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특별수사 – 사형수의 편지, 김 다 빠진 뜨거운 사이다

[맛있는 영화] 특별수사 – 사형수의 편지, 김 다 빠진 뜨거운 사이다

 

Good – 갑질에 맞서는 영화 좋아하는 사람

Bad - [베테랑] 만큼 통쾌하겠지?

평점 - ★★★ (6점)

 

꽤나 기대했었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특별수사 – 사형수의 편지] (이하 [특별수사])는 지루함과 밋밋함을 가진 영화였습니다. 뭔가 통쾌함이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영화는 그 통쾌함이 부족한 편입니다. 게다가 연기 좀 한다고 하는 배우들을 한 자리에 모아놨음에도 불구하고 이 배우들의 매력이 그다지 살아나지 않습니다.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캐릭터들이 이어지고, 이 캐릭터들은 별다른 재미를 보여주지 않은 채로 그저 소모가 될 따름입니다. 게다가 중간은 왜 이렇게 늘어지는 것인지. 이와 비슷한 류의 여화가 요즘 많이 개봉해서 그냥 개봉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할 정도로 허술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도대체 왜 그런 짓을 하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요한 단서들을 자꾸 흘리고 적들에게 빌미를 주는 것 역시 [특별수사]를 보면서 답답한 마음이 드는 부분입니다. 이런 약자가 강자와 부딪치는 영화를 보면 자연스럽게 통쾌함에 커져야 하는데 그 통쾌함의 수많은 순간이 그저 소모될 따름입니다. 그리고 정작 제대로 한 방을 날려야 하는 순간에도 뭐 하나 날리지 못하죠. 약간 웃음을 주기는 하지만 [베테랑] 같은 통쾌함을 기대하신다면 실망하실 것 같습니다.

   

 

 

  

 

다만 굉장히 잘 만들어진, 뻔하기는 하지만 매끄러운 영화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특별수사]는 당연히 이렇게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을 한 대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영화입니다. 반전 같은 것이나 새로움이 없어서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사실 모든 영화가 다 새롭기만 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다 보니 적어도 스토리가 붕괴되는 것은 막을 수 있습니다. 감독이 괜한 반전을 생각하면서 영화를 쥐고 흔들지 않기 때문이죠. 그냥 다른 영화에서 이야기를 하는 무법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그저 그런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정의로운 사람은 정의롭기만 하기 보다는 돈을 우선으로 생각을 하고,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뭔가 역린 같은 것을 건드리면 툭 하고 움직이게 되는 그런 상황. 굉장히 안일한 설정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심하다고 생각을 할 정도는 아니게 잘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꽤나 진지한 영화 안에서 중간중간 웃음을 주는 부분들도 있고요. 다만 관객들로 하여금 배우들의 얼굴을 보고 하게 만드는 기대를 그대로 살리지 못한 것은 아쉽습니다. 적어도 ‘김명민’과 ‘성동일’ 주연이라면 이것보다 더 보여야 하는 거죠. 게다가 무슨 하고 싶은 이야기가 이렇게 많은 것인지. 영화는 마지막까지 산타처럼 하나하나 무언가를 꺼내놓습니다.

 

‘김명민’이 연기한 ‘최필재’는 돈이 우선인 브로커인데 그다지 정의로운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을 엿먹인 전직 경찰 동료에게 복수하고자 자신에게 온 편지의 과거를 추적하는데요. 엄청난 천재라고 묘사가 되기는 하지만 정작 영화에서는 그의 천재적인 모습을 살피기가 어렵습니다. 상대에게 자꾸만 빌미를 주고, 꼬리가 잡히는 그의 모습을 보면 왜 이러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조선명탐정]의 캐릭터를 현대로 가지고 온 것 같기는 한데, 영 어설프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김명민’이라는 배우가 이렇게 발음이 안 좋은 배우였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에서 그의 발음이 그다지 또렷하게 들리지 않습니다. 캐릭터도 별로 매력적이지 않은 데다가 ‘김명민’의 연기 역시 어색하게 보이니 ‘최필재’는 더더욱 매력 없이 그냥 레일 위를 움직이는 캐릭터가 되고 말았습니다.

 

‘김상호’는 억울한 가해자 ‘권순태’를 연기했습니다. 택시 기사이던 그는 ‘김영애’의 판 위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오르게 되며 그저 살해범이 되고 맙니다. 정의를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딸을 위해서 무엇이라도 하고자 하는 인물이기는 하지만 세상에서 그 누구도 그의 말을 들어주지 않습니다. ‘김상호’는 분명히 열심히 연기하기는 하는데, 영화 속의 본 캐릭터는 다른 영화에서 보여졌던 캐릭터와 너무나도 비슷합니다. [7번 방의 선물]에서 ‘류승룡’이 연기했던 역할하고 닮았는데요. 바보가 아니기는 하지만 세상 그 누구도 그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그나마 이 캐릭터가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김상호’의 연기력, 그리고 무식할 정도로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모습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권순태’의 딸로 아빠를 위해서 뭐든 할 수 있는 소녀 ‘동현’은 ‘김향기’가 연기했습니다. 꽤나 안정적으로 극을 이끌어가면서 범죄자의 딸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하지만 극을 이끌어가는 것이 ‘동현’이 아니라 ‘최필재’이다 보니 그녀의 캐릭터가 제대로 살아나지는 않습니다. 그냥 소모품으로 존재하는 것이 전부인데요. ‘최필재’가 왜 정의롭고자 하는지 계기가 되는 인물로 존재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꽤나 사랑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는 부분이 있기도 하고, 눈물 연기도 잘 하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영화에서 들어줄 여유 같은 것은 없는 모양입니다. 자신의 이야기가 진행이 되지 않으니 후반으로 갈수록 ‘동현’의 캐릭터는 심심하고 결국 필요없는 캐릭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중심으로 나서는 역할이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전형적인 캐릭터들의 평이한 이야기인 [특별수사]이니 만큼 도대체 뭐가 특별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영화관에 가서 평범한 영화를 찾으시는 분이라면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예고편 등에서 보여준 것 정도의 통쾌함까지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즐길 수 있는 매력 정도는 가지고 있는 영화이니 말이죠. 물론 조금 더, 라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입니다. 왜 이렇게 어설프게 풀어내는지 아쉬울 정도로 영화는 그 많은 배우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습니다. ‘성동일’, ‘이문식’, ‘김뢰하’, ‘김영애’ 그 많은 배우들을 데리고 왜 이런 식으로 풀어내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왜 이렇게 관객의 마음이 조마조마할 정도로 전직 경찰이라는 사람이 어설픈 수사를 하고 사람들을 쫓아다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왜 거기에서 그것을 확인하는 것인지 모를 상황에서도 멈춰서고,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혼자서 나서다 결국 다른 사람까지 위험에 빠뜨리는 존재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제대로 된 통쾌함을 기다렸던 만큼 영화가 맥이 탁 놓인 것 같아서 너무 아쉽습니다. 조금 더 시원한 사이다 같은 영화가 나오기를 바랐던 사람의 잘못인 걸까요? 물론 못 만든 영화는 아니지만 너무 평이합니다. 특별하다고 말을 하기는 하지만 하나도 특별한 것이 없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였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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