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우리
Episode.3
민용과 민정이 결혼하기로 했다면? 여섯
“시, 신지야.”
“됐어.”
신지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불쌍한 표정으로 볼 필요는 없잖아.”
“그런 게 아니라.”
“후우.”
신지가 이마를 짚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냥, 그냥 술을 많이 마셔서 그래. 그러니까 그런 표정 짓지 마. 나는 방에 들어가서 먼저 잘게.”
“신지야!”
‘쾅’
민정이 팔을 늘어뜨렸다.
“미안해.”
민정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하아.”
신지가 한숨을 내쉬며 눈을 감았다.
“둘이 결혼을 한다.”
말릴 필요는 없었다. 다만, 그래도 너무 했다.
“민정이도 정말 너무 해.”
신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이건 아니잖아.”
“삼촌.”
“어?”
담배를 입에 물던, 민용이 윤호를 바라봤다.
“뭐 하고 있었냐?”
“삼촌 기다리고 있었어.”
“나를?”
민용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
“할 이야기가 있어.”
“할 이야기?”
민용이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이야기?”
“알잖아.”
윤호가 아래 입술을 물었다.
“언제까지 그렇게 모르는 척을 할 거야?”
“!”
민용의 얼굴이 굳었다.
“그 말을 하려는 거냐?”
“응.”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을 하려는 거야.”
“하아.”
민용이 한숨을 내쉬면서 담배를 도로 집어 넣었다.
“도대체 너 왜이러는 거야?”
“기회를 줘.”
“!”
민용의 얼굴이 굳었다.
“그래야 하는 거 아니야?”
“무슨 기회?”
민용이 굳은 얼굴로 물었다.
“도대체 무슨 기회를 달라는 거야?”
“나도 고백은 해 봐야 할 거 아니야.”
윤호가 외치듯 말했다.
“그 정도 기회는 줘야 할 거 아니야!”
“왜?”
민용이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삼촌.”
“네가 놓친 거야.”
민용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했다.
“나는 이미 많이 기회를 줬어.”
“하아.”
윤호가 한숨을 토해냈다.
“삼촌 정말 이럴 거야?”
“그래.”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 이럴 거야.”
“삼촌!”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민용이 가만히 윤호를 바라봤다.
“내가 뭘 어떻게 해야 겠어?”
“후우.”
윤호가 한숨을 토해냈다.
“나 딱 한 번만 선생님에게 고백을 하게 해 줘.”
“미쳤어?”
“응.”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 선생님에게 이미 미쳤어.”
“
“나 이미 미쳤다고.”
윤호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이미, 이미 다 빠져버렸는데 나보고 뭘 어떻게 하라는 거야? 이제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는데, 이미 나 선생님이 너무 좋아져 버렸는데, 그런데, 그런데 어쩌라고?”
“후우.”
민용이 다시금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서 선생이 너무 좋다.”
“삼촌.”
“그래서 그럴 수 없어.”
민용이 가만히 윤호를 바라봤다.
“윤호야”
“왜?”
“네가 포기해라.”
“!”
윤호의 얼굴이 굳었다.
“나도 불안해.”
“뭐?”
“솔직히 서 선생 마음 흔들려.”
“그, 그게 정말이야?”
“너무 좋아하지는 마라.”
민용이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그 전에 쐐기를 밖을 거니까.”
“비겁하잖아.”
윤호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그런 식으로 하는 건 나쁜 거잖아.”
“왜?”
민용이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게 왜 나쁜 거야? 먼저 서 선생을 잡은 건 나야. 그러니까 당연히 내가 그 사람을 잡아야 하는 거잖아. 너는 그 동안 서 선생 단 한 번도 잡을 생각을 한 적이 없고 말이야. 그런데 지금 나보고 하지 말라고?”
민용이 코웃음을 쳤다.
“싫어.”
“삼촌.”
윤호가 무릎을 꿇었다.
“!”
“제발.”
“이,
민용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부탁해.”
윤호가 고개를 숙였다.
“나도 기회를 한 번만 주라.”
“춥다.”
민용이 등을 돌렸다.
“들어가자.”
“삼촌!”
“…….”
윤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나도 기회를 달라고!”
하늘에 윤호의 외침만이 공허하게 울렸다.
‘Rrrrr Rrrrr’
민정이 액정을 보고 살짝 얼굴이 굳었다.
“후우.”
윤호였다.
“윤호야.”
민정은 가만히 휴대 전화를 엎어 두었다.
“왜 이래?”
민정이 눈을 감았다.
“응?”
민정은 아래 입술을 물었다.
“하아.”
윤호가 한숨을 내쉬며 휴대 전화 액정을 닫았다.
“선생님.”
윤호는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전화 좀 받아주세요.”
윤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형수, 시간 좀 있어요?”
“네?”
커피를 타던 해미가 고개를 돌렸다.
“갑자기 무슨 일이세요?”
“형수 밖에 상담할 사람이 없네요.”
“흐음.”
해미가 미간을 모았다.
“도련님이 고분고분하니까 무서운 걸요?”
“그런 말 말고요.”
민용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래서 어쩌실 겁니까?”
“들어야죠.”
해미가 미소를 지었다.
“서방님이잖아요.”
“그래요.”
민용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모르겠습니다.”
민용이 고개를 숙였다.
“결혼을 해야 하는 건지.”
“갑자기 왜 그러는 거예요?”
해미가 눈을 치켜떴다.
“무슨 생각이예요?”
“윤호가 아파하네요.”
민용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아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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