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살다.
Season 3
열두 번째 이야기
‘끼익’
“두 사람 뭐 하고 있었어요?”
“어?”
신지가 후다닥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었어.”
“그래요?”
윤호가 고개를 한 번 갸웃했다.
“그런데 윤호 너 왜 벌써 온 거야?”
“아.”
성현의 물음에 윤호가 미간을 찌푸렸다.
“저는 제 경력이 꽤나 되고 있다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영 일자리가 생기지가 않네요.”
“그래, 요즘 경기가 어렵다잖아.”
성현이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그렇겠지.”
“그래도요.”
윤호가 한숨을 내쉬며 성현의 옆에 앉았다.
“내가 뭐 했나 싶어요.”
“그런 게 어디 있어?”
신지가 윤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 실력 좋아.”
“괜찮아요.”
윤호가 미소를 지었다.
“저도 알아요.”
“아니.”
신지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나 여태까지 먹은 케이크 중에 네 케이크가 제일 맛있었어.”
“저, 정말요?”
“그럼.”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자신감 가져.”
“고마워요.”
“그나저나 윤호 그럼 너 어떻게 할 거야?”
“모르겠어요.”
윤호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냥 일단 집에는 있어야 겠죠?”
“그래.”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작은 엄마.”
“응?”
“준이는요.”
“준이?”
신지가 고개를 갸웃했다.
“준이 왜?”
“제가 볼게요.”
“유, 윤호 네가?”
‘네.”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 어차피 집에 있으니까요.”
“하, 하지만.”
“그러면 되겠네.”
성현이 보태며 말했다.
“나도 집에 있을 거잖아.”
“그래도.”
신지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해줄 것도 없는데.”
“아니에요.”
윤호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방세 안 받는다면서요.”
“쿡.”
신지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
“진짜 안 내려고?”
“네.”
윤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때요?”
“뭐.”
신지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나쁘지는 않네?”
“그리고 너 어차피 준이 밟히잖아.”
“…….”
성현의 말에 신지가 입을 다물었다.
“그러니 그렇게 하자.”
“하아.”
신지가 한숨을 토해냈다.
“그래요. 작은 엄마.”
“그, 그래.”
결국 고개를 끄덕이는 신지다.
‘딩동’
“누구세요?”
“할머니 저예요.”
“윤호야!”
문희가 득달같이 달려가 문을 열었다.
“왜 이제 와?”
“죄송해요.”
윤호가 미소를 지으며 살짝 고개를 숙였다.
“엄마는요?”
“애미는 나갔지.”
“아.”
“일단 들어와라.”
“네.”
집이었는데, 꽤나 어색했다.
“뭐라도 마실래?”
“아무거나요.”
“그래.”
문희는 종종걸음으로 부엌으로 갔다.
“할머니.”
“응?”
“준이는요.”
“준이?”
문희가 주스를 따르며 대꾸했다.
“유치원 갔지.”
“오늘 데리러 왔어요.”
“뭐, 뭐라고?”
문희가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 그게 무슨 말이야?”
“준이 데리러 왔다고요.”
윤호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
“아, 아니 그러니까 왜 네가 데리러 와?”
주스를 가져 오면서 문희가 미간을 모았다.
“어?”
“모르셨어요?”
윤호가 눈을 껌뻑였다.
“저랑 작은 엄마 같이 살아요.”
“뭐?”
문희는 당혹스러웠다.
“준이 애비도?”
“네.”
윤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님까지요.”
“나 참.”
문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럴 거면서 왜 나간 거야?”
“네?”
“서로 못 봐서 나간 거 아니야?”
“…….”
윤호가 입을 다물었다.
“결국 다 같이 사네.”
문희가 못 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왜 나간 거야?”
“죄, 죄송해요.”
윤호가 고개를 숙였다.
“제 탓이에요.”
“후우.”
문희가 한숨을 내쉬었다.
“윤호야.”
“네?”
“이 집 판댄다.”
“네?’
윤호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 그게 무슨 말이에요?”
“무슨 말이긴.”
문희가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었다.
“집에 아무도 없잖아.”
“그, 그런데요?”
“그래서 팔려는 거지.”
문희가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필요 없잖니.”
“하, 하지만.”
“아니다.”
문희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나도 팔고 싶었어.”
“!”
윤호의 얼굴이 굳었다.
“하, 할머니.”
“집만 횡하니 이상하잖아.”
문희가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 너는 어떻게 할 거냐?”
“뭘요?”
“대학 말이야.”
문희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등록금 필요할 거 아니야.”
“아니요.”
윤호는 고개를 저었다.
“당분간 다니지 않으려고요.”
“그래도 되겠어?”
“네.”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할아버지는 요?”
“나갔지.”
문희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할머니 저 제 방 좀 볼게요.”
“그러렴.”
윤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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