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우리……
Episode 1. 우리가 만나지 않았더라면…… 여덟
“왜 이렇게 늦었어?”
“신지 때문에.”
부츠를 벗으면서 민정이 말했다.
“신지가 왜?”
“이혼한대.”
“뭐?”
정수가 눈을 치켜 떴다.
“걔는 몇 년이나 살았다고 이혼이라니.”
“힘들어서 겠지.”
민정이 부엌으로 가서 물을 크게 한 잔 떴다.
“걔라고 안 힘들겠어?”
“그래도 그렇지.”
정수가 못 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안 맞아도 맞춰가며 살아야 하는 거 아니니?”
“엄마.”
민정이 슬픈 눈으로 정수를 바라봤다.
“나한테도 그럴 거야?”
“뭐가?”
“내가 살기 힘들어도 그렇게 말 할 거야?’
“!”
정수의 눈이 흔들렸다.
“그런 말이 아니잖아.”
“그런 말 맞아.”
“민정아.”
“됐어.”
민정이 컵을 내려 놓았다.
‘엄마는 그런 사람이야.”
“뭐가?”
‘언제나 자기 얼굴만 생각하지.”
“!”
정수의 얼굴이 구겨졌다.
“서,
“내가 노는 게 싫은 이유가 뭐야?”
민정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물었다.
“엄마 친구들은 다 잘 나가서 그런 거 아니야?”
“……”
정수는 입을 다물었다.
“나 다 알고 있었어. 하지만, 하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어? 왜냐고? 왜냐고? 아니까, 내가 엄마에게 아직은 너무나도 부끄러운 딸이라는 거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말 못 했어.”
민정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러지 마.”
“그런 게 아니야.”
“아니긴!”
민정이 새된 비명을 질렀다.
“내가 엄마를 몰라?”
민정이 가만히 정수를 바라봤다.
“이제 나를 좀 믿어줘.”
“후우.”
정수가 가만히 한숨을 내쉬었다.
“아.”
“?”
“나 독립할게.”
“뭐?”
정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 그게 무슨?”
“그러고 싶어.”
민정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부탁이야.”
“하아.”
정수가 한숨을 토해냈다.
“신지가 같이 살자고 하디?”
“아니.”
민정은 고개를 저었다.
“신지 러시아 간대.”
‘왜?”
“공부하고 싶어서.”
“……”
한 소리 하려던 정수가 가만히 입을 다물었다.
“돈은 있어?”
‘아니.”
민정이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엄마 500만원만.”
“뭐?”
정수가 눈을 치켜 떴다.
“그런 돈이 어디 있어?”
“갚을게.”
“!”
민정은 가만히 정수를 바라봤다.
“그냥 달라는 거 아니야.”
“모르겠다.”
정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버지 오면 이야기 하자.”
“그래요.”
민정은 방으로 들어갔다.
“하아.”
정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민정아.”
주현이었다.
“네?”
‘이야기 좀 하자.”
민정은 쭈볏쭈볏 거실로 나가 섰다.
“왜요?”
“독립하고 싶다고?”
“네.”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이제 나이가 있잖아요.”
“아직 결혼도 안 했잖아.”
“그래도요.”
민정이 주현의 얼굴을 바라봤다.
“솔직히 더 이상 캥거루이고 싶지 않아요.”
“후우.”
주현이 한숨을 토해냈다.
“그러면 네 돈으로 독립해야 하는 거 아니니?”
“죄송해요.”
민정이 고개를 숙였다.
“알고는 있는데 돈이 정말로 없어요.”
“후우.”
주현이 한숨을 토해냈다.
“너에게 결혼 자금으로 주려던 돈이 있어.”
“아, 아빠.”
“그걸 주마.”
“!”
민정의 눈이 커다래졌다.
“그, 그 말씀은?”
“그래.”
주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허락 하는 거다.”
“감사해요!”
민정이 주현의 품에 안겼다.
“정말 감사해요.”
“나 참.”
주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렇게 좋아할 거 왜 말을 안 한 거냐?”
“네?”
민정이 주현을 바라봤다.
“진작 독립 시켜 달라고 하지.”
“헤헤.”
민정이 작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요.”
“진짜로?”
“응.”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신지야.”
“응?”
“정말 이혼해야 하는 거야?”
“……”
신지는 입을 다물었다.
“왜?”
“아, 아니.”
민정이 신지를 바라봤다.
“다시 한 번 네 남편하고 이야기하면 안 되는 거야?”
“후우.”
신지가 한숨을 토해냈다.
“나도 잘 모르겠어.”
“응원 받고 싶다며?”
“응.”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싶어.”
“그럼 잡아.”
“그래도 될까?”
“당연하지.”
민정이 신지를 바라봤다.
“너 지금 놓치면 후회해.”
“정말?”
‘그래.”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할 말은 하고 살아야 하는 거야.”
“후우.”
신지가 한숨을 토해냈다.
“나 또 버림 받지 않을까?”
“어차피 내가 있잖아?”
“!”
“내가 응원하잖아.”
“하.”
신지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
“그래.”
“어서 전화해.”
“후우.”
신지가 심호흡을 하고 전화기를 꺼냈다.
“민정아.”
‘하라고.”
신지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번호를 눌렀다. 그리고,
“오, 오빠? 나야.”
민정은 미소를 지으며 신지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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