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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이랄까 Season 1 - [프롤로그]

권정선재 2009. 3. 13. 18:20


 

 

 프롤로그 : 벚꽃이 떨어지던 그 날, 사랑이 시작되다.


 ‘선생님, 삼촌이랑 헤어져요.’


 “으,” 


 민정은 고개를 젓는다. 자꾸만, 윤호의 그 말이 머리 속에서 맴돈다.


 “휴, 안 돼. 서민정, 너 왜 이러니? 너 이 선생님 있잖아.”


 귀엽게 자신의 머리를 콩콩 때리는 민정이다.


 “아니, 서선생 뭐해요?”


 “네? 이 선생님.”


 민정이 놀라 뒤를 돌아보니 민용이 다가오고 있다.


 “아니, 바보처럼 왜 자기 머리를 때리고 있냐고.”


 “아, 아니에요.”


 “참나, 이상한 사람 다 보겠네. 그나저나, 윤호 오토바이 키 가져갔어요?”


 “아, 네.”


 “내, 그 녀석 그럴 줄 알았다니까. 지가 안 가져가고 베겨?”


 민용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코웃음을 친다.


 “제가 소원을 못 들어줬거든요.”


 “소원? 그게 뭔데?”


 민정이 입을 꼭 다문다.


 “그게 뭔데?”


 “안 돼요.”


 “되게 치사하네.”


 “치사한게 아니라, 윤호랑 저 사이의 이야기잖아요.”


 “아니, 그래도 나에게는 알려줘도 되는 거 아니야?”


 민용이 투덜거리며 자신의 자리로 간다.


 “휴.” 


 혼자서, 고민하는 민정이다.



 “너 왜 그러냐?”


 “뭐가?”

 

민호가 윤호 앞에 와서, 시비 거는 투로 걱정을 해준다.


 “어디 아프냐?”


 “됐어. 가.”


 “이게, 동생이라고, 걱정해 줬더니.”


 “됐거든.” 


 윤호가 고개도 들지 않고, 대꾸한다.


 “뭐 이런 자식이 다 있어.”


 ‘선생님.’ 



 “서선생 미안해요.”


 “네?” 


 “갑자기 일이 생겨서.”


 “일이요?” 


 민용이 급히 정장 자켓을 걸쳐 입는다.


 “무슨 일인데요?”


 “신지가 다쳤대요.”


 “!” 


 민정의 눈이 멈춘다.


 “미안해요.” 


 “아, 네.”


 민용이 나가고, 민정은 천천히 자리에 앉는다.


 “신지.” 



 “어?” 


 천천히, 교정을 걸어 나가는 민정을 발견한 윤호다.


 “선생님.” 


 “어? 윤호야.”


 “왜 혼자 가세요? 오늘 삼촌이랑 약속 있으시다면서요.”


 “어.” 


 민정의 표정이 쓸쓸해진다.


 “삼촌이 또 펑크냈어요?”


 윤호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민정을 본다.


 “아, 아니야. 바, 바쁘대.”


 “보나마나, 또 작은 엄마한테 갔겠지.”


 “윤호야!” 


 “도대체 삼촌이 어디가 좋아요! 네!”


 윤호의 버럭에 민정이 살짝 움츠러든다.


 “왜 그래 윤호야.”


 “선생님, 바보에요? 이렇게, 선생님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왜 자꾸 다른 곳만 봐요!”


 “!” 


 민정의 눈이 멈춘다.


 “유, 윤호야.”


 “나 이제 답답해서 못 있겠어요. 선생님. 나 선생님 좋아해요.”


 “유, 윤호야. 장난하지마.”


 “선생님 제가 장난 같아요?”


 “!” 


 “처음 만났을 때, 뽀뽀했을 때, 한 침대에 누웠을 때, 계속 제 심장은 두근 거렸다고요.”


  “윤호야.” 


 “선생님. 이제 아프지 말고, 이리 와요.”


 윤호가 양 팔을 벌린다.


 “유, 윤호야.”


 “어서요.” 


 ‘야, 서민정 너 뭐하는 거야? 당장 아니라고 하고, 혼내줘야지.’


 하지만, 민정의 바람과는 다르게 한 발 두발 앞으로 걸어가게 되는 민정이다.


 ‘서민정! 너 미쳤어? 윤호는 학생이고, 넌 선생이야.’


 하지만 이미 윤호의 품에 안긴 민정이다.


 “선생님.” 


 윤호도, 민정이 그럴 줄 몰랐다는 듯 눈이 동그래진다.


 그 때, 민정의 입술이 천천히 윤호에게 다가온다.


 ‘미쳤어. 안 돼! 서민정. 안 돼!’


 그러나, 민정의 마음과는 달리, 자꾸만 다가가는 민정이다.


 그리고 갑작스런 바람에 벚꽃이 후두둑 소리를 내며 내릴 때, 두 사람의 입이 맞춰졌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