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우리
Episode.2
그와 그녀가 처음부터 사랑했다면? 열
“뭘 사가야 하는 걸까?”
“글쎄요?”
윤호가 고개를 갸웃하며 진열장 안에 들어있는 수많은 케이크들을 천천히 하나하나 바라보았다.
“부모님은 무슨 케이크 좋아하셔?”
“모르는데요?”
‘뭐?”
민정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가족이잖아.”
“치.”
윤호가 볼을 부풀렸다.
“형이 뭐 좋아하는지도 모르는데요.”
“그게 뭐야?”
민정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너무 무덤덤한 거 아니야?”
“킥.”
윤호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
“저야 선생님에게만 신경 쓰면 되는 거죠.”
“뭐, 뭐야?”
순간 민정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런 말이 어디 있어?”
“좋은 걸요.”
윤호는 툭 내던지듯 말을 이었다.
“나는 정말 좋은 사람만 볼 거예요.”
“유, 윤호야.”
“지금은 그게 선생님이에요.”
윤호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까 선생님에게만 신경 쓸래요.”
“헤헤.”
민정이 해맑은 표정을 지었다.
“그럼 무난한게 좋으려나?”
“그렇겠죠.”
“그래.”
민정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기요.”
“네.”
“여기 생크림 케이크 주세요.”
“네.”
“선생님.”
“응?”
민정이 윤호를 돌아봤다.
“왜?”
“무리하는 거 아니에요?”
“아니야.”
민정이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처음 가는 인사잖아.”
“그래도요.”
윤호가 머리를 긁적였다.
“처음에 돈 쓰면 감당 안 될 걸요?”
“그, 그런가?”
민정은 뒷머리가 쭈뼛 서는 걸 느꼈다.
“다, 다음부터 안 그러지 뭐.”
“그게 될까요?”
“아, 안 되려나?”
“되겠죠.”
윤호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
“여기 있습니다.”
“네.”
윤호가 케이크를 받아 들었다.
“그럼 가시죠.”
“그, 그래.”
민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윤호를 따라 나섰다.
“후우.”
“떨려요?”
“응.”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는 안 떨려?”
“떨리죠.”
윤호가 민정의 손을 쥐었다.
“하지만 이미 부딪히기로 한 일이잖아요.”
“그, 그렇지?”
“네.”
민정이 윤호의 손을 꽉 잡았다.
“윤호야.”
“네.”
“너 왜 이렇게 떨어?”
“…….”
사실 말로는 그렇지 않은 척 했지만 민정보다 더 긴장한 윤호였다.
“다, 당연히 긴장이 되죠.”
“네가 그럼 어떡해?”
민정이 울상을 지었다.
“내가 의지할 사람은 넌데.”
“의, 의지 하세요.”
“킥.’
민정이 작게 미소를 지었다.
“정말 이게 내 남자 친구야?”
“이, 이게요?”
“그래.”
민정이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진짜 너도 아이구나.”
“선생님은요?”
“내, 내가 뭘?”
민정이 볼을 부풀렸다.
“내가 언제 아이 같이 굴었어?”
“늘 그렇죠.”
윤호가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좋아요.”
“응?”
“어린 아이 같아서 좋다고요.”
“윤호야.”
“그게 선생님이잖아요.”
윤호가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민정을 바라봤다.
“숨김 없는 모습이요.”
“그렇지.”
“그래서 좋아요.”
“정말?”
“네.”
윤호는 확정을 짓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사람들이랑은 다르게 아무 것도 숨기지 않잖아요.”
“헤헤.”
민정이 머리를 긁적였다.
“그런 건가?”
“선생님.”
“응.”
“사랑해요.”
“!”
민정의 볼이 붉어졌다.
“얘, 얘는 민망하게.”
“선생님 민망해요?”
“조금.”
“그래서 싫어요?”
“아니.”
민정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너무 좋아.”
“킥.”
윤호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
“선생님.”
“응.”
“항상 곁에 있을 거라는 이야기는 못 하겠어요.”
“어?”
민정이 눈을 깜빡였다.
“그, 그게 무슨 말이야?”
“하지만 항상 선생님 뒤에라도 있을 게요.”
“!”
민정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유, 윤호야.”
“나는 마음 절대로 안 변해요.”
윤호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선생님이 변할 수 있다는 건 알아요.”
“아니.”
민정이 고개를 저었다.
“나도 안 변해.”
“그럼 다행이고요.”
윤호가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언제나 뒤에서 선생님을 지켜줄게요.”
“언제나 앞에서 너를 이끌어줄게.”
“사랑해요.”
“사랑해.”
두 연인의 눈이 부딪혔다.
“우리 오늘 허락 받지 못해도 계속 사랑하는 거죠?”
“당연하지.”
민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겨우 그런 걸로 무너질 거 아니잖아.”
“그렇죠.”
윤호가 씩 웃었다.
“그래서 내가 선생님을 좋아해요.”
“그래서 나도 네가 좋아.”
“정말 사랑해요.”
윤호가 살짝 민정에게로 다가섰다.
“선생님.”
“응.”
“고마워요.”
“뭐가?”
“내 사람이 되어줘서.”
“이제 그만 들어갑시다.”
“아.”
윤호가 미소를 지으면서 심호흡을 했다.
“자신 있죠?”
“응.”
민정이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있으니까.”
“그럼 누릅니다.”
“응.”
‘딩동’ 초인종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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