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과 전시

[신나는 공연] 극적인 하룻밤

권정선재 2014. 12. 16. 07:00

[신나는 공연] 극적인 하룻밤

 

Good 달달한 거 끌리는 사람

Bad 옆 사람과 조금이라도 야한 건 불편해

평점 - ★★★★ (8)

 

[극적인 하룻밤]이라는 제목처럼 19금을 달고 있는 연극 [극적인 하룻밤]은 그 만큼 아찔하고 매력적인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사실 적은 배우가 나오는 연극에 대해서 불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토리 진행을 위해서 당연히 필요한 사람의 수가 있고 그것이 없다면 아무래도 연극이 다소 비어보이는 것은 피할 수 없거든요. 그런데 [극적인 하룻밤]은 이와 같은 걱정을 완벽하게 달래는 연극이었습니다. 이보다 더 매력적인 공연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달달하고 사랑스러웠거든요. 물론 스토리 자체는 두 시간이 안 되는 연극 시간인 만큼. 흐음.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소 극적으로 묘사가 된 인물들의 모습 역시 정말 저렇게까지 해야만 하는 거야? 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내 극에 완벽하게 몰입하게 됩니다. 사실 우리가 아무리 연극에 대한 예절을 지킨다고 하더라도 정말 재미없는 공연을 보게 되면 자꾸만 핸드폰을 보고 시간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들잖아요. 하지만 [극적인 하룻밤]은 그런 생각이 들지 않더라고요. 과연 이 두 사람이 어떤 결말을 향해서 가는 걸까? 정말로 두 사람이 사랑할 수 있는 걸까? 같이 초조하거든요. 연애 세포가 죽어가는 분들이 본다면 정말 완벽하게 달달한 연극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하는 여자의 결혼식에 와서 사랑하는 결혼식에 온 남자의 결혼식을 지켜보는 여자와 연인이 되는 이야기. 막장 같지만 은근히 있을 법한 이야기 같지도 않은가요? 사실 누군가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하는 것은 너무나도 바보 같은 일일 겁니다. 오죽하면 헌신하면 헌신짝이 된다. 이런 말까지 있겠느냐는 말이죠.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로맨스는 피어날 겁니다. 자신의 마음을 얼마나 제대로 바라보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키워드이기는 하겠지만 말이죠. 다소 야하기는 하지만 사실 이 공연이 굳이 19금까지 받은 이유가 무엇일까? 아쉬움이 묻어납니다. 그냥 17금 정도만 해서 고등학생들도 같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솔직하거든요. 물론 원나잇 스탠드를 소재로 삼고 있기는 하지만 결국 [극적인 하룻밤]이 진짜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망설이고 그 사람이면 안 되는 이유를 자꾸 찾지 말고 마음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라는 거거든요. 사실 우리 전부 다 많이 잘못하고 있잖아요. 누군가를 좋아하면서도 내가 이 마음을 표현하고 나면 혹시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망설이고 말이죠. 그럴 이유가 하나 없는데 말입니다. 지금 당장 그 사람에게 다가가라는 거. 기회라는 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걸 [극적인 하룻밤]은 달콤하게 묘사합니다.

 

다만 두 명의 배우만 나오는 데다가 한정된 무대를 활용하다 보니 관객석 기준으로 왼편에 앉으신 분들은 다소 공연 관람이 어려우실 것 같습니다. 저는 맨 앞 줄 가운데에 앉아서 무대의 양쪽을 다 즐길 수 있었지만, 극 중 남자주인공의 집이자 극이 전반적으로 진행되는 공간이 오른 편에 있는 만큼 조금 주의해서 자리를 선택하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재미있는 공연이라고 하더라도 무대가 제대로 보이지 않으면 그 매력을 제대로 감상하기 어렵잖아요. 특히나 [극적인 하룻밤]처럼 매력적인 공연이라면 한 번에 모든 무대를 관람하는 자리가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 다음에 다시 보게 된다면 조금 뒤쪽에서 보게 될 것 같아요. 초반에 성적인 묘사가 있을 때나 배우들의 행동 등을 바라보기 조금 더 쉬울 것 같거든요. 물론 저처럼 덩치가 큰 남자들은 맨 앞줄이 최고겠죠. 일단 다리를 뻗어야 하니까요. 보는 내내 낄낄거리면서 양손을 꼭 잡고 본 공연이었습니다. 원래 로맨스 소설을 쓰는 사람이라서 달달한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정말 [극적인 하룻밤]은 이보다 더 달콤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달았거든요. 정말 사랑하는 사랑을 위해서 지금 당장 잡으라고 말하는 연극. 죽어가는 연애 세포 무조건 살립니다. 이 겨울 달달한 공연이 보고 싶으시다면 [극적인 하룻밤] 어떠신가요?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