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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 살다. Season 3 - [열다섯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4. 4. 00:01

 

 

 

추억에 살다.

 

 

Season 3

 

열다섯 번째 이야기

 

 

 

!

 

형 왜?

 

.

 

윤호가 입에 검지를 가져다 댔다.

 

준아, 우리 조금 놀다 갈까?

 

?

 

준이 고개를 갸우뚱 하며 윤호를 바라봤다.

 

?

 

?

 

지금 엄마가 다른 남자와 사랑을 나누고 있다고 하면 준이는 어떻게 알아들을까? 윤호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냥. 흐음.

 

윤호가 싱긋 웃었다.

 

준이 너 아이스크림 먹고 싶지?

 

!

 

준이가 해맑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먹고 싶어.

 

아이스크림 사줄게.

 

!

 

일단 한 숨 돌리는 윤호다.

 

 

 

너 이러면 나 부담스러워.

 

신지야.

 

우리 친구잖아.

 

신지가 고개를 떨구었다.

 

그리고 우리 다시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어.

 

알아.

 

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나 네가 좋다고.

 

후우.

 

신지가 한숨을 토해냈다.

 

나 아이가 있어.

 

알아.

 

준이 말고 배에도 아기가 있어.

 

신지가 살짝 배를 어루만졌다.

 

그래도 내가 좋니?

 

.

 

성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게 누구 아이인 건 중요치 않아.

 

, 어쨰서?

 

내가 너를 사랑하고 있으니까.

 

하아.

 

신지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말이 어디 있어?

 

어째서?

 

이건, 이건 분명히 민용 오빠 아이야.

 

신지가 살짝 아래 입술을 물었다.

 

너는 사랑하지 못 할 거야.

 

아니.

 

성현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사랑할 수 있어.

 

정말로?

 

.

 

성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맹세해.

 

후우.

 

신지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말 하지 말자.

 

왜 피하려고 하는 거야?

 

?

 

신지가 눈을 깜빡였다.

 

, 내가 피하려고 하다니?

 

지금 이 상황을 말이야.

 

아니야. 그런 거.

 

신지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네가 우스운 거잖아.

 

내가?

 

.

 

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우리 두 사람이 고등학교 시절 친구라고 하더라도,

 

친구 아니야.

 

?

 

신지가 눈을 깜빡였다.

 

, 그게 무슨?

 

한 반이었던 건 몰라도, 친구는 아니었다고.

 

성현이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우리 한 번도 말 한 적 없어.

 

, 한 번도?

 

.

 

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랑 민정이가 항상 애들을 피했잖아?

 

, 하지만.

 

신지가 입술을 물었다.

 

그렇다고 어떻게 한 번을 안 말해?

 

가능하더라고.

 

성현이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나도 안 될 줄 알았거든.

 

나 참.

 

신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 아무튼. 그렇다고 해도 우리는 지금 남이잖아.

 

.

 

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남이지.

 

그런데 너무 쉽게 말하는 거 아니야?

 

신지가 살짝 미간을 모았다.

 

내가 그렇게 쉬워 보이니?

 

아니.

 

성현은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 아니야.

 

그런 거 아니면?

 

신지가 한숨을 내쉬었다.

 

왜 그렇게 쉽게 말하는 건데.

 

내가 쉽게 말한 걸로 보이니?

 

?

 

신지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 무슨?

 

나 쉽게 말한 거 아니야.

 

성현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나 지금 무지하게 고민하고 말한 거야.

 

, 성현아.

 

지금도 미친 듯이 두근거려.

 

성현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심장이 죽으려고 하고 있어.

 

!

 

네가 좋대.

 

하아.

 

신지가 한숨을 토해냈다.

 

불가능해.

 

어째서?

 

, 우리 두 사람 보지 못 한 지도.

 

그래서 더 간절한지도 몰라.

 

!

 

신지의 눈이 커다래졌다.

 

, 성현아.

 

알아.

 

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너 다른 사람 마음에 둘 여유 없다는 거.

 

성현이 신지를 바라봤다.

 

하지만 나에게도 기회를 줘.

 

기회?

 

.

 

무슨 기회?

 

신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무슨 기회를 달라는 거야?

 

나를 보여줄 기회.

 

, 너를 보여줄 기회?

 

, 나를 보여줄 기회.

 

성현이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보여주고 싶어.

 

하아.

 

신지가 한숨을 내쉬었다.

 

모르겠다.

 

이것저것 따지지 마.

 

?

 

신지가 성현을 바라봤다.

 

, 무슨 말이야?

 

너 지금 이것저것 따지고 있는 거잖아.

 

성현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 거 아니야?

 

아니야.

 

신지는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 아니라고.

 

하아.

 

성현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즐겨.

 

, 어떻게 즐겨?

 

신지가 반문했다.

 

이 상황을 어떻게 즐길 수 있냐고?

 

그냥 받아들이면 되는 거야.

 

성현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마.

 

어려워.

 

신지가 고개를 떨구었다.

 

나 너무 어려워.

 

신지야.

 

하아.

 

신지가 다시금 한숨을 토해냈다.

 

너 왜 이렇게 어려운 숙제를 내주는 거야?

 

숙제라.

 

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숙제야.

 

?

 

신지가 성현을 바라봤다.

 

, 무슨 숙제?

 

성현이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