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우리……
Episode 1. 우리가 만나지 않았더라면…… 일곱
“형.”
“응?”
책을 읽던 민호가 고개를 돌렸다.
“왜?”
“우리 엄마 11살 많은 여자 친구 데리고 오면 놀라겠지?”
“뭐?”
민호가 황급히 책을 덮었다.
“무, 뭐라고?”
“아, 아니.”
윤호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내가 그렇다는 게 아니라 그냥 묻는 거라고.”
“그런 거 말도 하지 마.”
“왜?”
“왜긴.”
민호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삼촌이랑 또래라고.”
“어?”
윤호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렇게 되는 건가?”
“그렇지.”
민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완전 아줌마잖아.”
“아줌마 아니야!”
“응?”
순간 어색해진 분위기에 윤호의 얼굴이 붉어졌다.
“아, 아무 것도 아니야.”
“잠깐.”
민호가 윤호의 얼굴을 바라봤다.
“너 무슨 일이야?”
“아니라고.”
윤호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아, 나는 졸리다.”
“
윤호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진짜 일찍 왔네?”
“당연하지.”
민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신지의 옆에 앉았다.
“이혼한다고?’
“응.”
신지가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되었어.”
“하아.”
민정이 한숨을 토해냈다.
“왜?”
“그냥.”
신지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냥이 어디 있어.”
민정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신지를 들여다 봤다.
“말해 봐.”
“정말 그냥.”
신지가 미소를 지었다.
“우리 맞지 않아서.”
“신지야.”
“진짜야.”
신지가 술 잔을 비웠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가만히 있었겠어?”
“후우.”
민정이 한숨을 토해냈다.
“너 왜,”
“미안해.”
신지는 작은 목소리로 사과를 했다.
‘너도 많이 힘들 텐데.”
“어?”
“일자리도 못 구하고 말이야.”
“아, 아니야.”
민정이 살짝 고개를 저었다.
“나 이번에 발령 났어.”
“정말?”
신지가 밝은 미소를 지으며 민정을 바라봤다.
“그럼 이제 선생님인 거야?”
“응.”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다.”
“너 이제 어쩔 거야?”
“어?”
신지가 빤히 민정을 바라봤다.
“뭘?”
“이제 어떻게 할 거냐고?”
“모르지.”
신지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마 러시아로 갈 것 같아.”
“러시아?”
“응.”
민정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신지를 바라봤다.
“갑자기 러시아는 왜?”
“음악 공부 제대로 하고 싶어.”
“신지야.”
민정이 안쓰러운 듯 신지를 바라봤다.
“음악 공부는 한국에서도 할 수 있는 거잖아.”
“아니.”
신지는 고개를 저었다.
“한국에서는 못 해.”
“어째서?”
“민정아, 너 마저 그러지 마.”
민정은 입을 다물었다.
“아무튼 다 잊고 도망 가고 싶어.”
“후우.”
민정이 한숨을 토해냈다.
“그래.”
민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 어떻게 돈은 있어?”
“아.”
신지가 미소를 지으며 민정을 바라봤다.
“민정아.”
“응?”
“너 선생님 된 다고 했지?”
“응.”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왜?”
“독립 안 할래?”
‘독립?”
민정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신지를 바라봤다.
“밑도 끝도 없이 갑자기 왠 독립?”
“민용 오빠가 나에게 아파트 위자료로 준다고 말을 했거든. 그런데 그 집을 팔 시간은 없을 것 같고 말이야. 네가 그 집에 살면서 이것저것 있어주면 되잖아. 나중에 나도 한국 다시 돌아오면 그 집으로 들어가면 되고.”
“나, 돈 없어.”
민정이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백수였잖아.”
“돈 천도 없어?”
신지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민정을 바라봤다.
“일년에 천도 안 내?”
“이, 일년에?”
“응.”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상은 받고 싶지도 않아.”
“뭐, 그, 그 정도라면.”
“계약 하는 거야?”
‘아, 아니.”
민정이 고개를 저었다.
“부모님께 여쭤 보고.”
“그, 그래.”
신지가 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 돈이 없어.”
“어?”
“정말로.”
신지가 고개를 숙였다.
“그 동안 내가 한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게 너무나도 슬퍼.”
“신지야.”
민정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신지를 바라봤다.
“너무 슬퍼 하지 마.”
“후우.:
신지가 한숨을 토해냈다.
“민정아.”
“응?”
“내 인생 왜 이렇게 구질구질할까?”
신지가 고개를 숙였다.
“아무 것도 해놓은 것도 없고, 아무 것도 남은 것도 없어. 그저 허무해.”
“아니야.”
민정이 고개를 저었다.
“너 멋져.”
“뭐가?”
“네 일을 위해서 당당하게 나서잖아.”
“쿡.”
신지가 낮게 웃었다.
“민정아.”
“응?”
‘나 오빠 응원 받으면서 그러고 싶어.”
“!”
“그런데 오빠가 안 된다고 해서 이혼하는 거야.”
“미, 미안.”
“아니야.”
신지는 고개를 저었다.
“네가 몰랐잖아.”
“그래도.”
민정이 말 끝을 흐렸다.
“이혼은 확실히 하기로 한 거야?”
“응.”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해.”
“후우.”
민정이 한숨을 토해냈다.
“나는 그만 갈래.”
“어?”
“따라 오지 마.”
신지는 비틀거리면서 혼자서 집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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