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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이랄까 Season 1 - [1화]

권정선재 2009. 3. 13. 18:22
 


 

1화 : 이별, 그리고 시작



 “신지야 괜찮아?”


 “어, 오빠.”


 “무슨 일이야?”


 “그게,” 


 앞 차와, 조금 접촉이 난 모양이다.


 “넌 칠칠치 못하게, 사고나 내고 그러냐?”


 “내가 내고 싶어서 냈냐?”


 민용이 툴툴 거리자, 신지도 미안한 나머지 툴툴 거린다.


 “아저씨, 별로 많이 부딪치지도 않으셨는데, 그냥 넘어가시죠.”


 “남편인가보오?” 


 “예?” 


 민용이 신지 얼굴을 한 번 쳐다본다.


 “네.”


 “신랑까지, 달려오는 거 보니까. 잘 사시나 보네. 그 부부애가 예뻐서, 봐주는 거요.”


 아저씨가 넉살 좋은 웃음을 보이시며 차에 탔다.


 “왜 그랬어?”


 “뭐가?” 


 “왜, 남편이라고 그랬냐고?”


 “맞잖아. 남편.”


 민용이 차에 탄다.


 “어?” 


 “전 남편.”


 ‘쾅’ 


 “그래 전 남편.”


 신지가 슬픈 미소를 지으며, 같이 차에 탄다.



 “선생님.” 


 “유, 윤호야. 선생님 일부로 한 거 아니야. 진짜야.”


 민정의 얼굴이 붉어진다.


 “그럼, 이제 사귀는 거죠?”


 “어?” 


 “사귀는 거죠?”


 “어, 어.”


 윤호의 얼굴에 가득 미소가 번진다.


 “우와. 진짜에요.”


 “어. 어.”



 “여보세요?” 


 “서선생.” 


 민용이었다. 


 “오늘, 미안해. 내 저기 일이 있어서.”


 “저기요, 이 선생님.”


 민정이 입술을 꼭 깨문다.


 “우리, 헤어져요.”


 “뭐?”


 “우리 헤어져요.”


 민정이 다부지게 말을 끝낸다.


 “아니, 그게 무슨 말이야. 이것 참. 약속 한 번 펑크 냈다고, 이래도 되는 거야?”


 “죄송해요.”

 

“진짜야?” 


 민정의 목소리에 살짝 물기가 어린다.


 “이봐.” 


 “죄송해요.” 


 전화기의 슬라이더를 닫아버린 민정이다.


 “이 선생님 죄송해요. 죄송해요."



 "뭐, 뭐야?”


 전화기를 쳐다보지만 이미 끊겨버렸다.


 “왜 이래?”



 “엄마, 다녀왔습니다!”


 “너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


 “궁금해?” 


 윤호가 엄마에게 싱글 거린다.


 “그럼, 궁금하지.”


 윤호가 방긋 웃는다.


 “모르셔도 됩니다~”


 윤호가 이 말을 남기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오호호호, 오호호호, 브~롸보! 이윤호 저거 많이 컸네."



 “야, 이윤호, 너 왜 그렇게 기분이 좋냐?”


 “몰라도 된다.”


 윤호가 붕 날아서 침대에 눕는다.



 “두. 사람 뭐지?”


 범이 고개를 갸웃한다.



 “어! 윤호다! 윤호!”


 민정과 윤호가 입을 맞췄다.


 “!” 



 “여보세요?” 


 “어, 나야.”


 “어? 오빠 무슨 일이야?”


 “서샌생, 어디 안 이상해?”


 “민정이?” 


 신지가 민정의 방을 슬쩍 쳐다본다.


 “아무렇지도 않은데.”


 “진짜?” 


 “어, 그런데 왜?”


 “아, 아무 것도 아니야.”


 “그래.” 


 “그럼 끊는다.”


 “그래.” 


 “누구야?”


 민정이 따뜻한 코코아 한 잔을 들고 나온다.


 “어, 오빠. 너 어디 아프냐고 하던데?”


 “어?” 


 “무슨 일 있냐?”


 신지가 민정의 표정을 바라보지도 않고 자리에 털석 앉는다.


 “헤어졌어.” 


 “그래,” 


 아무렇지도 않게 신문을 보던 신지.


 “푸흡 뭐, 뭐라고?”


 우유롤 모두 신문에 뿜어버렸다.


 “민정아, 너 지금 뭐라고 했어?”


 “헤어졌다고.” 


 “!” 


 신지의 눈이 멈칫한다.


 “왜?”

 

“그, 그냥.”


 민정이 황급히 자신의 방으로 간다.


 “헤어졌다고?” 



 “이상하네.” 


 민용이 고개를 갸웃하며 봉을 타고 내려온다.


 “윤호야. 너 오늘 왜 이렇게 기분이 좋냐?”


 문희가 국을 떠주며 묻는다.


 “그냥, 좋은 일이 있어요.”


 윤호가 밥을 한 가득 국에 만다.


 “엄마, 저는 그냥 국 주지 마세요.”


 민용이 자리에 털썩 앉는다.


 “야, 이윤호 너 무슨 좋은 일 있냐?”


 “아니.” 


 윤호가 얼굴을 굳힌다.


 “뭐야, 이 자식.”


 “잘 먹었습니다.”

 

윤호가 쓸쓸한 눈으로 민용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