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살다.
Season 3
네 번째 이야기
“오빠는, 오빠는 아직도 나 신지가 그저 오빠의 마누라였던 그 신지로만 보이고, 그러는 거야?”
“왜 화를 내?”
민용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후우.”
신지가 심호흡을 했다.
“화 낸 거 아니야.”
“신지야.”
“오빠.”
신지가 살짝 아래 입술을 물었다.
“오빠 지금 너무나도 바보 같다는 거 알고는 있니?”
“…….”
“너무나도 한심해.”
신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오빠 같은 사람을 사랑했다는 게 부끄러울 것 같아.”
“신지 너!”
“듣기 싫어?”
신지가 살짝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그만 좀 해.”
“뭘?”
“그런 바보 같은 것들 말이야.”
신지가 민용의 눈을 바라봤다.
“나 오빠가 이러는 거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아.”
“나도 이해가 가지 않아.”
민용이 살짝 고개를 떨구었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게 참 많이 변하게 하더라.”
“사랑?”
신지가 살짝 굳은 표정을 지었다.
“지금 내 앞에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쓰는 거니?”
“어?”
“후우.”
신지가 한숨을 토해냈다.
“아무리, 아무리 우리 두 사람 이혼을 했고 더 이상 오빠가 내게 아무런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사랑을 한다는 말을 함부로 내뱉으면 안 되는 거 아니니? 정말, 정말 너무 하다.”
“그, 그런 게 아니라.”
민용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그저, 그저 말 했던 거야.”
“됐어.”
신지는 고개를 저었다.
“나 형님이 부탁해서 정말 어쩔 수 없이 오빠 들어오게 한 거야.”
“…….”
“솔직한 마음으로는 아무리 준이의 아버지가 지금 우리 둘째의 아버지지만, 그래도, 그래도 절대로 오빠의 얼굴 보지 않으려고 했었어. 너무나도 잔인한 사람이니까, 너무나도 냉정한 사람이니까.”
“내, 내가 뭘?”
“모르는 구나?”
신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오빠 그래.”
“나, 나는 아니야.”
“맞아.”
신지는 민용을 다부지게 바라봤다.
“오빠 맞아. 내가, 내가 가장 잘 알아. 아무리 오빠는 나를 여자로 보지 않고 그렇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 오빠랑 한 침대에서 한 이불 덮고 정까지 줬던 여자야. 그 정도는 알 수 있어.”
“하아.”
민용이 한숨을 토해냈다.
“나도 모르는 걸?”
“응.”
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빠도, 내가 모르고 있는 나에 대해서 나보다 더 많이 알고 있잖아. 안 그래?”
“그, 그래.”
민용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것 같아.”
“나도 마찬 가지야.”
신지가 살짝 아래 입술을 물었다.
“오빠는 그런 게 있어.”
“후우.”
민용이 다시금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모르겠어.”
“무책임 하잖아.”
신지가 원망스러운 듯 말했다.
“어떻게, 어떻게 오빠가 모를 수가 있어?”
“미안해.”
민용이 고개를 떨구었다.
“나 이런 놈인 가 봐.”
“하아.”
신지가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럼 내가 뭐가 되니?”
“어?”
“내 사랑 뭐가 되냐고.”
신지가 고개를 저었다.
“나 오빠 사랑했어. 사랑했는데.”
“신지야.”
“하아.”
신지가 애써 울음을 삼켰다.
“나 그렇게 착한 사람 못 돼.”
“…….”
“하지만 나 그렇게, 정말 드라마나 영화 같은데 나오는 그렇게 나쁘고 못 된 여자가 되고 싶지는 않아.”
“무슨 의미야?”
“오빠가, 오빠가 민정이가 정말로 좋다고 하면, 민정이 사랑한다고 해도 나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신지가 심호흡을 했다.
‘그래도 그러지 마.”
“신지야.”
“제발.”
신지의 표정은 간절했다.
“나 죽을 지도 몰라.”
“!”
“정말.”
신지가 고개를 떨구었다.
“솔직히 나도 지금 내가 웃긴 거 알아.”
“…….”
“오빠가, 오빠가 어떤 사랑을 하든지, 이미 나는 더 이상 관여할 수도 관여할 필요도 없다는 거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 그리고 지금도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내가 너무나도 원망스럽고 미워. 오빠라는 사람 없이 한 번 잘 살아 보는 것이 왜 이렇게 힘이 든 건지, 왜 이렇게 어려운 건지 정말 모르겠어.”
“신지야.”
“정말, 정말 모르겠어.”
신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사실 나 혼자서 다짐했었어. 다시 오빠가 돌아온다고 해도, 다시 이민용이라는 사람이 나타나도 마음 주지 말자.”
“!”
“흔들리지 말자.”
신지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그게 잘 안 된다.”
“시, 신지야.”
“미안해.”
신지는 사과의 말을 내뱉었다.
“정말, 정말 오빠에게 이러면 안 되는 건데 어쩔 수 없어. 나라는 여자는 아무리 오빠에게서 벗어나고 싶어도, 아무리 오빠라는 사람의 마음을 벗어나고 싶어도, 결국은, 결국에는 오빠의 여자여야만 하나 봐.”
“미, 미안해.”
민용이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네가 그래도, 아무리 그렇게 말해도 너를 사랑할 수는 없어.”
“알아.”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 바보 아니야.”
“그, 그런데 왜 그 말을 하는 거야?”
“그냥, 그냥 알아두라고.”
신지가 미소를 지었다.
“나 오빠 원망 안 해.”
“!”
“사랑하는 사람이잖아.”
신지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나 오빠의 행복이 가장 중요해.”
“시., 신지야.”
“진심이야.”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빠가 행복하면 나 그걸로 그만이야.”
“후우.”
민용이 한숨을 토해냈다.
“내가 행복한 것?”
“응.”
신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나도 슬프잖아.”
“하아.”
민용이 심호흡을 했다.
“나 행복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신지가 고개를 저었다.
“내가 바보인 거잖아. 어차피 행복하지도 않을 거 알고 있으면 그냥 내 품에 둬도 되었던 거였잖아.”
“그렇네?”
“그렇지?”
두 사람은 가만히 서로를 바라보았다.
“오빠의 마음에 내가 없다는 거 알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당분간은 그저 우리는 아이들의 아빠와 엄마로 지내자.”
“시, 신지야.”
“그건 거절하지 마.”
신지의 눈이 애절했다.
“그 정도는 맞잖아/”
“그래.”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의 부모는 맞지.”
“그렇지?”
“응.”
민용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하지만 어떻게 대답하지?”
“뭘?”
“왜 따로 사냐고.”
“사실대로 말 할 거야.”
“!”
“준이 이제 어린 아이 아니니까.”
신지가 미소를 지었다
“오빠는 모르고 있었니?”
“응.”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 이제는 조금 적응이 가네.”
“정말?”
“응.”
신지가 아래 입술을 물었다.
'★ 블로그 창고 > 블로그 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일본 방송에서 유천이 달래주는 준수 (0) | 2009.03.24 |
---|---|
[스크랩] WBC 일본 결승진출 후 이용규 미니홈피 메인글 (0) | 2009.03.24 |
[스크랩] 2am 챙겨주는 슈퍼주니어~ 훈훈.. (0) | 2009.03.24 |
추억에 살다. Season 3 - [세 번째 이야기] (0) | 2009.03.23 |
[스크랩] 축구한후 훈훈하게 어깨동무한 F4 (0) | 2009.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