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블로그 창고

추억에 살다. Season 3 - [여섯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3. 26. 00:30

 

 

 

추억에 살다.

 

 

Season 3

 

여섯 번째 이야기

 

 

 

그래, 좋아. 그런데 너 형수님께 준이 데리고 온다고 그랬다며?

 

.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동안, 준이 없이 살아보니까. 내가 내 아들 매일 같이 보지 못 하면서 살아보니까 너무 힘들더라.

 

그런 게 어디 있어?

 

민용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너도 알잖아?

 

?

 

우리 엄마가 준이 좋아하는 거.

 

오빠.

 

신지가 미간을 모았다.

 

준이 내 아들이야.

 

내 아들이기도 해.

 

민용이 자신의 가슴을 탕탕 두드리며 말했다.

 

준이는 너 혼자 만들었니?

 

오빠.

 

신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런 말이 어디 있어?

 

나도 할 말 좀 하려고.

 

민용이 신지를 바라봤다.

 

너랑 내 일 때문에 공연히 우리 엄마 마음 상하게 할 일 있어?

 

.

 

신지는 코웃음을 쳤다.

 

지금 더 이상 오빠랑 나랑 아무런 사이도 아니야. 그리고 분명히 오빠가 나에게 양육권 준다고 했잖아.

 

그런데?

 

?

 

신지가 민용의 눈을 바라봤다.

 

양육권을 준다는 의미가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거야?

 

알아.

 

그런데 왜 그런 말을 하는 건데?

 

그 의미를 알면?

 

민용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렇게 아이의 거취를 일방적으로 함부로 결정해도 된다, 막 그런 법이라도 있다는 거야?"

 

민용의 어깨가 들썩였다.

 

그리고 설사 그런 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네가 그러면 안 되는 거지. 우리 엄마가 너에게 얼마나 잘 했는데.

 

잘 하셨지.

 

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아들을 계속 데리고 계시면 문제 있는 거잖아. 그건 좀 아닌 거잖아.

 

신지야.

 

아무튼 나는 데리고 올 거야.

 

신지가 단호히 말했다.

 

나는 준이 없이 못 살아.

 

우리 엄마도야.

 

내가 우선이라고!

 

신지가 소리를 뺵 질렀다.

 

그러니까 그만 해!

 

 

 

후우.

 

민용이 한숨을 쉬면서 방에서 나왔다.

 

젠장.

 

민용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드르륵

 

, 이 선생님.

 

서 선생?

 

민용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되게 창피하네.

 

, 아니에요.

 

민정이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신지가 뭐래요?

 

그냥 그렇지.

 

민용이 살짝 아래 입술을 물었다.

 

후우.

 

한 번 져 주시면 안 되요?

 

?

 

민용이 민정을 바라봤다.

 

아니 그게 무슨 말이야?

 

아니, 그 동안 신지가 늘 져드리고 살았잖아요.

 

민정이 살짝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 한 번만 져주시라고요.

 

걔가?

 

민용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걔 져준적 없어.

 

이 선생님.

 

후우.

 

민용이 한숨을 내쉬었다.

 

모르겠다.

 

.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저는 들어가 볼게요.

 

그래요.

 

.

 

민정이 방으로 들어가자 민용은 다시금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머리 깨지겠네.

 

 

 

그러니까 삼촌이랑 한 여자를 두고 싸운다?

 

.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습죠?

 

아니.

 

성현이 고개를 저었다.

 

그게 왜 우스워?

 

웃기잖아요.

 

윤호가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막장인 거죠.

 

아니야.

 

성현은 다시금 고개를 저었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겠다고 하는 건데 그게 어떻게 우습다고 말을 할 수가 있겠어?"

 

정말이요?

 

그럼.

 

성현은 한 번 더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나는 너랑 네 삼촌인 이민용 씨가 너무나도 부러운 걸, 자신의 사랑을 향해서 달린다는 게.

 

.

 

윤호가 살짝 웃었다.

 

그게 뭐가 우스워요?

 

그런데 우리 되게 복잡한 관계네?

 

?

 

윤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나 신지 좋아했거든.

 

?

 

윤호가 반문했다.

 

, 그게 무슨?

 

신지 앞니는 토끼 같았어도 너무나도 귀여웠어.

 

성현이 살짝 꿈에 젖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다른 아이들은 모두 아니라고 했지만 나는 좋았어.

 

, 조금 충격적이네요.

 

그렇지?

 

성현이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작은 엄마도 알아요?

 

아니.

 

성현은 고개를 저었다.

 

몰라.

 

왜요?

 

비밀이었거든.

 

비밀이요?

 

.

 

성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당시 신지 왕따였어.

 

그런데요?

 

왕따를 좋아하다니 우습잖아.

 

, 말도 안 돼.

 

윤호가 고개를 저었다.

 

그런 게 어디 있어요?

 

그러니까.

 

성현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내가 바보였어.

 

바보 맞아요.

 

윤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떻게, 어떻게 그 마음을 모른 척 해요?

 

그러게.

 

성현이 어색하게 웃었다.

 

어떻게 모른 척 했지?

 

나 참.

 

윤호가 혀를 찼다.

 

형이 더 바보네요.

 

그래. .

 

성현이 미소를 지었다.

 

형이 낫지?

 

.

 

윤호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아저씨라고 불러 드려요?

 

, 아니.

 

성현이 손사래를 쳤다.

 

아무리 내가 신지랑 민정이랑 동갑이라도 싫어.

 

알았어요.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삼촌에게는 이야기 하지 마요.

 

?

 

내가 말한 거요.

 

윤호의 눈빛이 어두웠다.

 

싫어할 거예요.

 

그래.

 

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 정도 눈치는 있어.

 

다행이네요.

 

윤호가 씩 웃었다.

 

미안해요.

 

뭐가?

 

우리들이 끼어들어서.

 

아니야.

 

성현은 빙긋이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