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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우리들, 학교 앞 달달한 떡볶이

권정선재 2016. 6. 4. 23:29

[맛있는 영화] 우리들, 학교 앞 달달한 떡볶이

 

[우리들] 시사회를 통해서 미리 본 후 쓰는 리뷰입니다.

 

Good 학교 문제에 관한 진지한 영화가 궁금했던 사람

Bad 우리 애들은 착하기만 하다고요!

평점 - ★★★★☆ (9)

 

어린 아이들을 전면에 내세워서 왕따 등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우리들]은 아프면서도 무거운 영화였습니다. 어른의 눈으로 제대로 보지 못하는 문제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냈기에 더욱 아픈 영화였습니다. 이미 우리들도 그 시대를 다 지나왔으면서도 우리는 그 시절에 어떤 일이 있는지 기억하지 않습니다. [우리들]은 그런 어른들에게 반성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우리들이 학교를 다니던 그 시절도 그렇게 반짝거리며 아름답기만 하지 않았으면서, 왜 우리들은 학교에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아이들만의 어른들은 알 수 없는 사정에 대한 이야기. 그 안에서 벌어지는 권력이나 관계, 그리고 왕따 문제 등을 다루고 있는 [우리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학교의 은따인 소녀 은 소극적인 성격을 가졌지만 선한 아이죠, 그리고 지아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 왕따의 가해자가 되어버리고, ‘보라는 아이들을 자기 마음대로 끌고 다니는 아이죠. 이 아이들 중에서 그 누구도 가해자일 수도 없고, 피해자로만 남을 수도 없다는 사실이 [우리들]을 보는 내내 아프게 만들었습니다. 가장 정치적인 상황에 놓인 아이들. 그 안에서 아이들은 서로를 아프게 하면서 자신이 아프지 않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영화는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과 어른들에게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자기들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고군분투를 다루고 있기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아이들은 그런 것 생각하지 않고 그냥 놀기만 해도 되는 건데, 뭔가 어른의 사정이 가득 묻어나는 느낌이었습니다. ‘도 다른 집처럼 학원을 미친 듯 다니면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었겠죠. 그 비싼 스마트폰이 있으면 그녀는 따돌림을 당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그런 눈을 주는 거. 그래서 아이들이 그런 세상을 살게 하는 것은 어른들의 사정이었을 겁니다. 그 모든 사정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어서 묘한 감정이 들게 했습니다. [우리들]은 아이들의 사정을 애써 돌려서 표현하지 않습니다. 학교 안에 벌어지는 왕따 문제 같은 것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그 안에서 아이들의 잔혹함 같은 것도 선명하게 그려냅니다. 억지로 아름답게 보이려고 하는 시도 같은 것은 하지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교실의 모습. 물론 여전히 학교의 모습 보다는 착하게 그려지기는 하지만 어른들이 알았어야만 하는 모습을 그립니다. 그 안에 담겨진 모습들의 어른들은 너무 무심하기에 더욱 화가 납니다. 애들이 뭐 힘든 일이 있겠어? 라는 아버지의 대사는 더 많은 걸 생각하게 합니다. 어른들은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그 모든 상황에서 아이들은 삶의 무게를 느끼며 아파합니다.

 

최수인이 연기한 은 평범한 가정 환경 탓에 왕따가 되어버린 소녀 역을 맡았습니다. 아역이 이렇게 섬세한 연기를 하니 놀라웠습니다. 아무래도 완성된 시나리오를 아이들에게 보여주어서 그것을 외우라고 해서 만든 이야기가 아닌. 아이들에게 상황만 준 채로 정말로 아이들이 하는 대사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겠죠. 아이들의 진짜 이야기. 아이들이 학교에서 문제라고 생각을 하는 것들이 사실적으로 그려지면서 은 훨씬 더 풍성한 캐릭터가 됩니다. ‘은 친구들하고 놀고 싶기는 하지만 너무 선한 아이라서 그런 욕심을 내지 못하는 아이입니다. 주저주저하면서 망설이기도 하고, 다른 아이들에게 어떤 피해를 줄까 고민하기도 하는 그런 아이이기 때문이죠. 이 어린 소녀에게 세상이란 너무나도 어려운 곳입니다. ‘은 엄마에게 투정이라도 부리고 싶지만, 그 누구도 소녀의 이야기를 진실로 듣지 않습니다. 심지어 소녀의 아버지조차 어린 아이가 학교에서 힘들 일이 무엇이 있느냐는 이야기나 할 따름이죠. 이런 상황에서 아이가 할 수 있는 선택이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안 그래도 학교에서는 아이의 집안이 부유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는 점점 외로워집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가장 사랑하던 친구의 비밀까지 밝히며 친구를 원망하게 되죠.

 

지아설혜인배우가 연기했는데 선하면서도 동시에 악할 수도 있는 부분을 가지고 있어서 매력적이었습니다. 방학이 시작하는 날 이사를 온 그녀는 전에 있던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 상태였습니다. 새로운 친구와 잘 지내고 싶어하지만 새로운 친구는 그녀가 바라는 그런 친구가 아니었습니다. 부유하지도 않고, 여러 상황이 자신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지아는 점점 을 멀리하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의 갈등에는 단순히 집안 사정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지아의 마음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욱 아프고 안타깝게만 느껴집니다. ‘지아을 미워하는 이유는 단순히 그녀가 부유하지 않다는 이유만이 아니라 자신의 상처를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것도 중요하게 작용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친구들에게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 자신의 가장 약한 고리를 보여주지 않기 위해서 지아는 자신의 모습을 자꾸만 꾸며가면서 거짓을 만들어갑니다. 그로 인해서 바뀔 수 있는 것도 하나 없고, 그 누구도 그녀를 사랑하지 않겠지만 지아는 그런 사실은 모른 채로 자꾸만 그 거짓말에 빠져듭니다. 그리고 이 숨기고 싶었던 비밀을 폭로하면서 그녀와의 관계는 점점 더 악화일로로 치닫습니다. 점점 더 자신을 어둠으로 몰아넣으면서도 도망쳐나올 방법을 모르는 소녀입니다.

 

보라역의 이서연역시 돋보였는데, 악한 캐릭터인 것 같으면서도 역시나 마음의 상처가 돋보이는 캐릭터였습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그녀 같은 경우는 가정이 그려지지도 않고, 도대체 어떤 상황인지 알 수는 없지만, ‘보라의 과거를 파악할 수 있는 장면이 한 장면 있습니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우는 장면. ‘보라는 집에서 제대로 사랑을 받지 못하는 소녀일 겁니다. 그녀가 엄마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좋은 성적을 받는 것 뿐일 겁니다. 그런데 지아가 자신보다 높은 성적을 받아버리고, ‘지아를 친구로 생각을 했던 보라지아를 점점 밀어냅니다. 사실 보라에게는 진짜 친구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조금 더 많은 용돈을 받는다는 이유로 친구들과 함께 몰려다니는 것이 전부일 테니 말이죠. 누군가를 적으로 돌리지 않으면 그 화살이 자신에게 돌아오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는 존재였습니다. 조마조마한 채로 조심스럽게 친구들을 모함하는. 그리고 혹여나 그 화살의 방향이 자신에게 오지 않을까 끊임없이 다른 이들에게로 화살을 돌립니다. 그 화살의 방향이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하더라도 그녀에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보라는 그저 미움 받고 싶지 않은 소녀 같았거든요. 너무나도 외로운 아이 보라가 세 캐릭터 중에서 가장 안쓰러웠습니다.

 

소녀들이 자신이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마음의 방향을 모른 채로 미워하고, 서로 원망하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는 [우리들]은 그 감정의 터뜨림이 아주 좋은 영화였습니다. 서서히 친구들의 관계가 변화가 되는 과정. 그 아에서 이라는 아이가 가지고 있는, 여러 모습 등은 우리가 왜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조금의 마음의 여유도 갖지 못한 채로 서로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이유는 모두 다 어른의 사정 탓이니 말이죠. 어른들이 자신들만의 이유로 아이들을 미워하게 만들고, 아이들의 공간을 나누는 그 순간부터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정치를 시작하고, 이게 옳다는 어떤 확신 같은 것을 가지게 됩니다. 학교라는 공간에 대한 최소한의 미화도 하지 않은 채로 적나라하게 그려내는 모습은 멍했습니다. 과연 우리가 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그러면서도 결국 이 영화는 단순히 아이들의 영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영화의 제목처럼 결국 우리들의 이야기이니 말이죠. 우리는 어른이 되어서도 서로 편을 가르고, 누군가를 미워하며 내가 적이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을 따름입니다. 아이들이 서로의 비밀을 폭로하고 싸우게 되는. 그러면서 서로를 향해 손을 내미는 그 상황에서도 말이죠. 서로를 미워한 적 있는 우리들을 위한 영화 [우리들]이었습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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