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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 살다. Season 3 - [다섯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3. 25. 00:05

 

 

 

추억에 살다.

 

 

Season 3

 

다섯 번째 이야기

 

 

 

, 준이를 보낸다고?

 

.

 

해미의 말에 문희의 눈이 커다래졌다.

 

그 아이 둘이서 어떻게 애를 키운다고 준이를 거기로 내 보낸다는 거야? 누구 마음대로.

 

제 마음대로요, 어머니.

 

해미는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키우시려고요?

 

왜 못 키워?

 

문희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여태까지도 잘 키웠는데.

 

이사 갈 거잖아요.

 

그래도.

 

문희가 해미를 노려 봤다.

 

너는 어쩌면 그렇게 모든 걸 다 네 멋대로 하려고 그러냐? 네 눈에는 내가 뭐로 보이는 거냐?

 

어머니.

 

어머니?

 

문희가 입을 삐쭉거렸다.

 

너 내가 어머니로 보이기는 하는 거냐?

 

당연하죠.

 

해미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제가 안 그럴 거라고 생각하세요?

 

그래.

 

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내 마음에 안 드는 행동만 할 수가 있니? 준이를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래서 도련님이 그렇게 된 거예요.

 

?

 

문희가 반문했다.

 

그게 무슨 말이냐?

 

후우.

 

해미가 한숨을 내쉬었다.

 

두 사람 문제, 두 사람이 해결하게 둬야죠.

 

애미야.

 

저희는 너무나도 끼어들었어요.

 

해미가 살짝 아래 입술을 깨물었다.

 

정말 너무하지 않나요?

 

, 내가 무슨?

 

문희가 고개를 저었다.

 

너는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차라리 모든 문제를 도련님과 동서에게 맡겨 두었다면 두 사람 이렇게 까지 되지 않았을 지도 몰라요.

 

그래서 전부 내 탓이라는 거냐?

 

아니요.

 

해미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제가 언제 모두 어머니 탓이라고 했어요? 어머니 탓도 있고 제 탓도 있었다는 걸 말씀 드리는 거예요.

 

그게 준이랑 무슨 상관이냐?

 

문희가 해미를 바라봤다.

 

?

 

그 아이를 부모와 떨어뜨리고 싶으세요?

 

?

 

해미의 말에 문희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그게 무슨 말이냐?

 

어머니 지금 그러시겠다는 거잖아요.

 

내가 언제?

 

지금요.

 

해미는 단호히 말했다.

 

어머니 말씀하시는 거 그거에요.

 

아니다.

 

맞아요.

 

아니라니까!

 

문희가 고함을 질렀다.

 

너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 거니?

 

왜 이렇게 시끄러워?

 

여보.

 

문희가 서러운 표정을 지었다.

 

애미 저게 나를 무시해요.

 

어멈이?

 

순재가 해미를 바라봤다.

 

무슨 말이야?

 

아니에요, 아버님.

 

해미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저는 그저 제 생각을 말씀드렸어요.

 

생각?

 

순재가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생각?

 

준이 보내자는 거요.

 

준이를?

 

.

 

해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도련님과 동서 자식이잖아요.

 

그래도!

 

문희가 고함을 질렀다.

 

그게 무슨 상관이야? 내 손자인데!

 

어머니.

 

해미가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이 이혼하지 않으려면 준이가 필요해요.

 

?

 

순재가 해미를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이냐?

 

.

 

해미가 순재를 바라봤다.

 

두 사람 지금 서로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몰라서도 지금 그렇게 헤어지는 거예요. 하지만 아버지라는 존재와 어머니라는 존재는 떨어져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되는 존재인 거잖아요.

 

그렇지.

 

순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준이를 보내자고?

 

.

 

해미가 대답을 했다.

 

그래야 두 사람이 다시 합치죠.

 

뭘 다시 합쳐?

 

문희가 투덜거리며 말했다.

 

이미 두 번이나 이혼 한 아이야.

 

그런데?

 

순재가 문희를 노려봤다.

 

자식 놈 다시 합치게 하면 좋지.

 

여보.

 

문희가 질린다는 표정을 지었다.

 

걔를 또 며느리로 받아요?

 

민용이 녀석이 잘못한 거 봤잖아.

 

순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결혼 시키겠다는 게 아니야.

 

그럼요?

 

당신이 평생 준이 키울 거야?

 

뭐라고요?

 

당신 늙었잖아.

 

순재가 문희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그 사실 아니라고 할 수 있어?

 

, 여보.

 

문희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내가 늙어서 준이를 못 키운다고요?

 

그런 게 아니야.

 

순재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아이는 부모가 키우는 게 좋다는 거지.

 

여보.

 

사실이잖아.

 

순재가 문희를 바라봤다.

 

아니라고 할 거야?

 

“…….

 

문희는 입을 다물었다.

 

준이 보내자고.

 

하지만,

 

내가 있잖아.

 

순재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내가 집에 있잖아. 안 그래?

 

후우.

 

문희가 한숨을 내쉬었다.

 

집이 정말 빌 거 같아요.

 

문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 북적이던 집이 왜 이 모양이 되었는지…”

 

죄송해요. 어머니.

 

해미가 고개를 숙였다.

 

제가,

 

아니다.

 

순재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너는 아무런 잘못 없다.

 

순재는 문희를 바라봤다.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지?

 

.

 

문희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이 놈의 할망구가 정말!

 

결국 참지 못하고 역정을 내는 순재다.

 

꼭 윤호 애미 잡아야 겠어?

 

, 내가 언제 그렇대요?

 

문희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나는 그저 서운해서 그러는 거지.

 

누구는 안 서운하대?

 

순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도 무지하게 서운해.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여보.

 

애미야.

 

.

 

해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준이 언제 보낼 거냐?

 

오늘이요.

 

오늘?

 

문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정말이냐?

 

그러는 게 낫지 않겠어요?

 

후우.

 

순재가 한숨을 한 번 토해냈다.

 

그러자꾸나.

 

여보!

 

가만히 있어.

 

문희는 못 마땅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