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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우리 Episode.3 - 다섯

권정선재 2009. 6. 5. 21:49

 

만약에, 우리

 

Episode.3

 

 

민용과 민정이 결혼하기로 했다면? 다섯

 

 

 

이 선생님, 우리 정말로 결혼을 해야 하는 거예요?

 

갑자기 또 왜 그래요?

 

민용이 미간을 찌푸렸다.

 

나에게 분명히 나랑 결혼을 할 거라고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말을 했잖아요. 그런데 왜 그래요?

 

신지가 울었어요.

 

!

 

민용의 얼굴이 굳었다.

 

,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내가 결혼을 한다고 하니까, 내가 이 선생님하고 결혼을 할 거라고 하니까, 신지가 울었어요. 너무나도 슬픈 표정을 지으면서 얼굴 한 가득 눈물을 담고 그렇게 울었어요. 나를 보고 울었어요.

 

민정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해요?

 

후우.

 

민용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거 너무 신경 쓰지 말아요.

 

이 선생님.

 

민정이 새된 비명을 질렀다.

 

어떻게 그래요?

 

이미 신지 나랑 끝난 사이입니다.

 

민용은 단호히 말했다.

 

그런데 그렇게 내가 신경 쓸 필요 없잖아요.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있잖아요.

 

민정이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신지의 마음도 충분히 중요한 거잖아요.

 

서 선생.

 

.

 

나랑 결혼안 할 겁니까?

 

!

 

민정의 눈이 커다래졌다.

 

, 그게 무슨 말이에요?

 

처음 결혼 약속할 때 그런 거 하나도 생각 못 했어요?

 

.

 

민정은 아차했다.

 

생각 안 했구나.

 

.

 

민용은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냥 하자고 한 거였어요?

 

그렇네요.

 

민정이 고개를 숙였다.

 

그런 일들 하나도 생각하지 못 했어요.

 

서 선생.

 

그냥 좋았거든요.

 

민정이 민용을 바라봤다.

 

그냥 결혼한다는 그 사실이 좋았어요.

 

후우.

 

민용이 한숨을 내쉬었다.

 

신지는 신경 쓰지 말아요.

 

?

 

민정이 민용을 쳐다봤다.

 

, 그게 무슨?

 

신지는 내가 말할게요.

 

민용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그러니 서 선생은 신경 쓰지 말아요.

 

.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하지만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신지야.

 

왔어?

 

신지가 칵테일을 따르며 슬픈 미소를 지었다.

 

오빠가 이렇게 직접 나를 보자고 말을 할 줄 몰랐네.

 

비꼬지 마.

 

민용은 겉옷을 의자에 걸쳤다.

 

진토닉 하나 주세요.

 

오빠. 결혼하는 거야?

 

?

 

민용이 신지를 바라봤다.

 

내가 결혼하는 게 싫니?

 

.

 

신지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

 

어떤 대답을 원해?

 

진짜 네 대답.

 

하아.

 

신지가 술은 한 잔 들이켰다.

 

싫어.

 

신지야.

 

정말 싫어.

 

신지가 민용을 노려봤다.

 

그게 당연한 거 아니야?

 

어째서?

 

민용이 믿을 수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미 우리 이혼한 사이잖아. 그런데, 그런데 왜 그래?

 

그래도 그건 아니지.

 

신지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민정이는 아니지.

 

어째서?

 

민용이 따지 듯 물었다.

 

어째서 서 선생은 안 돼?

 

내 친구잖아.

 

신지가 젖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그래도 민정이는 내 친구잖아.

 

그게 어때서?

 

민용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도대체 그게 무슨 상관인 거야?

 

후우.

 

신지가 눈을 감았다.

 

그게 어떻게 상관이 없니?

 

신지야.

 

민용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그냥 축하해주면 안 될까?

 

오빠 정말 잔인하다.

 

신지가 민용을 노려봤다.

 

이민용, 당신이라는 남자 정말로 잔인해.

 

신지야.

 

어떻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신지가 고개를 저었다.

 

어떻게 나보고 축하를 해 달래?

 

그럼 나랑 다시 갈 거니?

 

민용이 마간을 모으며 말했다.

 

너 다시 나랑 결혼 할 거냐고?

 

오빠.

 

신지가 다시 술을 한 잔 따랐다.

 

그런 말이 아니잖아.

 

그럼?

 

민용이 진지한 표정으로 신지를 바라봤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야?

 

적어도 내 기분 정도는 헤아려야 하는 거 아니야?

 

신지가 아래 입술을 물었다.

 

우리 그래도 전 남편과 전 부인 사이잖아.

 

그래서?

 

민용이 눈썹을 치켜 올렸다.

 

그게 무슨 상관이야?

 

오빠.

 

신지가 새된 비명을 지르며 민용을 바라봤다.

 

존중은 해야 할 거 아니야!

 

내가 언제 너 존중 안 했니?

 

그래.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나 무시하고 있잖아.

 

내가 언제?

 

정말.

 

신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

 

집에 간다.

 

?

 

더 이상 오빠랑 아무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아.

 

신지가 슬픈 눈으로 민용을 바라봤다.

 

나만 더 비참해져.

 

신지야.

 

오빠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거니?

 

신지가 고개를 숙였다.

 

이런 말 하면 내 기분이 어떨 것 같아?

 

그래도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민용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했다.

 

그래도 너니까.

 

그래.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말을 해줘야지.

 

신지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오빠.

 

?

 

그래도, 나는 이 결혼 반대야.

 

!

 

민용의 얼굴이 굳었다.

 

신지야.

 

내가 어떻게 축복을 하겠니?

 

신지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오빠.

 

?

 

그러니까 잘 살아.

 

!

 

민용이 가만히 신지를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나 원망 들을 만큼 잘 살라고.

 

신지가 슬픈 미소를 지었다.

 

나처럼 밖에 못 살면 너무 한심하잖아.

 

신지야.

 

나 갈게.

 

신지가 지갑을 열자 민용이 그 손을 잡았다.

 

내가 낼게.

 

됐어.

 

신지가 돈을 꺼내 바텐더에게 건넸다.

 

나도 이제 내가 살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