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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라스트 홈, 집이란 무엇인가?

권정선재 2016. 6. 6. 10:48

[맛있는 영화] 라스트 홈, 집이란 무엇인가?

 

Good 경제 위기 이후의 상황이 궁금한 사람

Bad 감성팔이 싫어요!

평점 - ★★★☆ (7)

 

미국 모기지 사태 이후 파산 사태를 적나라하게 다룬 [라스트 홈]은 집에 대한 소재를 적나라하게 그리는 영화입니다. 주인공 데니스는 어머니와 동생을 지키기 위해서 그저 평범하게 일을 하던 노동자일 따름입니다. 그에게 은행이란 공간은 너무나도 낯선 공간이고 어렵기만 한 공간이죠. 이곳에서 그에게 돈을 빌려주기는 했지만 데니스는 단 한 번도 그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집. 그러니까 홈 자체를 가져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갑작스럽게 그들의 집에 들어와서 잠시의 여유도 주지 않고 몰아내는 세상 그 집을 어떻게 쓸지에 대한 생각도 하지 않은 채로 일단 그들을 쓰레기처럼 대하며 치우기만 하는 사람들은 데니스가족을 쫓아냅니다. 잃어버린 공구함을 찾기 위해서 다시 그들을 마주한 그의 진가를 알아버린 그를 쫓아낸 사람에 의해서 사람들이 퇴거한 후의 집을 청소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데니스가 참 묘한 느낌을 주는 것은 자신이 그런 방식으로 쫓겨났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해서 큰 불편한 같은 것을 가지지 않고 있다는 점일 겁니다. 사실 그에게는 불편함을 가질 여유 같은 것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하루하루 돈을 벌어야 하고, 빠르게 집을 만들어야 하는 그는 천천히 그들과 한 패가 되어갑니다.

 



 

 

  

    

 

영화는 감정 따위는 하나 없는 비정한 현실을 보여주면서 가장 감성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나갑니다. 사람이 살기 위해서 무엇을 가장 우선으로 해야 하는 것인가. 단순히 돈을 우선으로 해야 하는 세상에서 살아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거기에 사람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들과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이죠. 집이라는 공간에서 밀려나는 사람들은 그 어디에도 갈 곳은 없지만 일단 밀려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람들은 그 어떤 연대도 하지 못합니다. 아마 미국이라는 사회가 우리보다 훨씬 더 자본의 힘을 강하게 받아들이는 나라이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하나도 없기 때문이겠죠. 사람들은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로 거리로 쫓겨나고 이는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과연 누가 은행에게 그런 힘을 준 것일까? 애초에 빌려주면 안 되는 돈을 빌려주면서 그것을 받아낸다는 이유로 집을 강탈할 권리는 누구에게 준 것일까? 이런 생각들을 하다 보면 [라스트 홈]은 마음을 콱 찌르는 게 있습니다. 단순히 아름다운 이야기를 그려내기에 마음을 아프게 하지는 않죠.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서 [라스트 홈]은 현실과 가족의 모습을 대비하면서 생각하게 만듭니다. 우리도 언젠가 마주할 것 같은 현실은 여화에서 고스란히 그려집니다.

 

앤드류 가필드가 연기한 데니스 내쉬는 그저 성실하게 지내는 노동자입니다. 원래 일하던 회사가 망해서 월급을 한 푼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도 그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합니다. 그저 하루하루 더 많은 돈을 받는 것이 우선인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이것만이 우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자신이 벌어들이는 돈이 어떠한 방식으로 만들어지는지 알게 되는 거죠. 하지만 그는 어떤 행동을 쉽게 하지는 못합니다. 누군가를 퇴거시키는 일을 하지 않으면, 결국 자신이 살 수 없기 때문이죠. 살기 위해서, 그는 결국 누군가의 삶을 뺴앗는 일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그는 사람들의 집을 빼앗는 일이 정당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람들이 법을 잘 모르고, 은행에 대해서 어렵게만 생각을 한다는 이유로 그들의 집을 강제로 빼앗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거죠. 여기에서 데니스캐릭터는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캐릭터가 되는데, 무조건 정의를 찾기 보다는 망설이게 됩니다.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서 자신이 잃을 것도 있기 때문이죠.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가족들을 위한 일자를 쉽게 구할 수 없다는 것을 아는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데니스는 자신과 처지가 같은 그들을 위해서 앞으로 나서는데 그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져서 더욱 푹 빠져서 볼 수 있는 캐릭터였습니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결국 사람이 무엇을 우선으로 해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우리의 현실과도 참 닮은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당장 눈앞의 돈 때문에 자신이 믿던 정의를 따를 수 없는 사람들. 과연 우리들 중에서 그들에게 원망스러운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영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하게 된 이유는 영화 속의 인물들이 하는 모든 행동이 우리들도 할 수밖에 없는 선택들이기 때문에 그럴 겁니다. 지금 당장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우리 가족을 잃을 수도 있는데, 당장 알지도 못하는 사람 때문에 그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 말이죠. 우리가 연대를 한다면 모든 것이 달라지겠지만 그 연대라는 것이 그리 쉽지 않기에 영화는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현실에서 이미 잃어난, 그리고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우리는 그저 이런 일이 생기지 않기만을 바라야 할 뿐입니다. 누군가가 죽어가는 현실을 애써 외면하고 모르는 척 하면서 없는 일처럼 생각을 하는 거죠.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그것을 외면하는 자신이 너무나도 불편하고 역겹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죠. 이런 사람들에게 영화의 마지막은 더욱 큰 울림을 주지 않나 싶습니다. 집이란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만드는 영화 [라스트 홈]이었습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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