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권순재
대지의 어머니는
튼실한 그녀의 유방으로
대지를 촉촉이 적시며
젖의 강을
유유히 흐르게 한다.
아무리 우매한
멍청한 인간들이
어미의 살을
꼬집고
파내고
피를 흘려도
그저 아무렇지도 않은 척
어머니는 미소를 짓는다.
어머니
아- 아- 어머니
어찌 그리
선하신가?
어찌 그리
순하신가?
추악하고
추악한
우리들을 왜 모르는가?
어머니께 해드릴 것 하나 없이
자꾸만 달라고만 이야기를 하는
추악하고 추악한
우리들을 왜 모르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