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블로그 창고

만약에, 우리 Episode 1. 일곱

권정선재 2009. 3. 17. 19:45

 

 

 

만약에, 우리……

 

Episode 1. 우리가 만나지 않았더라면…… 일곱

 

 

 

.

 

?

 

책을 읽던 민호가 고개를 돌렸다.

 

?

 

우리 엄마 11살 많은 여자 친구 데리고 오면 놀라겠지?

 

?

 

민호가 황급히 책을 덮었다.

 

, 뭐라고?

 

, 아니.

 

윤호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내가 그렇다는 게 아니라 그냥 묻는 거라고.

 

그런 거 말도 하지 마.

 

?

 

왜긴.

 

민호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삼촌이랑 또래라고.

 

?

 

윤호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렇게 되는 건가?

 

그렇지.

 

민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완전 아줌마잖아.

 

아줌마 아니야!

 

?

 

순간 어색해진 분위기에 윤호의 얼굴이 붉어졌다.

 

, 아무 것도 아니야.

 

잠깐.

 

민호가 윤호의 얼굴을 바라봤다.

 

너 무슨 일이야?

 

아니라고.

 

윤호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 나는 졸리다.

 

이윤호!

 

윤호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진짜 일찍 왔네?

 

당연하지.

 

민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신지의 옆에 앉았다.

 

이혼한다고?

 

.

 

신지가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되었어.

 

하아.

 

민정이 한숨을 토해냈다.

 

?

 

그냥.

 

신지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냥이 어디 있어.

 

민정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신지를 들여다 봤다.

 

말해 봐.

 

정말 그냥.

 

신지가 미소를 지었다.

 

우리 맞지 않아서.

 

신지야.

 

진짜야.

 

신지가 술 잔을 비웠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가만히 있었겠어?

 

후우.

 

민정이 한숨을 토해냈다.

 

너 왜,

 

미안해.

 

신지는 작은 목소리로 사과를 했다.

 

너도 많이 힘들 텐데.

 

?

 

일자리도 못 구하고 말이야.

 

, 아니야.

 

민정이 살짝 고개를 저었다.

 

나 이번에 발령 났어.

 

정말?

 

신지가 밝은 미소를 지으며 민정을 바라봤다.

 

그럼 이제 선생님인 거야?

 

.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다.

 

너 이제 어쩔 거야?

 

?

 

신지가 빤히 민정을 바라봤다.

 

?

 

이제 어떻게 할 거냐고?

 

모르지.

 

신지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마 러시아로 갈 것 같아.

 

러시아?

 

.

 

민정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신지를 바라봤다.

 

갑자기 러시아는 왜?

 

음악 공부 제대로 하고 싶어.

 

신지야.

 

민정이 안쓰러운 듯 신지를 바라봤다.

 

음악 공부는 한국에서도 할 수 있는 거잖아.

 

아니.

 

신지는 고개를 저었다.

 

한국에서는 못 해.

 

어째서?

 

민정아, 너 마저 그러지 마.

 

민정은 입을 다물었다.

 

아무튼 다 잊고 도망 가고 싶어.

 

후우.

 

민정이 한숨을 토해냈다.

 

그래.

 

민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 어떻게 돈은 있어?

 

.

 

신지가 미소를 지으며 민정을 바라봤다.

 

민정아.

 

?

 

너 선생님 된 다고 했지?

 

.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왜?

 

독립 안 할래?

 

독립?

 

민정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신지를 바라봤다.

 

밑도 끝도 없이 갑자기 왠 독립?

 

민용 오빠가 나에게 아파트 위자료로 준다고 말을 했거든. 그런데 그 집을 팔 시간은 없을 것 같고 말이야. 네가 그 집에 살면서 이것저것 있어주면 되잖아. 나중에 나도 한국 다시 돌아오면 그 집으로 들어가면 되고.

 

, 돈 없어.

 

민정이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백수였잖아.

 

돈 천도 없어?

 

신지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민정을 바라봤다.

 

일년에 천도 안 내?

 

, 일년에?

 

.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상은 받고 싶지도 않아.

 

, , 그 정도라면.

 

계약 하는 거야?

 

, 아니.

 

민정이 고개를 저었다.

 

부모님께 여쭤 보고.

 

, 그래.

 

신지가 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 돈이 없어.

 

?

 

정말로.

 

신지가 고개를 숙였다.

 

그 동안 내가 한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게 너무나도 슬퍼.

 

신지야.

 

민정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신지를 바라봤다.

 

너무 슬퍼 하지 마.

 

후우.:

 

신지가 한숨을 토해냈다.

 

민정아.

 

?

 

내 인생 왜 이렇게 구질구질할까?

 

신지가 고개를 숙였다.

 

아무 것도 해놓은 것도 없고, 아무 것도 남은 것도 없어. 그저 허무해.

 

아니야.

 

민정이 고개를 저었다.

 

너 멋져.

 

뭐가?

 

네 일을 위해서 당당하게 나서잖아.

 

.

 

신지가 낮게 웃었다.

 

민정아.

 

?

 

나 오빠 응원 받으면서 그러고 싶어.

 

!

 

그런데 오빠가 안 된다고 해서 이혼하는 거야.

 

, 미안.

 

아니야.

 

신지는 고개를 저었다.

 

네가 몰랐잖아.

 

그래도.

 

민정이 말 끝을 흐렸다.

 

이혼은 확실히 하기로 한 거야?

 

.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해.

 

후우.

 

민정이 한숨을 토해냈다.

 

나는 그만 갈래.

 

?

 

따라 오지 마.

 

신지는 비틀거리면서 혼자서 집으로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