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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 살다. Season 3 - [열네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4. 3. 00:26

 

 

 

추억에 살다.

 

 

Season 3

 

열네 번째 이야기

 

 

 

오래 기다리셨어요?

 

아니요.

 

민정의 물음에 민용이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오늘 늦게 끝났네요?

 

.

 

민정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학부모님이 오셔서요.

 

학부모요?

 

.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선생님들 말씀 들어보니까 그 어머니가 원래 학교에서 치마 바람이 조금 세신 분이라고 하더라고요.

 

나 참.

 

민용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아직도 그런 엄마가 있어요?

 

그러네요.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선생님은 그런 어머니 안 계세요?

 

.

 

민용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저희 학교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죠.

 

.

 

민정이 낮게 웃었다.

 

왜 웃어요?

 

아니에요.

 

민정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나저나 장 봐야 하잖아요.

 

.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기다린 거잖아요.

 

.

 

잠시 잊고 있던 민정이었다.

 

. 가야죠.

 

.

 

민용이 작게 웃었다.

 

 

 

준아!

 

형아!

 

윤호는 준을 받아 안았다.

 

오랜만이네.

 

.

 

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준이는 형 안 보고 싶었어?

 

보고 싶었어.

 

준이가 생글생글 미소를 지었다.

 

아유 예뻐.

 

윤호가 한 번 웃어보이고는 문희를 바라봤다.

 

데려갈게요.

 

그래.

 

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준아.

 

.

 

엄마랑 아빠랑 사는 거 좋아?

 

!

 

준이가 미소를 지으며 밝게 대답했다.

 

준이 좋아요.

 

그래.

 

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준이 네가 좋으면 그만이지.

 

할머니.

 

아니다.

 

문희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윤호야.

 

.

 

네가 준이 잘 챙겨.

 

알았어요.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민정이 검지를 물었다.

 

뭐가 더 좋아 보여요?

 

글쎄요?

 

민용도 미간을 모았다.

 

똑 같은 거 아닌가요?

 

그런가?

 

할인 마트에서 소주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민용과 민정이다.

 

그래도 맑으니까 이슬이 낫지 않아요?

 

글쎼요?

 

민용이 고개를 갸웃했다.

 

다른 게 더 좋은데.

 

흐음.

 

한참동안 그들은 소주 고민을 했다.

 

 

 

주스는 왜요?

 

신지 때문에요.

 

민정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신지 못 먹잖아요.

 

.

 

민용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또 잊고 있었죠?

 

.

 

민용이 고개를 끄덕이며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잊고 있었어요

 

나 참.

 

민정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 선생님도 정말 너무하시네요.

 

내가 좀 너무합니다.

 

민용이 넉살 좋게 말했다.

 

몰랐어요?

 

.

 

민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싱긋 웃었다.

 

전혀 몰랐어요.

 

.

 

민용이 낮게 웃었다.

 

하여간.

 

이 선생님.

 

?

 

미안해요.

 

뭐가요?

 

민용이 민정을 바라봤다.

 

도대체 뭐가 미안하다는 거예요?

 

내가 이 모든 일들을 만들었잖아요.

 

민정이 살짝 고개를 떨구었다.

 

나만 아니었다면.

 

아니.

 

민용은 고개를 저었다.

 

우리 모두의 탓이에요.

 

하아.

 

민정이 한숨을 내쉬었다.

 

 

 

신지야.

 

?

 

너 네 오빠라는 사람이 그렇게 좋아?

 

.

 

신지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

 

?

 

신지가 눈을 깜빡였다.

 

, 왜냐니?

 

그러니까 왜 좋은 거냐고.

 

성현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이유라.

 

신지가 검지를 물었다.

 

그런 거 없어.

 

정말?

 

.

 

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유 있는 사랑이 어디 있어?

 

그런가?

 

그래.

 

신지가 미소를 지었다.

 

너는 나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어?

 

.

 

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이유?

 

네가 웃는 게 너무 예뻐.

 

!

 

신지의 얼굴이 붉어졌다.

 

, 농담 하지 마.

 

농담 아니야.

 

성현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 정말 네가 좋아.

 

하아.

 

신지가 한숨을 토해냈다.

 

모르겠다.

 

같은 남자로써 말해줄까?

 

?

 

신지가 고개를 갸웃했다.

 

뭘 말해?

 

네 남편 너에게 관심 없어.

 

신지의 눈이 커다래졌다.

 

, 그게 무슨 말이야?

 

남자가 보기에 그렇다고.

 

성현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남자는 남자가 봐야 하는 거 알고 있지?

 

, 시끄러워.

 

신지가 성현을 외면했다.

 

그런 말 듣고 싶지 않아.

 

신지야.

 

성현아.

 

신지가 아래 입술을 물었다.

 

나 힘들게 하지 마.

 

공기가 무거워져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