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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우리 Episode. 5 - [하나]

권정선재 2009. 7. 29. 20:02

 

 

 

만약에, 우리

 

Episode.5

 

 

신지가 한국으로 오지 않았다면? 하나

 

 

 

아유, 도대체 얘는 왜 울음을 그치지 않는 거라니?

 

문희가 준이를 연신 흔들면서 투덜거렸다.

 

준아 그만 울어. 어차피 네 애미도 없는데 계속 그렇게 울면, 할머니가 너무나도 힘들잖니?

 

어머, 어머니 저 주세요.

 

해미가 황급히 준이를 받아들었다.

 

준이 무거운데 왜 들고 계세요?

 

아니 그럼 어떻게 하니.

 

문희가 자신의 어깨를 두드렸다.

 

이렇게 준이가 울고 있는데, 안아줘야지.

 

준아 착하지.

 

준은 그러나 여전히 칭얼거렸다.

 

어머니, 도련님은 도대체 지금 어디에 가 계세요?

 

모르지.

 

문희가 못 마땅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니 민용이 그 녀석은, 제 자식을 우리 집에 내버려두고 자기는 그렇게 밖으로만 나다니면 어쩌자는 거니?

 

그러게나 말이에요.

 

으유.

 

문희가 미간을 모았다.

 

이러다가 또 제 아버지가 아시면 경을 치지.

 

내가 뭘?

 

어머나.

 

문희가 화들짝 놀라며 소파에 주저 앉았다.

 

도대체 내가 뭘 알면 경을 쳐? 할망구, 또 무슨 일이 있어서 그렇게 내 이야기를 하고 있던 거야?

 

, 아니에요.

 

문희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일은 무슨 일.

 

흐음.

 

순재가 미간을 모았다.

 

하여간., 그나저나 민용이 자식은 어디에 있어?

 

!

 

!

 

문희와 해미의 눈이 부딪혔다.

 

어디에 있냐고?

 

, 그게.

 

제가 부탁한 거 좀 사주시러 나갔어요.

 

해미가 황급히 순재의 물음에 답을 했다.

 

애미 네가 심부름을 시켰다고?

 

.

 

해미가 쾌활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보니까 부엌에 참기름이 떨어졌더라고요. 그래서 도련님께, 참기름 좀 사다달라고 그렇게 제가 부탁을 드렸어요.

 

그래?

 

순재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민용이 그 자식이 애미 네 심부름을 해주러 밖으로 나갔다는 말이냐? 지금 그렇게 말을 하는 거야?

 

그럼요 아버님.

 

해미가 겨우 미소를 지었다.

 

도련님 달라지셨어요.

 

흐음.

 

순재가 미간을 모았다.

 

네 말을 믿을 수가 있어야지.

 

순재가 신문을 펼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집에 먹을 것 좀 있나?

 

제가 과일 내올게요.

 

문희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도 같이 내올게요.

 

해미가 문희를 따라서 부엌으로 향했다.

 

아니 도대체 무슨 일이야?

 

순재가 못 마땅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 그만 마셔.

 

준하가 민용의 손에서 소주를 뺴앗았다.

 

너 그렇게 마시다가 속 버리겠다.

 

괜찮아.

 

민용이 쓸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미 속 다 버려서, 더 이상 버릴 속도 없는데, 형 그 소주나 이리 줘. 마시고 콱 죽어 버리게.

 

으유.

 

준하가 한심한 듯 민용을 바라봤다.

 

그러게, 그냥 제수 씨가 외국으로 공부를 하러 가고 싶다고 하면 보내주지, 무슨 객기냐? 그게?

 

어떻게 그래?

 

민용이 쓸쓸히 웃었다.

 

그게 내 자존심인데.

 

그래서, 그래서 냉큼 이혼을 해 줬냐?

 

.

 

민용이 소주를 한 잔 들이켰다.

 

캬아.

 

그만 마시자.

 

준하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너 또 술 마시고 들어간 거 알면 아버지 완전 화 내신단 말이야.

 

, 형은 지금 아버지가 걱정이 되냐? , 나는 걱정이 안 돼? 형 동생 지금 죽어가는 거 걱정이 안 되는 거야?

 

걱정 되지.

 

준하가 미간을 모으며 민용을 바라봤다.

 

지금 네가 걱정이 되니까, 이렇게 내가 네 옆에서, 네 이야기 전부 들어주고 있는 거 아니야.

 

그렇네.

 

민용이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형이 나 걱정을 하니까 그렇게 하고 있는 거네.

 

정말, 그만 마시지 않을래?

 

이것만 다 마시고.

 

민용이 미소를 지으며 소주 병을 흔들었다.

 

딱 이거 남은 것만 다 마시고 일어나자.

 

그래, 그럼.

 

준하가 포기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대신 너 더 술 시키지 않는 거다. 알았지?

 

알았어. 알았다니까.

 

민용이 슬픈 미소를 지으며 잔에 소주를 따랐다.

 

,

 

?

 

형이 보기에도 내가 그렇게 매력이 없냐? 내가 그렇게 한심하고, 내가 그렇게 멍청해 보이냐?

 

아니.

 

준하가 바로 고개를 저었다.

 

누가 우리 소중한 동생에게 그런 말을 하냐? 도대체 어떤 사람이 너에게 그런 말을 한 거야? ?

 

아무도 그런 말 한 적 없어.

 

민용이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냥 내가, 내가 보기에 내가 그래서 그래.

 

?

 

하아.

 

민용이 한숨을 토해냈다.

 

형 나 정말 바보 같지 않냐?

 

뭐가?

 

그 아이 놓았잖아.

 

민용이 쓸쓸히 웃었다.

 

그 아이 너무나도 좋아하고 있는데, 그런데, 그러면서도 나 그 아이를 놓은 거잖아. 나 어떻게 하니?

 

하아.

 

준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니까, 내가 어떻게 해서든 제수 씨랑 이혼은 하지 말라고 했잖아. 이혼하면 돌이키기 힘들다고 말이야.

 

누구는 이혼하고 싶어서 했냐?

 

민용이 엷게 미소를 지었다.

 

그 누구보다 나도 이혼하기 싫었다.

 

가자.

 

나도 이혼하기 싫었다고!

 

민용이 크게 고함을 질렀다.

 

나도, 나도 신지 정말 잡고 싶었단 말이야.

 

알아 들어.

 

준하가 황급히 주위를 살폈다.

 

그러니까, 어서 가자. ?

 

나 정말 싫었단 말이야.

 

민용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나 정말, 정말로 신지 잡고 싶었어.

 

그러니까 가자.

 

준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

 

흐읍.

 

민용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정말로 잡고 싶었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