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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우리 Episode 1. 여덟

권정선재 2009. 3. 18. 00:02

 

 

 

만약에, 우리……

 

Episode 1. 우리가 만나지 않았더라면…… 여덟

 

 

 

왜 이렇게 늦었어?

 

신지 때문에.

 

부츠를 벗으면서 민정이 말했다.

 

신지가 왜?

 

이혼한대.

 

?

 

정수가 눈을 치켜 떴다.

 

걔는 몇 년이나 살았다고 이혼이라니.

 

힘들어서 겠지.

 

민정이 부엌으로 가서 물을 크게 한 잔 떴다.

 

걔라고 안 힘들겠어?

 

그래도 그렇지.

 

정수가 못 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안 맞아도 맞춰가며 살아야 하는 거 아니니?

 

엄마.

 

민정이 슬픈 눈으로 정수를 바라봤다.

 

나한테도 그럴 거야?

 

뭐가?

 

내가 살기 힘들어도 그렇게 말 할 거야?

 

!

 

정수의 눈이 흔들렸다.

 

그런 말이 아니잖아.

 

그런 말 맞아.

 

민정아.

 

됐어.

 

민정이 컵을 내려 놓았다.

 

엄마는 그런 사람이야.

 

뭐가?

 

언제나 자기 얼굴만 생각하지.

 

!

 

정수의 얼굴이 구겨졌다.

 

, 서민정 너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내가 노는 게 싫은 이유가 뭐야?

 

민정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물었다.

 

엄마 친구들은 다 잘 나가서 그런 거 아니야?

 

“……”

 

정수는 입을 다물었다.

 

나 다 알고 있었어. 하지만, 하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어? 왜냐고? 왜냐고? 아니까, 내가 엄마에게 아직은 너무나도 부끄러운 딸이라는 거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말 못 했어.

 

민정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러지 마.

 

그런 게 아니야.

 

아니긴!

 

민정이 새된 비명을 질렀다.

 

내가 엄마를 몰라?

 

민정이 가만히 정수를 바라봤다.

 

이제 나를 좀 믿어줘.

 

후우.

 

정수가 가만히 한숨을 내쉬었다.

 

.

 

?

 

나 독립할게.

 

?

 

정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 그게 무슨?

 

그러고 싶어.

 

민정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부탁이야.

 

하아.

 

정수가 한숨을 토해냈다.

 

신지가 같이 살자고 하디?

 

아니.

 

민정은 고개를 저었다.

 

신지 러시아 간대.

 

?

 

공부하고 싶어서.

 

“……”

 

한 소리 하려던 정수가 가만히 입을 다물었다.

 

돈은 있어?

 

아니.

 

민정이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엄마 500만원만.

 

?

 

정수가 눈을 치켜 떴다.

 

그런 돈이 어디 있어?

 

갚을게.

 

!

 

민정은 가만히 정수를 바라봤다.

 

그냥 달라는 거 아니야.

 

모르겠다.

 

정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버지 오면 이야기 하자.

 

그래요.

 

민정은 방으로 들어갔다.

 

하아.

 

정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민정아.

 

주현이었다.

 

?

 

이야기 좀 하자.

 

민정은 쭈볏쭈볏 거실로 나가 섰다.

 

왜요?

 

독립하고 싶다고?

 

.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이제 나이가 있잖아요.

 

아직 결혼도 안 했잖아.

 

그래도요.

 

민정이 주현의 얼굴을 바라봤다.

 

솔직히 더 이상 캥거루이고 싶지 않아요.

 

후우.

 

주현이 한숨을 토해냈다.

 

그러면 네 돈으로 독립해야 하는 거 아니니?

 

죄송해요.

 

민정이 고개를 숙였다.

 

알고는 있는데 돈이 정말로 없어요.

 

후우.

 

주현이 한숨을 토해냈다.

 

너에게 결혼 자금으로 주려던 돈이 있어.

 

, 아빠.

 

그걸 주마.

 

!

 

민정의 눈이 커다래졌다.

 

, 그 말씀은?

 

그래.

 

주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허락 하는 거다.

 

감사해요!

 

민정이 주현의 품에 안겼다.

 

정말 감사해요.

 

나 참.

 

주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렇게 좋아할 거 왜 말을 안 한 거냐?

 

?

 

민정이 주현을 바라봤다.

 

진작 독립 시켜 달라고 하지.

 

헤헤.

 

민정이 작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요.

 

 

 

진짜로?

 

.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신지야.

 

?

 

정말 이혼해야 하는 거야?

 

“……”

 

신지는 입을 다물었다.

 

?

 

, 아니.

 

민정이 신지를 바라봤다.

 

다시 한 번 네 남편하고 이야기하면 안 되는 거야?

 

후우.

 

신지가 한숨을 토해냈다.

 

나도 잘 모르겠어.

 

응원 받고 싶다며?

 

.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싶어.

 

그럼 잡아.

 

그래도 될까?

 

당연하지.

 

민정이 신지를 바라봤다.

 

너 지금 놓치면 후회해.

 

정말?

 

그래.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할 말은 하고 살아야 하는 거야.

 

후우.

 

신지가 한숨을 토해냈다.

 

나 또 버림 받지 않을까?

 

어차피 내가 있잖아?

 

!

 

내가 응원하잖아.

 

.

 

신지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

 

그래.

 

어서 전화해.

 

후우.

 

신지가 심호흡을 하고 전화기를 꺼냈다.

 

민정아.

 

하라고.

 

신지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번호를 눌렀다. 그리고,

 

, 오빠? 나야.

 

민정은 미소를 지으며 신지를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