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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아무 맛이 나지 않는 술

권정선재 2016. 6. 19. 14:33

[맛있는 영화]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아무 맛이 나지 않는 술

 

Good 좀비, 좀비, 좀비면 다 좋아.

Bad 영화가 개연성이 있어야 할 거 아니야.

평점 - ★★★ (6)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는 그냥 흔한 좀비물입니다. 애초에 소설도 그다지 재미있게 읽은 편이 아니기에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습니다. 아무리 미국에서 좀비가 인기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아무 곳에나 다 좀비를 끼얹다니 말이죠. 이건 좀비물에 대한 실례이기도 합니다. 조금 더 좀비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생각을 하고 어울리는 이야기를 풀어야죠. 그래도 영국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인 [오만과 편견]을 소재로 좀비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흥미롭기는 합니다. 특히나 여성이 직접 싸운다는 설정 등은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보통 이런 류의 영화들이 아쉬운 점은 여성을 그저 부수적인 존재로 만들면서 남성의 도움이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점이잖아요. 하지만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에서 여성들은 주도적입니다. 애초에 [오만과 편견]제인이 그런 존재이긴 하지만 말이죠. 남성을 우습게 보기도 하고, 낭만적인 사랑만을 꿈꾸기 보다는 자신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서 더 고민하는 역할인데 이런 멋있는 여성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여성을 수동적으로만 보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또한 좀비를 꽤나 사실적으로 그리면서 시대적인 분위기도 그린다는 것이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의 매력입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시대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예전의 영국 모습이 영화에 고스란히 살아나거든요. 거기에 좀비가 더해지니 확실히 독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좀비 역시 이전에 좀비 물에서 나오는 모습하고는 다소 차이를 보이기도 합니다. 이전의 좀비들이 다소 본능에만 충실한 존재로 그려진다면,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속의 좀비들 같은 경우에는 이성적인 대화도 가능한 존재들로 만들어지거든요. 이들의 특이한 모습이 이 여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지하고 멍청한 존재들로만 그려지지 않는 거죠. 하지만 이렇게 독특한 설정도 중반 이후에는 아무런 매력을 더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냥 평범한 어떤 영화가 되어버리고 말거든요. 특히나 동양까지 가서 무술을 배워온 자매들은 그저 평범한 결혼을 하는 것이 모든 로망이니, 도대체 이게 무슨 식의 결말인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소설에 비해서 그 전투 장면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것은 좋지만 딱 여기까지 도대체 왜 소설이 아니라 영화를 봐야 하는지를 말하지는 못합니다. 이럴 거면 그냥 소설을 읽고 편한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부분을 펼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기는 한데 말이죠.

 

게다가 특별한 소설이라고 하기는 하지만 너무 매끄럽게 진행이 되면서 자신만의 색을 내지 못하는 것도 아쉽습니다. 좀비가 나오는 것은 좋지만 그게 다거든요. 게다가 후반으로 가게 되면서 다소 비슷한 풍의 이야기가 반복이 되는 느낌을 주는 것 역시 아쉽습니다. 이 영화만의 새로운 이야기는 없이 후반으로 가면 그냥 평범한 로맨스로 변해지는 것 같거든요.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이 소설의 로맨스가 그다지 달달하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아니 적어도 로맨스라면 달달함이 묻어나야 하는 것인데 말이죠. 그저 서로에게 까칠하게만 대하는 두 사람. 뭐 그게 서로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는 무언가라고 하기는 하는데 그래도 너무 아쉽게만 느껴집니다. 조금 더 사랑스러운 어떤 모습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리고 자매들의 매력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것도 아쉽습니다. 빠르게 상황이 변하고 관객들에게 쉴새 없이 새로운 상황을 주어주는데 정작 그 새로운 상황으로 인해서 관객이 판단을 할 틈을 주지 않는 것도 아쉽고요. 그냥 혼자서 모든 이야기를 만들어낸 채로 관객들로 하여금 따라오기만 하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 같으니 다소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좀비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썩 끌리지 않을 것 같은 영화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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