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기적
권순재
딱 하루만 더
그 말을 듣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너의 창백한 얼굴이
늘 당당하던
너와 달라서
할 말을 잃었다.
아무리 아파도,
잇새로 나오는 신음을 참으며
고통스럽지 않게
아니 않은 척
애를 쓰는 네가 안쓰러워
내 마음이 더 쓰렸다.
너는 말을 했다.
딱 하루만,
하루만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루만
하루만 고통스럽지 않았으면 한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숨이 턱 하니 막혔다.
하루의 기적을 내가 줄 수 없어서,
그 하루가 너에게 없는 것을 알기에,
미안하고 다시 또 미안했다.
보러 가고 싶어도,
보러 가기에는 네가 너무 멀기에,
마음으로 밖에 보지 못 하기에,
미안하고 늘 미안하고 다시 또 미안하다.
너에게 하루의 기적을 부디 줄 수 있기를 바라며,
간절히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