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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우리 Episode. 3 - 일곱

권정선재 2009. 6. 7. 10:22

 

만약에, 우리

 

Episode.3

 

 

민용과 민정이 결혼하기로 했다면? 일곱

 

 

 

나 말입니다. 나도 결혼을 하고 행복해지고 싶지만 그렇다고 윤호가 슬퍼지는 걸 원하지 않아요.

 

도련님.

 

나도 행복하고 윤호도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민용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하지만 서 선생을 놓아주고 싶지는 않아요.

 

하아.

 

해미가 한숨을 토해냈다.

 

왜 이렇게 된 걸까요?

 

그러게요.

 

민용이 쓴 웃음을 지었다.

 

하필이면 왜 윤호랑 이렇게 된 걸까요?

 

서방님.

 

.

 

민용이 해미를 바라봤다.

 

형수 왜요?

 

정말로 포기 못 하는 거죠?

 

!

 

민용의 눈이 흔들렸다.

 

형수님.

 

그냥 묻는 거예요.

 

해미가 살짝 민용의 시선을 피했다.

 

저 서 선생이 너무나도 좋습니다. 이 사람이라면 정말로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절대로 지난 번과 같은 그런 실패를 겪고 싶지는 않습니다. 잘 살고 싶어요. 저 정말 잘 살 거예요.

 

그래요.

 

해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서방님 더 이상 그럼 안 돼요.

 

그러니까, 제 편을 들어주세요.

 

“…….

 

해미가 입을 꼭 다물었다.

 

꼭 그런데 선생님이어야 해요?

 

.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만 합니다.

 

하아.

 

해미가 가늘게 한숨을 내쉬었다.

 

 

 

신지야. 밥 먹어야지.

 

안 먹어.

 

그래도.

 

민정이 살짝 아래 입술을 물었다.

 

밥은 먹자.

 

됐다고.

 

신지가 축 처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밥 먹을 기분 아니야.

 

신지야.

 

그만 하라고!

 

결국 소리를 지르고 마는 신지다.

 

너 지금 착한 척 하는 거야? 뭐야?

 

?

 

민정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 그게 무슨 말이야?

 

.

 

신지가 코웃음을 쳤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 빼앗는 거면 그냥 그런 척 해. 왜 그렇게 착한 척을 하고 그러는 거야? . 서민정 너 착한 거 세상 사람들 다 알아, 너 좋은 거 다 아니까, 그런 척 좀 그만해.

 

, 신지야.

 

민정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

 

신지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야 말로 어떻게 그래?

 

내가 뭘?

 

내가 뭘?

 

신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 지금 내가 뭘이라고 말을 한 거야?

 

그래.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 도대체 내가 뭘 어떻게 했다고 이런 말을 하는 거야? 너랑 이 선생님 이제 더 이상 아무런 사이도 아니잖아. 두 사람 사이 이렇게 할 거 하나도 없는 사이잖아. 그런데, 왜 그래?

 

그래.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이혼했다.

 

신지가 민정을 노려봤다.

 

그럼 끝이니?

 

아니야?

 

민정이 심호흡을 했다.

 

어떻게 이혼을 했는데도 끝이 아니야?

 

나는 아직 사랑하니까.

 

!

 

민정의 눈이 커다래졌다.

 

,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나는 아직도 오빠가 좋다고.

 

신지가 아래 입술을 물었다.

 

나 아직도 오빠가 좋단 말이야.

 

, 신지야.

 

민정의 얼굴이 굳었다.

 

너 정말 아직도 이 선생님 좋아하니?

 

그래.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몰랐어?

 

.

 

민정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몰랐어.

 

하아.

 

신지가 앞 머리를 쓸어 올렸다.

 

너 정말 이기적이다.

 

“…….

 

민정이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

 

됐어.

 

신지가 눈을 감았다.

 

더 이상 너랑 아무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아.

 

그럼 미리 말하지. 사귈 때 그 때 미리 말을 하지.

 

서민정. 너 정말.

 

신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떻게 나에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됐다.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너는 언제나 그런 애였어.

 

, 내가 뭘?

 

너만 생각했잖아.

 

신지가 매서운 눈길로 민정을 쏘아 봤다.

 

항상 너랑 나랑 있으면 네가 우선이었잖아.

 

내가 언제?

 

너 언제나 그랬어.

 

신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가.

 

, 어디를?

 

이 집.

 

?

 

민정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가 이 집을 왜 나가?

 

전세금 바로 빼줄게.

 

신지가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

 

그러니까 나가.

 

신지야. 우리.

 

더 이상 네 얼굴 못 보겠어!

 

신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 정말 너만 보면 숨이 막힐 것 같으니까 나가.

 

하지만.

 

나가라고!

 

신지가 소리를 질렀다.

 

너 나 죽는 꼴 보고 싶어서 그래?

 

신지야.

 

나가, 나가, 나가! 나가! 나가 버려! 당장 이 집에서 나가란 말이야!

 

민정인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나가!

 

그래.

 

민정은 등을 돌렸다. 미안했고, 또 서러웠다.

 

후우.

 

뒤에서 신지가 눈물을 흘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할 수 없었다. 갈 수 없었다.

 

미안해.

 

민정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정말로 미안해.

 

 

 

어디 갔다가 와?

 

?

 

소파에 앉아 있는 해미를 보고 고개를 갸웃하는 윤호다.

 

엄마 아직 안 잤어?

 

그래.

 

해미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들도 안 왔는데, 어떻게 엄마가 자러 가겠니?

 

.

 

윤호가 낮게 웃었다.

 

되게 바람직한 엄마네?

 

그럼.

 

해미가 코를 찡긋 해 보였다.

 

언제 엄마가 바람직하지 않은 적 있었니?

 

아니.

 

윤호가 고개를 저었다.

 

생각해 보니까 엄마 늘 바람직하고 좋은 엄마였어.

 

.

 

해미가 작게 웃었다.

 

왜 이렇게 늦게 온 거야?

 

그냥.

 

윤호가 살짝 말 끝을 흐렸다.

 

나 들어가서 잘게.

 

엄마랑 이야기 좀 할래?

 

?

 

윤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이야기?

 

이것저것.

 

윤호는 한 번 고개를 더 갸웃하더니, 이내 위 아래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