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우리……
Episode 1. 우리가 만나지 않았더라면…… 셋
“너 왜 이렇게 시무룩해?”
“아니에요.”
정수의 물음에 민정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엄마.”
“응?”
“아이스크림 하나 엎게 한 거 얻어 먹어야 하는 걸까?”
“당연하지.”
물질을 밝히는 정수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너 또 오다가 아이스크림 사 먹었니?”
“어?”
민정이 정곡을 찔린 표정을 지었다.
“그, 그게.”
“하여간 다 큰 게.”
정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군것질이 그렇게 좋니?”
“엄마도 좋아하잖아.”
“내가 뭘?”
“과자.”
민정이 볼을 부풀렸다.
“다 엄마 닮아서 그러지.”
“웃기네.”
정수가 고개를 저으면서 두부를 뜯었다.
“걸리적 거리니까 방으로 가.”
“치.”
민정이 입을 삐죽 내밀었다.
“그게 심부름한 딸한테 할 말이야?”
“그래.”
정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돈 없을 거 같아서, 심부름 값에다가 용돈까지 팍팍 얹어서 주려고 했는데.”
“했는데?”
“됐네.”
정수가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그 비싼 아이스크림 사 먹을 돈도 있고.”
“엄마.”
“아, 됐어!”
정수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자꾸 귀찮게 할래?”
“아, 알았어요.”
민정이 볼을 부풀리며 부엌을 나왔다.
“하여간 내 엄마 맞아.”
“뭐?”
“아, 아니에요.”
민정이 후다닥 자신의 방으로 도망쳤다.
“하여간 저건 언제 철이 들려고.”
정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
“어, 엄마.”
집으로 들어서자 허리에 손을 얹고 있던 해미가 윤호를 반겼다.
“어디 다녀와?”
“그, 그게.”
“하여간.”
“으, 으왓!”
해미가 윤호의 귀를 잡아 당겼다.
“엄마 말을 그렇게 듣기가 싫어?”
“그,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긴.”
해미가 윤호의 귀를 잡아서 방으로 끌고 갔다.
“뭐가 아니야?”
“치, 친구를 만날 일이 있어서.”
“친구?”
해미가 눈을 치켜 떴다.
“휴대 전화도 없으면서 무슨 친구?”
“메신저로.”
“그래, 무슨 친구.”
“어?’
윤호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그게.”
“너는 도대체 누구를 닮아서 그렇게 말썽을 피우니.”
“엄마 닮아서.”
“어머.”
해미가 눈을 깜빡였다.
“나는 안 그랬어.”
“그럼 아빠 닮았나 보지.”
“
“알았어요.”
윤호가 뚱한 표정을 지으며 침대에 앉았다.
“그래도 용돈 압수, 휴대 전화 압수, 오토바이 압수, 너무 하지 않아?”
“뭐가?”
“뭐긴?”
윤호가 볼을 부풀렸다.
“최소한 외출은 하게 해 줘야지.”
“외출하면 돈 필요하잖아.”
“오늘은 돈 가지고 나갔어?”
“뭐.”
해미가 살짝 기세를 누그러뜨렸다.
“그거야 모를 일이지?”
“엄마.”
윤호가 새된 비명을 질렀다.
“나는 엄마에게 거짓말은 안 하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몰래 다니지.”
“그럼 뭐 해.”
윤호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바로 걸릴 걸.”
“킥;”
해미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
“너는 집이 그렇게 갑갑하니?”
“응.”
윤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좀이 쑤셔서 죽을 것 같아.”
“어머.”
해미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윤호를 바라봤다.
“너 좀이 뭔지 알아?”
“어?”
윤호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그거 먹는 거 아닌가?”
“뭐라고?”
해미가 미소를 지으며 윤호를 바라봤다.
“다 너를 걱정해서 그러는 거야.”
“알아.”
윤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엄마 가끔은 심하다는 생각 안 들어.”
“휴.”
해미가 한숨을 토해냈다.
“어떻게 하기를 원해?”
“외출이라도 풀어주라.”
“후우.”
해미가 다시금 한숨을 토해냈다.
“사고 안 칠 거야?”
“맹세해.”
“정말?”
“응.”
윤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 엄마랑 약속은 지키잖아.”
“10살까지였지.”
“킥.”
윤호가 해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엄마.”
“그래.”
해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단 휴대 전화는 없다.”
“상관 없어.”
“너 어디에 돈 숨겨 놓은 거 아니야?”
“그런 거 아니네요.”
윤호가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그럼 진짜 외출 금지는 풀린 거지?”
“그래.”
해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형이랑 어쩜 그렇게 다르니?”
“다른 사람이니까.”
윤호는 너무나도 단순하게 대꾸했다.
“그러면 엄마 설교 끝난 거야?”
“뭐, 오늘은?”
“다행이다.”
“왜?”
“아니야.”
윤호가 씩 웃자 해미는 그를 불안하게 바라봤다.
“하아.”
민정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스크림 좋아하면 어린 앤가?”
민정은 볼을 부풀리며 컴퓨터를 켰따.
“후우.”
사실 엄마의 걱정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결혼 안 하니?”
“결혼은 언제 하게?”
“결혼은.”
“너 이미 노산이다.”
“후우.”
엄마의 말이 머리 속에서 맴돌자 민정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엄마도 정말 너무하다니까.”
민정은 한숨을 내쉬었다.
“다 큰 딸을 그렇게 못 믿나?”
솔직히 백수인 게 미안하긴 하지만 이건 너무 했다.
“후우.”
돈이라도 벌어야지.
“하아.”
메신저를 접속하니 더 답답했다.
“다들 일자리가 있는 거구나.”
민정은 창을 닫고 모니터를 껐다.
“뭐, 너도 곧 일자리게 생길 테니까.”
애써 마음을 다잡는 민정이다.
“그나저나 내일 진짜 오려나?”
민정이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흐음.”
열심히 고민하는 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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