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날 상유는 눈을 가늘게 떴다. 파리한 얼굴의 깡마른 여자가 묘한 눈으로 자신을 응시하는 중이었다. 기억을 더듬어 혹시나 아는 사람인가 생각을 해보았지만 아무리 머릿속을 뒤져봐도 저 여인에 대한 기억은 나오지 않았다. “뭐야. 기분 나쁘게.” 상유는 몸을 살짝 옆으로 틀었다. 여자가 .. ☆ 소설/단편 소설 2018.01.02
당신의 7일 “일주일이요?” “네. 일주일입니다.” 가영은 가만히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일주일, 그 정도의 시간이라면 딱 좋을 시간이었다. “좋아요.” “무조건 갈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아. 네.” 상유의 다소 까칠한 반응에 가영은 혀를 살짝 내밀고 해사하게 웃었다. “내가 원래 좀 .. ☆ 소설/단편 소설 2018.01.02
가짜의 가짜 그는 물끄러미 남자를 응시했다. 너무나도 신기한 존재. 그 자리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정도로 자신과 꼭 닮은 남자를 보며 그는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도 두려웠다. 정말로 자신은 누군가의 모습을 본 딴 존재였다. 그 동안 아무런 일도 당하지 않았던 일은 그저 요행이.. ☆ 소설/단편 소설 2018.01.02
[단편 소설] 그와 그 혹은 그녀 1 나는 그 혹은 그녀를 사랑했다. 그리고 그 혹은 그녀도 나를 사랑했다. 하지만 나와 그 혹은 그녀는 서로를 사랑한 적은 없었다. 우리는 각자의 방법대로 각자의 사랑을 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나는 그 혹은 그녀의 사랑을 기다렸지만, 그 혹은 그녀 역시 나의 사랑을 기다리는 쪽이었다. .. ☆ 소설/단편 소설 2017.01.17
[단편 소설] 워프 워프 “아니 무조건 이런 일을 미국에서 해야 한다는 이유가 뭡니까? 이제는 다른 나라들에도 기회를 주어야 할 것이 아닙니까?” “이게 그냥 미국이라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제 새로운 문명과 마주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이런 자리에 지구를 대표하는 나라가 당연히 앞장을 .. ☆ 소설/단편 소설 2014.12.30
[단편 소설] 토마토마토 2014년 10월 16일 오후 안녕하십니까? 2014년 10월 16일. SBC 저는 조원식입니다. 오늘 오후 두 시. 긴급 속보가 들어왔습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 광화문에 토마토마토 별이라는 곳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외계인들이 나타났습니다. 아직 정부 당국에서는 공식적인 언급이 없지만 잠시 후 기자.. ☆ 소설/단편 소설 2014.12.29
[단편] 워프 워프 “아니 무조건 이런 일을 미국에서 해야 한다는 이유가 뭡니까? 이제는 다른 나라들에도 기회를 주어야 할 것이 아닙니까?” “이게 그냥 미국이라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제 새로운 문명과 마주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이런 자리에 지구를 대표하는 나라가 당연히 앞장을 .. ☆ 소설/단편 소설 2014.12.10
[단편] 리안의 언덕은 언제나 푸르다 리안의 언덕은 언제나 푸르다. 낮은 둔덕 위에 홀로 서있는 리안의 집이 있는 리안의 언덕은 언제나 푸르다. 사람들은 리안이 그곳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리안이 그곳에 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저 리안의 언덕이 언제나 푸르다는 것으로 그가 거기에.. ☆ 소설/단편 소설 2014.12.10
[동화] 할머니 솜사탕 할머니 솜사탕 “유나라! 손 씻어야지!” “아 만화 좀 보고.” “유나라!” 만화를 보다가 겨우 입을 쭉 내밀고 화장실로 갔어요. 뽀득뽀득 손을 씻으면서도 괜히 막 입이 나오고 속상했어요. 밖에서 좀 놀다 온 건데 엄마는 늘 이렇게 화를 내고 소리를 친답니다. 아빠가 그렇게 소리를 .. ☆ 소설/단편 소설 2014.11.28
[동화] 파란 물고기 파란 물고기 파란색. 새파란 물고기가 있었어요. 하늘처럼 파란 물고기는 잠에서 깨어나서 눈을 꿈뻑꿈뻑 깜빡였어요. 그리고 천천히 주위를 둘러봤지만 다른 물고기는 보이지 않았어요. “다들 어디에 있는 거지?” 하지만 파란 물고기의 말에 대답해줄 물고기는 한 마리도 없었어요. .. ☆ 소설/단편 소설 2014.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