금 세자는 사내를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도성에 가득 전해지고 있다네.”
“그렇다고 해서 왕이 될 사람을 그 누구도 편이 되지 않을 거라니. 자네가 잘못 알고 있는 것 아닌가?”
“자네야 말로 착각이 아닌가?”
“그게 무슨?”
“자네 탓은 아니야.”
수현이 무슨 말을 하기 전에 기웅은 고개를 저었다.
“결국 이게 하나의 흐름이 될 거야.”
“흐름?”
수현은 소리가 나게 벽을 쳤다.
“자네가 정말 저하의 외숙인가?”
“내가 세자의 편을 든다고 무엇 하나 달라질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건가? 절대로. 달라질 것은 하나 없네.”
“자네 정말.”
“이미 흐름이야.”
“잘 지내십니까?”
“그런 것을 왜 물으십니까?”
현우의 물음에 은빈은 가만 미소를 지었다.
“제가 어찌 지내는 지는 저하께서 제일 잘 아시지 않습니까?”
“제가 모릅니다.”
“네?”
“당연히 제가 알아야 하는 것들인데 보이지 않습니다. 빈궁이 요즘 어디로 다니는지 제가 이상한 말을 들어서 말입니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사가와의 인연은 끊으셔야 합니다.”
은빈은 물끄러미 현우를 응시했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대대로 조선이 흔들린 이유는 외척의 힘입니다.”
“저하.”
“그리고 지금 그대를 흔들고 있겠죠.”
“아닙니다.”
은빈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저의 행실이 부족하다 말씀을 하실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저희 아버지까지 말씀을 하실 수는 없는 법도입니다.”
“원래 자식이라는 것이 자식을 보면 부모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니라는 겁니까?”
“아닙니다.”
은빈의 대답에 현우는 가만 미소를 지었다.
“빈궁.”
“네. 저하.”
“나를 버리지 마세요.”
“저하.”
현우는 아랫입술을 살짝 물었다.
“알고 있습니다. 내가 좋은 지아비가 아니라는 사실 정도는.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서 나를 버리기를 바라는 것도 아닙니다.”
“버리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저 나름대로 그저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전부입니다.”
“내가 바보로 보입니까?”
“저하.”
“나도 다 보입니다.”
현우의 말에 은빈은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 저하는 저에게 도대체 무엇을 해줄 수 있습니까?”
“빈궁.”
“저는 중전이 되고 싶습니다. 강한 힘을 가지고 싶습니다. 그런데 저하가 그러한 것을 해주실 수 있습니까?”
“해줄 수 있습니다.”
“아니요.”
은빈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후사를 생산하지 못하는 중전은 절대로 그 어떤 힘도 지닐 수 없습니다. 제가 그렇게 될 것입니다.”
은빈의 차가운 대답에 현우는 그녀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그러니 지금 후사를 가질 수가 없기에 빈궁이 내가 아닌 다른 이를 볼 거다. 그런 이야기인 겁니까?”
“그렇습니다.”
은빈은 망설이지도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궐에 들어온 이유는 힘을 가지기 위해서입니다. 여인으로 가질 수 있는 가장 커다란 힘. 그것을 가지고 싶습니다.”
“내가 줄 것입니다. 내가 왕이 된다면 그대가 바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힘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아니요.”
은빈의 대답에 현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나를 못 믿는 것입니까?”
“네.”
“빈궁.”
“어찌 믿겠습니까?”
은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녀 먼저 가보겠습니다.”
“어디를 가는게요?”
현우가 은빈의 손목을 잡았다. 은빈은 얼굴이 붉어진 채로 황급히 손을 빼냈다. 현우도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미안하오.”
“저하가 정말로 왕이 되신다면 저는 저하의 편이 될 겁니다. 허나 그렇지 않다면 저에게 방법이 없습니다.”
“제가 무엇을 하기 바랍니까?”
“저하의 스승을 멀리 보내세요.”
“빈궁.”
“최소한의 행동을 보이세요.”
은빈의 말에 현우는 아랫입술을 물었다.
“그러한 것을 할 수 없습니다.”
“그 정도도 하실 수 없다는 이야기는 저에게 아무런 마음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게 받아들여도 되는 것입니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나도 빈궁의 말을 다 듣고 싶으나. 그 분은 저의 스승입니다. 어찌 스승을 버릴 수 있습니까?”
“그저 스승이란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아니지요.”
은빈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저도 귀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저하도 어느 정도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고 있으시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무엇을 할 거라는 겁니까? 그렇다고 한들 저랑 스승님 사이에서 아무런 일도 없습니다.”
“입을 맞추셨습니다.”
현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
“빈궁. 그게 지금 도대체 무슨.”
“제가 아무런 것도 보지 못할 거라고 생각을 하시는 거라면 그것은 커다란 실수를 하시는 겁니다. 저도 모든 것을 다 보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습니다. 저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 편이 아니라는 겁니까?”
“저하께서 먼저 태도를 분명히 하시지요.”
은빈은 짧게 고개를 숙이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 소설 창고 > 수현우 팬픽 [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6 (0) | 2014.05.13 |
---|---|
[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30 (0) | 2014.05.13 |
[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28 (0) | 2014.05.12 |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5 (0) | 2014.05.11 |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4 (0) | 2014.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