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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핑거 스미스, 끈적임이 남은 사탕

권정선재 2016. 6. 19. 14:38

[맛있는 영화] 핑거 스미스, 끈적임이 남은 사탕

 

Good - [아가씨]를 재밌게 본 사람

Bad 동성애는 더러워!

평점 - ★★★☆ (7)

 

[아가씨]의 원작인 [핑거 스미스]3장으로 이루어진, 반전이 돋보이는 영화였습니다.[핑거 스미스][아가씨]보다 먼저 봤는데 정말 헉 소리가 나오는 영화였거든요. 도대체 어떻게 이런 반전을 생각할 수 있는지 모를 정도로 영화는 반전을 매력적으로 그려냅니다. 여기에는 당시의 시대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어떤 분위기 역시 존재하기에 그럴 겁니다. 과거 영구의 어떤 모습. 여성이 제대로 살 수 없는, 거대한 저택에서만 살아야 하는 그런 환경을 영화는 사실적으로 그려내고자 합니다. 일부러 아름답게 표현하거나 그런 일이 아닌 것처럼 말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영화는 최대한 적나라하게 그 모든 것을 표현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반전을 즐기게 만들고 시대를 느끼게 만듭니다. 영국 영화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참 잘 돋보이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약간 시니컬한 느낌 같은 것이 묻어나거든요. 그리고 두 번의 반전이 정말 제대로 관객의 뒤통수를 치는 영화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제대로 된 반전이 있는데 우리나라 막장 드라마 못지 않더군요. 영화적으로도 흥미롭고 시대를 다루는 방식이나 관점도 꽤나 흥미로운 영화였습니다.

   



 

 

  


  

또한 두 여성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인데 꽤나 높은 수위 역시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굳이 두 여성을 가지고 이런 식으로까지 표현했어야 했을까? 같은 부분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뭐 하나 거슬리는 부분이 없이 두 사람의 관계가 더욱 사랑스럽게 이어졌습니다. 아마 [핑거 스미스][아가씨]와 다른 지점은 두 사람의 나이일 겁니다. [아가씨] 같은 경우에는 두 사람의 나이가 약간 터울이 나게 설정이 되었지만, [핑거 스미스]는 두 사람이 동갑이거든요. 바로 여기에서 주는 어떤 특이한 지점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두 사람의 관계는 [아가씨]와의 차이를 보입니다. [아가씨]에서 히데코숙희가 신분과 나이라는 두 개의 구별로 멀어져 있다면, [핑거 스미스]는 오직 신분만으로 구분이 되어 있거든요. 이 와중에 두 여성이 서서히 서로에게 유대를 높여가는 것은 굉장히 아슬아슬하고 아찔하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그 묘한 성적 긴장감은 영화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부분인데요. 두 사람의 관계가 전복될 수 있다는 어떤 가능성만으로도 [핑거 스미스]를 보는 더욱 짜릿한 부분이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어두운 시대에서 절대로 가까워질 수 없는 두 여성이 나란히 선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하게 느껴지는데 여기에 에로틱한 감성까지 어울리면서 [핑거 스미스]는 자신만의 색을 만들어갑니다.

 

다만 후반으로 갈수록 다소 급하게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려는 느낌이 듭니다. 아무래도 반전 이후에는 관객들을 사로 잡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런 선택을 하는 것 같기는 한데요. 반전이 있어도 충분히 사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이런 식으로 만드는 것이 아쉽습니다. 특히나 갑작스럽게 모성애 같은 소재를 전면적으로 내세우면서 관객들에게 알 수 없는 불편함 같은 것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조금 더 현명한 영화였더라면?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분명히 재미있는 영화이고 잘 만든 영화이기는 하지만 영화적으로 영리한 느낌은 아닙니다. 특히나 도저히 공감할 수 없는 그 결말 부분은 도대체 왜 그런 식으로 풀었는지 답답합니다. 물론 서로에게 닿을 수 없는 두 운명의 여인이 서로를 더욱 사랑하고 가까이 다가가며 머물게 된다는 식의 결말까지 가기를 바라는 사람은 대다수이겠지만, 그것을 굳이 이런 식으로 표현을 했어야 하는 걸까? 라는 아쉬움은 남거든요. 조금 더 세련된 어떤 방식을 썼더라면 더 재밌는 영화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특히나 모든 판을 설계하는 것 같은 젠틀맨이 생각보다 허무하게 빠져버리는 것 역시 [핑거 스미스]의 끝을 다소 허무하게 만드는 요인이었습니다. 두 번의 반전으로 관객의 예측을 완전히 벗어나려는 영화 [핑거 스미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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