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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우리 Episode 1. 아홉

권정선재 2009. 3. 19. 00:04

 

 

 

만약에, 우리……

 

Episode 1. 우리가 만나지 않았더라면…… 아홉

 

 

 

이거 미안해서 어떻게 하지?

 

아니야.

 

민정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네가 이혼 안 한 게 더 중요하지.

 

, 그래도.

 

신지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너에게 집 세 놓기로 했는데.

 

아니.

 

민정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나는 이게 더 좋아.

 

민정의 말대로 신지는 전화를 걸었고, 민용을 붙잡았다. 아슬아슬 이어가던 두 사람의 인연은 다시 한 번 강력하게 맺어지게 되었다. 민정이라는 강력한 인연의 도구를 통해서 말이다.

 

너는 어쩌게?

 

그냥 얹혀 살아야지.

 

, 하지만.

 

괜찮아.

 

민정이 씩 웃었다.

 

이제 엄마랑도 안 싸워.

 

정말?

 

.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 마음 속 이야기를 이미 했거든.

 

“……”

 

신지가 빤히 민정을 바라봤다.

 

민정아.

 

?

 

사랑해.

 

나도.

 

민정과 신지가 서로를 안았다.

 

너 아니었으면 후회했을 거야.

 

그래.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더 잘 살아야 해.

 

.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더 잘 살게.

 

후우.

 

민정이 한숨을 토해냈다.

 

어서 들어가.

 

.

 

민정은 신지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이혼 안 한대?

 

그래.

 

해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친구가 도와줬다고 하던 걸.

 

친구?

 

윤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나도 모르지.

 

해미가 어꺠를 으쓱했다.

 

그런데 이윤호, 너 그런 게 왜 궁금한 거야?

 

, 아니.

 

윤호가 고개를 저었다.

 

그냥.

 

삼촌 일에는 신경 끄세요.

 

해미가 미소를 지으며 윤호를 바라봤다.

 

그런데 요즘에는 정말 말썽 안 부리네?

 

그렇다니까.

 

윤호가 미소를 지었다.

 

엄마는 아들 못 믿어?

 

아니.

 

해미가 고개를 저었다.

 

그냥 윤호 많이 달라져서.

 

.

 

윤호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

 

엄마.

 

?

 

더 말썽 안 피울게.

 

!

 

해미가 가만히 윤호를 바라봤다.

 

무슨 바람이 불었어?

 

그냥.

 

윤호가 미소를 지었다.

 

엄마.

 

?

 

이제 힘들게 안 할게.

 

!

 

해미가 빤히 윤호를 바라봤다.

 

그래도 오토바이는 못 돌려줘.

 

괜찮아.

 

?

 

윤호가 미소를 지었다.

 

나 나갔다 올게요.

 

, 어디를?

 

싸우러 가는 거 아니에요.

 

윤호는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래.

 

해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아.

 

민정이 한숨을 내쉬었다.

 

?

 

그러다가 갑자기 눈을 반짝였다.

 

체리 쥬빌레 먹고 싶다.

 

그리고 민정은 자켓을 집어 들었다.

 

 

 

?

 

윤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체리 쥬빌레 먹고 싶다.

 

, 으왓!

 

윤호가 기겁을 하자 주위 사람들도 피했다.

 

, 뭐야?

 

미쳤나봐.

 

, 죄송합니다.

 

윤호가 사람들에게 사과를 했다.

 

뭐지?

 

갑자기 체리쥬빌레?

 

흐음.

 

윤호가 미간을 찌푸렸다.

 

, 설마?

 

순간 윤호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게 맞을까?

 

바쁘게 달려가는 윤호다.

 

 

 

히잉, 그런데 돈이 없네.

 

민정이 지갑을 열어 보고는 울상을 지었다.

 

흐음.

 

민정이 미간을 찌푸렸다.

 

가서 구경이라도 하고 와야지.

 

민정은 터덜터덜 집을 나섰다.

 

 

 

후우.

 

윤호가 손에 입김을 불었다. 날이 추웠다.

 

정말 오려는 건가?

 

우와 눈이다!

 

어머.

 

?

 

윤호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눈이네.

 

올 겨울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안 오려나?

 

윤호가 발을 내려다 봤다.

 

흐음.

 

 

 

?

 

멀리서 윤호를 본 민정이 멈칫했다.

 

, 저기서 뭐 하는 거지?

 

민정은 조심스럽게 윤호에게로 다가섰다.

 

안녕?

 

, 안녕하세요.

 

윤호는 자신도 모르게 90도로 인사했다.

 

, 그래.

 

민정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야?

 

?

 

윤호가 가만히 민정을 바라봤다.

 

후우.

 

그리고 심호흡.

 

체리 쥬빌레 드시고 싶다면서요.

 

?

 

민정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 그게 무슨?

 

그렇게 말했잖아요.

 

윤호가 미소를 지었다.

 

, 내가 언제?

 

방금요.

 

!

 

민정의 눈이 커다래졌다.

 

, 하지만 그냥.

 

알아요.

 

윤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으로 들렸어요.

 

!

 

마음으로 그냥 들렸어요.

 

.

 

민정이 미소를 지었다.

 

정말?

 

.

 

윤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면 내가 여기에 왜 서 있겠어요?

 

, 하지만.

 

진짜에요.

 

윤호는 민정을 바라봤다.

 

들어가요.

 

민정은 가만히 윤호를 따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