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번째 페이지
권순재
반을 채웠다.
드디어 반을 채웠다.
아니
채우지 못 했다.
반도 채우지 못 했다.
하루하루
나의 하소연
그리고
그 하소연이
50번째 페이지에 다다랐다.
무의미한 연속이
계속 되고 있지만
여전히
그 속에
의미는 없다.
그 의미가 없는 글들의 나열이
새로우며
새롭다.
그리고 나태하고
나태하다.
언제 나를 달랠 지도,
언제 나를 알릴 지도,
모르면서,
나는 계속 글을 끄적인다.
누군가
언젠가 알아주길 바라면서
나는 계속 글을 끄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