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맛있는 영화

[맛있는 영화] 벤허, 다시 만들어진 고전

권정선재 2016. 9. 8. 16:38

[맛있는 영화] 벤허, 다시 만들어진 고전

 

[벤허] 시사회에 다녀온 후 쓰는 리뷰입니다.

 

[벤허]라는 영화는 이름만 들어보고 본 적도 없고 어떤 이야기인지도 몰랐습니다. 그저 전차 장면이 있다는 것만을 알고 있었는데요. 다시 만들어진 [벤허]는 사진 지식이 없더라도, 특정 종교를 믿지 않더라도 뭔가 묘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역사라는 이름 아래에 갈라진 형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벤허]는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영화를 처음 볼 적에는 뭔가 당황했습니다. 오늘날에 볼 수 있는 그런 예쁜 느낌의 화면이 아니라 고전 영화를 다시 보는 것 같은 질감이 스크린에 펄져졌거든요.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니 그런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게 푹 빠져서 보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생각보다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이야기. 그리고 애매하게 시간을 끌지 않는 진행 덕분에 지루하지도 않게 풀어집니다. 뭔가 시대적인 영화를 만난 것 같아서 더 신기하면서도 재밌게 볼 수 있었습니다. 후반부가 다소 종교적으로 흘러가기는 하지만 그렇게 긴 부분도 아니고 오히려 극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그리고 주인공을 어떤 의미로 성장을 시키기 위해서 쓰였기에 그렇게 거슬리지 않았습니다. [벤허]라는 영화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한 번 봐도 괜찮을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주인공 캐릭터가 벤허가 너무 멍청해셔 살짝 답답한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아무리 주인공이 아둔해서 성장해야 하는 거기는 하지만 정말 너무할 정도로 무지합니다. 이렇게 무지할 수 있어도 괜찮은 건가? 싶을 정도로 무지한데요. 뭔가 깨달음 같은 것도 얻지 못하고 다소 무모하게만 행동하는 존재입니다. 그런데 이 주변에 있는 인물들의 변화가 세세하게 이뤄지는 것. 그리고 결과적으로 벤허가 어떤 깨달음을 얻기까지의 이야기가 나오며 부터는 그 답답함도 사라지게 됩니다. 특히나 자신의 상처를 이야기하는 노예상이라거나, ‘벤허보다 먼저 화합과 용서에 대한 깨달음을 얻은 벤허의 아내 에스더등은 어떤 울림 같은 것을 지닌 캐릭터인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사람들이 너무나도 소수라는 것은 오늘날의 현대 사회와도 하나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이기적으로 행동하고 그 누구도 쉽게 다른 이들을 위해서 행동하지 않으니까요. 그런 만큼 서서히 변해가는 벤허그리고 처음에는 그저 아무 것도 모른 채로 복수만을 꿈꾸던 이들이 진짜 평화라는 것. 공존이라는 것에 대해서 깨닫게 되는 것은 정말 묘한 감정이 들게 만듭니다. 특히나 깨달음을 얻은 채 모든 죄를 씻고 앞으로 나아가는 벤허의 모습은 종교와 상관없이 어떤 숭고함을 갖게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벤허]는 종교적으로만 흐르지 않고 영화적인 재미 역시 놓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그 유명한 전차 대결이 영화에서도 고스란히 재연되는데요. 진짜 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처럼 엄청난 긴박감을 선사합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어떤 레이싱이 그렇게 긴박감이 넘치기 어려울 텐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특히나 관객의 변화 같은 것을 섬세하게 담은 것도 좋았습니다. 레이싱 장면을 일부러 질질 끌지도 않고 진짜 경기를 보는 것처럼 달리니 몰입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레이싱이 끝난 후 결과를 본 장군의 말이 꽤 머리에 남으니 영화를 보실 분들도 그 대사를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푹 빠져서 보다가 마지막에 뭔가 울리는 것 같은 것이 있는 영화였습니다. 저는 종교에 대해서 그다지 관심이 있는 편이 아닌 데도 이렇게 울림이 느껴지시는데, 독실하신 분들이 보신다면 어떤 큰 울림을 받을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단순히 믿음만을 강요하는 영화는 아니니 영화적인 재미 역시 느끼실 수 있을 것 같고요. 다시 돌아온 고전. 고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특별한 울림을 지닌 영화. 뭔가 의미가 담긴 영화를 찾으신다면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돌아온 [벤허] 어떠신가요?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