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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굿바이 싱글, 새하얀데 엄청 매운 국수

권정선재 2016. 6. 18. 12:58

[맛있는 영화] 굿바이 싱글, 새하얀데 엄청 매운 국수

 

Good 유쾌한 영화 좋은 사람

Bad 웃긴 영화에서 무거운 건 딱 싫어

평점 - ★★★★ (8)

 

김혜수가 임신부 연기를 한다고 해서 궁금했던 [굿바이 싱글]은 예고편처럼 무조건 즐겁기만 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도대체 왜 코미디로만 광고를 하는지 모를 정도로 꼭 봐야 하는 영화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10대 미혼모 문제 등 우리가 반드시 생각해야만 하는 것들에 대해서 다루는 영화였습니다. 우리가 그냥 가볍게 생각을 하거나 우리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생각을 하는 것들. 하지만 우리랑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게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이야기를 하지만 무시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여배우로 산다는 것의 무게 같은 것도 사실적으로 그렸습니다. 나이가 많은 남성이 어린 여성을 만나면 능력이 있다고 하면서, 그 반대의 경우에는 굉장히 이상한 시선으로 보는 말도 안 되는 상황 같은 것도 영화 안에서는 사실적으로 그려집니다. 그러다 보니 굉장히 불편하기도 한 영화입니다. 분명히 영화의 톤은 밝고 기본적으로 코미디의 특성을 지닌 모습 등을 통해서 웃음을 주기는 하는데, 이것 뒤에 담겨 있는 이야기가 꽤나 무겁게 다가오기 때문이죠. 과연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굿바이 싱글]은 싱글로 살면 안 돼?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한 영화였습니다.

 



 

 

  


 

여러 사회 문제나 현상을 코믹하게 그리고 있지만 거꾸로 가볍게 그리지는 않고 오히려 진지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우리가 그냥 웃으면서 그 문제를 바라보면서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거죠. 우리가 여배우에 대해서 흔하게 가십으로 여기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등도 [굿바이 싱글]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부분입니다. 나이가 들어서 퇴물이 된다는 말도 안 되는 평가 같은 것 말이죠. ‘김혜수가 제대로 망가져서 사랑스럽기도 하고, ‘김현수가 생각보다 연기를 잘 해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김용건이나 황미영그리고 서현진같은 조연의 연기도 반짝입니다. ‘마동석의 스타일리스트 연기도 사랑스럽고요. 모든 배우들이 제대로 어울리면서 [굿바이 싱글]을 더욱 풍성하게 만듭니다. 다만 진지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보니 중간 부분이 살짝 늘어지는 것은 아쉽게 다가옵니다. 차라리 그럴 거라면 중반 부분을 살짝 생략하고 후반부를 늘려서 통쾌함을 늘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관객들이 호기심을 갖는 배우들을 데려다가 생각해볼만한 영화를 만들었는데 이를 조금 더 살리지 못한 느낌입니다. 물론 사회적인 영화는 아니지만 이런 걸 통해서 사회적 관심이 환기될 수도 있으니 말이죠. 우리가 반드시 생각해야할 문제들을 제대로 짚고 갑니다.

 

김혜수는 한물 간 여배우이자 어린 남자 배우 킬러라고 불리는 주연역을 연기했습니다. 김혜수배우가 이런 연기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어서 놀랐습니다. 개인적으로 밝은 배우라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이런 밝은 느낌의 캐릭터들은 주로 엄정화가 연기하는 캐릭터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김혜수가 연기하는 이 밝은 느낌의 캐릭터도 좋았습니다. 다만 중간중간 발음이 제대로 들리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은 아쉽습니다. 아무래도 일상 연기를 하다 보니 그런 것 같기는 한데, 한 번도 그녀의 발음이 아쉽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기에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명랑하고 유쾌하게 극을 이끌어가는 그녀가 너무 멋있었습니다. 특히나 단지를 위해서 변호하는 모습에서는 배우의 아우라가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나 나이가 든 여배우라는 점에서 평소에 김혜수배우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면서 조금 더 풍성하게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특히나 극 중 배우로 존재할 때 그 포스는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극 중 한복을 입을 때 관객들을 모두 짧은 탄성을 내질렀거든요. 기존에 보여주던 것 이상을 연기하며 김혜수가 가진 카리스마가 무엇인지 볼 수 있었습니다.

 

김현수10대 미혼모인 단지를 연기했는데요. 연기를 정말 잘 해서 놀랐습니다. 사실 10대 미혼모라는 소재가 잘못하다가는 그냥 무겁기만 하고 관객에게 부담스럽기만 한 존재일 수도 있는데 김현수배우는 그렇게 불편하기만 하지 않게 그려서 놀라웠습니다. 관객의 입장에서 [굿바이 싱글]에 대해서 더욱 깊이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가 있기 떄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연 내 주위에 10대 미혼모인 아이가 있다면 나는 무엇을 해줄 수가 있을까? 그리고 그 아이가 겪는 문제에 대해서 감히 조금이라도 이해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것 말이죠. 임신이 잘못이 아닌데, 여성이라는 이유로 모든 책임을 져야만 하는 미혼모의 문제에 대해서 영화는 사실적으로 그려냅니다. 또한 극 중에서 모성애에 대한 갈증이 있는. 그리고 그 공포 같은 것도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천천히 김혜수에게 마음을 여는 과정도 공감이 가게 그려서 갑자기 튄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관객으로 하여금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라는 질문을 적극적으로 던지는 역할이었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지만 기본적으로 코미디 영화라는 점이 [굿바이 싱글]이 지닌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리 사회적으로 중요한 소재라고 하더라도, 다큐멘터리처럼 무겁게 그려지면 관객들이 부담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굿바이 싱글]은 이 균형을 정확하게 잡은 것 같은 영화입니다. 관객으로 하여금 당신이 무엇을 선택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죠. 두 여성의 성장이라는 점에서도 특별한 영화입니다. 충무로에 모든 영화가 남자 영화인데, 이 영화가 가지는 위치는 더욱 대단하게 보입니다. 여성이 이끌어가는 영화. 그것도 두 여성이 동시에 성장하는 영화라니 말이죠. ‘곽시양배우가 극 중 맡은 역할이 너무 쓰레기라서 화가 나지만 김혜수가 그를 제대로 밟아주는 장면에서는 통쾌했습니다. 물론 조금 더 끝이 짜릿했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있지만 너무 튀지 않는 것이 좋았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역시 좋았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가족의 모습이 한 가지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것도 좋았거든요. 게다가 카메오 안재홍이성민의 연기도 너무 사랑스러웠고요. 미친 듯 깔깔거리다가 눈물도 흘릴 수 있는 매력적인 영화 [굿바이 싱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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