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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 살다. Season 3 - [열두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4. 1. 00:17

 

 

 

추억에 살다.

 

 

Season 3

 

열두 번째 이야기

 

 

 

끼익

 

두 사람 뭐 하고 있었어요?

 

?

 

신지가 후다닥 자리에서 일어났다.

 

,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었어.

 

그래요?

 

윤호가 고개를 한 번 갸웃했다.

 

그런데 윤호 너 왜 벌써 온 거야?

 

.

 

성현의 물음에 윤호가 미간을 찌푸렸다.

 

저는 제 경력이 꽤나 되고 있다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영 일자리가 생기지가 않네요.

 

그래, 요즘 경기가 어렵다잖아.

 

성현이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그렇겠지.

 

그래도요.

 

윤호가 한숨을 내쉬며 성현의 옆에 앉았다.

 

내가 뭐 했나 싶어요.

 

그런 게 어디 있어?

 

신지가 윤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 실력 좋아.

 

괜찮아요.

 

윤호가 미소를 지었다.

 

저도 알아요.

 

아니.

 

신지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나 여태까지 먹은 케이크 중에 네 케이크가 제일 맛있었어.

 

, 정말요?

 

그럼.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자신감 가져.

 

고마워요.

 

그나저나 윤호 그럼 너 어떻게 할 거야?

 

모르겠어요.

 

윤호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냥 일단 집에는 있어야 겠죠?

 

그래.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작은 엄마.

 

?

 

준이는요.

 

준이?

 

신지가 고개를 갸웃했다.

 

준이 왜?

 

제가 볼게요.

 

, 윤호 네가?

 

.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 어차피 집에 있으니까요.

 

, 하지만.

 

그러면 되겠네.

 

성현이 보태며 말했다.

 

나도 집에 있을 거잖아.

 

그래도.

 

신지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해줄 것도 없는데.

 

아니에요.

 

윤호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방세 안 받는다면서요.

 

.

 

신지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

 

진짜 안 내려고?

 

.

 

윤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때요?

 

.

 

신지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나쁘지는 않네?

 

그리고 너 어차피 준이 밟히잖아.

 

“…….

 

성현의 말에 신지가 입을 다물었다.

 

그러니 그렇게 하자.

 

하아.

 

신지가 한숨을 토해냈다.

 

그래요. 작은 엄마.

 

, 그래.

 

결국 고개를 끄덕이는 신지다.

 

 

 

딩동

 

누구세요?

 

할머니 저예요.

 

윤호야!

 

문희가 득달같이 달려가 문을 열었다.

 

왜 이제 와?

 

죄송해요.

 

윤호가 미소를 지으며 살짝 고개를 숙였다.

 

엄마는요?

 

애미는 나갔지.

 

.

 

일단 들어와라.

 

.

 

 

 

집이었는데, 꽤나 어색했다.

 

뭐라도 마실래?

 

아무거나요.

 

그래.

 

문희는 종종걸음으로 부엌으로 갔다.

 

할머니.

 

?

 

준이는요.

 

준이?

 

문희가 주스를 따르며 대꾸했다.

 

유치원 갔지.

 

오늘 데리러 왔어요.

 

, 뭐라고?

 

문희가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 그게 무슨 말이야?

 

준이 데리러 왔다고요.

 

윤호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

 

, 아니 그러니까 왜 네가 데리러 와?

 

주스를 가져 오면서 문희가 미간을 모았다.

 

?

 

모르셨어요?

 

윤호가 눈을 껌뻑였다.

 

저랑 작은 엄마 같이 살아요.

 

?

 

문희는 당혹스러웠다.

 

준이 애비도?

 

.

 

윤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님까지요.

 

나 참.

 

문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럴 거면서 왜 나간 거야?

 

?

 

서로 못 봐서 나간 거 아니야?

 

“…….

 

윤호가 입을 다물었다.

 

결국 다 같이 사네.

 

문희가 못 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왜 나간 거야?

 

, 죄송해요.

 

윤호가 고개를 숙였다.

 

제 탓이에요.

 

후우.

 

문희가 한숨을 내쉬었다.

 

윤호야.

 

?

 

이 집 판댄다.

 

?

 

윤호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 그게 무슨 말이에요?

 

무슨 말이긴.

 

문희가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었다.

 

집에 아무도 없잖아.

 

, 그런데요?

 

그래서 팔려는 거지.

 

문희가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필요 없잖니.

 

, 하지만.

 

아니다.

 

문희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나도 팔고 싶었어.

 

!

 

윤호의 얼굴이 굳었다.

 

, 할머니.

 

집만 횡하니 이상하잖아.

 

문희가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 너는 어떻게 할 거냐?

 

뭘요?

 

대학 말이야.

 

문희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등록금 필요할 거 아니야.

 

아니요.

 

윤호는 고개를 저었다.

 

당분간 다니지 않으려고요.

 

그래도 되겠어?

 

.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할아버지는 요?

 

나갔지.

 

문희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할머니 저 제 방 좀 볼게요.

 

그러렴.

 

윤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