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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 살다. Season 5 - [열세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7. 5. 00:25

 

 

 

추억에 살다.

 

 

Season 5

 

열세 번째 이야기

 

 

 

그렇구나.

 

문 밖에서 듣고 있던 성현의 입가에 쓰디쓴 미소가 지어졌다. 더 이상 쓸 수 없는 미소가 지어졌다.

 

너는, 역시나 그 사람인 거구나.

 

허탈했다. 너무나도 허탈했다.

 

하아.

 

마음이 아팠다.

 

나를 선택하지 않을 건 알았는데.

 

입이 썼다.

 

그렇다고 그렇게까지 확실하게 말을 할 줄 몰랐네.

 

정말 떠나야 할 모양이었다.

 

하아.

 

이상하게 오래 머물고 있었다.

 

그래 떠나야지.

 

성현은 고개를 저었다.

 

떠나야 해.

 

그런데 발걸음이 떨어질까? 성현은 자신에게 믿음이 가지 않아싿.

 

하아.

 

하지만 가야 하는 것이었다.

 

 

 

어째서 너만 온 거야?

 

알잖아.

 

해미의 말에 윤호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엄마는 무슨 말이 듣고 싶어?

 

?

 

해미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 게 아니라.

 

알아.

 

윤호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 무슨 말 하고 싶은지.

 

그래.

 

윤호는 집을 둘러봤다.

 

형은?

 

잠시 나갔어.

 

어디?

 

몰라.

 

해미가 어깨를 으쓱했다.

 

걔가 말을 하고 가는 아이니?

 

그러게.

 

그나저나 민호 들어올 것 같더라.

 

!

 

윤호의 눈이 커다래졌다.

 

, 뭐라고?

 

민호 돌아온다고.

 

해미가 윤호의 눈을 들여다 봤다.

 

싫어?

 

하아.

 

윤호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어떨 것 같아?

 

그냥 받아주면 좋겠어.

 

정말.

 

윤호가 고개를 저었다.

 

엄마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해?

 

그럼 어쩌라고?

 

해미가 따지 듯 물었다.

 

둘 다 내 자식이잖아.

 

후우.

 

윤호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나보고 그럼, 민호 버리라고?

 

아니야.

 

윤호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 아니야.

 

윤호야.

 

?

 

엄마 정말 힘드어.

 

“…….

 

윤호가 빤히 해미를 바라봤다.

 

나 좀 도와주면 안 되겠어?

 

?

 

이제 그만.

 

!

 

민호 용서해 줘.

 

하아.

 

윤호가 고개를 숙였다.

 

엄마는 늘 그래.

 

뭐가?

 

형만 보이지?

 

!

 

형만 보이는 거지?

 

그런 게 아니야.

 

아니긴.

 

윤호가 아래 입술을 물었다.

 

내가 바보야?

 

윤호야.

 

그래.

 

윤호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겠지.

 

그런 게 아니라.

 

아니.

 

윤호는 고개를 저었다.

 

엄마는 그래.

 

내가 언제?

 

언제?

 

윤호가 코웃음을 쳤다.

 

그걸 몰라서 묻는 거야?

 

“…….

 

해미는 아래 입술을 물었다.

 

내가 뭘 어쩌라고?

 

아니.

 

윤호는 고개를 저었다.

 

그냥.

 

그냥 뭐?

 

이제 나도 떠날래.

 

!

 

해미의 눈이 커졌다.

 

, 그게 무슨 말이야?

 

나 한국 정말 떠나야 겠다.

 

윤호야.

 

엄마도 알잖아.

 

윤호가 슬픈 미소를 지었다.

 

나 이런 놈인거.

 

네가 어떤 사람인데?

 

내 멋대로.

 

윤호야.

 

나 놓아줘.

 

윤호가 슬픈 눈으로 해미를 바라봤다.

 

왜 나를 잡아 두려는 거야?

 

!

 

해미의 눈이 흔들렸다.

 

, 내가 너를 붙잡고 있는 거라고?

 

.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 그래.

 

하아.

 

해미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보내줘.

 

!

 

제발.

 

윤호야.

 

나 좀.

 

윤호가 슬픈 미소를 지었다.

 

보내줘.

 

그래라.

 

!

 

해미가 고개를 돌렸다.

 

, 아버님.

 

윤호 바람이지 않느냐?

 

순재가 소파에 앉았다.

 

그래도 되지 않아?

 

그런 게 아니라.

 

가고 싶다잖아.

 

순재는 미소를 지었다.

 

윤호가 언제 네 말 듣던 아이냐?

 

할아버지.

 

윤호가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고맙긴.

 

순재가 고개를 저었다.

 

어쩔 거냐?

 

하아.

 

해미가 한숨을 토해냈다.

 

제가 어떻게 해야 겠어요?

 

글쎄다.

 

순재가 고개를 갸웃했다.

 

무조건 반대하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후우.

 

해미가 한숨을 토해냈다.

 

아버님. 저는 정말.

 

엄마, 제발.

 

윤호의 눈은 간절했다.

 

안 되겠어?

 

하아.

 

해미가 이마를 짚었다.

 

정말 너라는.

 

엄마.

 

윤호가 다시 재촉했다.

 

제발.

 

후우.

 

해미가 작게 한숨을 토해냈다.

 

꼭 가야 겠어?

 

.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 가야 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