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살다.
아홉 번째 이야기
“오빠 도대체 나에게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정말, 정말 오빠가 나에게 이럴 줄은 몰랐어.”
“미안하다.”
따지듯 묻는 신지에게 민용은 고개를 돌려버렸다.
“내가 생각이 짧았어.”
“오빠.”
신지가 눈물이 그렁거리는 눈으로 민용을 불렀다.
“날 좀 봐.”
“이혼하자.”
“!”
신지의 눈이 커다래졌다.
“뭐, 뭐라고?”
“이혼하자고.”
민용이 내뱉듯 말했다.
“지,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
“말 그대로야. 우리 이혼하자.”
돌아선 민용의 눈은 차갑기 그지 없었다.
“윤호 녀석 말이 맞아.”
“뭐, 뭐가?”
“나 너 사랑해서 결혼한 거 아니야.”
“!”
신지의 눈이 커다래졌다.
“그, 그게 무슨.”
“나는 그저 너를 동정했을 뿐이야. 나에게서 버림 받고 상처 입은 신지라는 그 사람을 불쌍히 생각했던 거 뿐이라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야. 그렇게 성급하게 청혼을 하는 게 아니었는데. 미안하다.”
“!”
신지의 얼굴이 굳었다.
“그래서 지금 다시 이혼을 하자고?”
“그래.”
“하.”
신지가 코웃음을 쳤다.
“나 이혼 안 해.”
“해야 할 거야.”
“싫어.”
신지는 고개를 저었다.
“우리 뱃속의 아이는 어쩌고?”
“내가 다 기를게.”
“하. 웃기는 소리 하지 마.”
신지가 민용을 노려 보았다.
“나 절대로 오빠랑 이혼 안 해. 아니 못 해. 내가 왜 또 이혼을 당해야 하는 건데!”
“처음 이혼은 네가 한 거잖아.”
민용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나에게도 기회를 줘야지.”
“이런 거.”
신지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말도 안 되는 일이잖아. 어떻게, 어떻게.”
“정말 미안하다.”
민용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가!”
“부모님께 말씀 드려야지.”
“하아.”
신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나 이혼 안 할 거라고!”
“난 해.”
“!”
신지의 얼굴이 굳었다.
“미안해.”
“오빠!”
‘쾅’
민용은 거칠게 방문을 닫고 나섰다.
“하아.”
민정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괜히 나타난 건가?”
집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듯 했다.
“후우.”
민정은 마음이 무거웠다.
“그냥 도로 나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갈 곳도 없고. 민정은 난감했다.
“모두들 모이세요!”
민용은 거실로 나가서 소리쳤다.
“무슨 일이냐?”
“왜 불러?”
문희와 순재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거실로 나왔다.
“무슨 일이세요? 서방님.”
이어서 해미가 안방에서 나왔다.
“왜?”
마지막으로 윤호가 피자를 먹으며 자신의 방에서 나왔다.
“나 이혼해요.”
“!”
“뭐, 뭐?”
“뭐라고요? 서방님?”
“사, 삼촌.”
민용이 고개를 숙였다.
“아버지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 이혼을 하게 되었어요.”
“가,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냐? 이혼이라니!”
순재가 고함을 쳤다.
“신지는? 신지가 가지고 있는 네 아이는?”
“죄송합니다.”
민용은 연신 고개를 숙였다.
“신지를 사랑하지 않아요.”
“!”
윤호의 표정이 굳었다.
“사, 삼촌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네 말이 맞더라.”
민용이 윤호를 향해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신지를 사랑하지 않아.”
“그, 그러면.”
“네 말대로 아직 서 선생을 사랑하더라.”
“!”
윤호가 바닥에 무너져 내렸다.
“유, 윤호야!”
“이런 미친 놈!”
순재가 민용을 못 마땅하게 바라봤다.
“네 눈에는 결혼이라는 게 그리 애들 장난 같이 보여?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보이냐는 말이야.”
“중요한 거 압니다. 결혼이라는 거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수로 함부로 해버렸기에 이렇게 무르려는 겁니다.”
“안 된다.”
순재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이 이혼 안 돼!”
“아버지.”
“절대 안 돼!”
순재는 쐐기를 박 듯이 말했다.
“이미 애가 둘이나 있는데 무슨 이혼이야.”
“하지만.”
“사랑?”
순재가 코웃음을 쳤다.
“부부라는 게 꼭 사랑만으로 사는 건 아니다. 물론 사랑이 기분이 되어야 하겠지만, 정이라는 것도 그 못지 않게 너무나도 중요한 거야. 정이 없이는 두 사람이 살지를 못 하지. 반면 사랑이 없는 사람은 살 수 있어. 바로 거기에서 정이라는 것도 싹이 트니까 말이야. 그러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이혼 할 겁니다.”
“이민용!”
“무슨 말씀을 하셔도 이혼 합니다.”
민용이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이미 마음 굳혔습니다.”
“절대 안 된다.”
순재가 고개를 저었다.
“이혼이라니! 다시 또 이혼이라니! 그것도 너의 아이를 가진 여자가 있는데도 이혼이라니! 어림도 없는 소리.”
“하아.”
밖에서 나는 모든 소리가 들리자, 신지의 눈에는 다시금 눈물이 고였다.
“오빠.”
이제는 정말 잘 될 줄 알았다. 정말로.
“하아.”
신지는 한숨을 토해냈다.
“아가야 어떻게 하니?”
신지는 배를 문질렀다.
“하아.”
신지는 고개를 숙였다.
“아무튼 저는 말씀 드렸습니다.”
민용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이상 제 일에 관해서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왈가왈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저는 이혼하기로 마음 먹었고 이 마음을 뒤집을 생각도 전혀 없습니다. 애초에 원한 결혼이 아니었습니다.”
“고, 고얀!”
순재의 얼굴에 노기가 가득했다.
“네가 감히 어찌!”
“그래, 민용아. 어서 아버지께 잘못했다고 해!”
“
민용은 순재와 문희를 외면하고 윤호를 바라봤다.
“이제 너와 나는 더 이상 삼촌과 조카가 아니다.”
“!”
윤호의 눈이 가늘게 떨렸다.
“남자 대 남자인 거야.”
“서, 서방님.”
해미가 윤호의 앞을 막고 나섰다.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도대체 왜 그렇게 서 선생님께 미련을 갖고 계신 건지 모르겠는데, 좀 도가 넘친 게 아닌가 생각이 되네요. 지금 이러시는 게 옳다고……”
“형수는 시끄럽습니다.”
“네?”
해미의 얼굴이 굳었다.
“그, 그게 무슨?”
“나는 분명히 말 했다.”
민용이 윤호를 바라봤다.
“경고했어.”
“삼촌은 미쳤어.”
“그래.”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서 선생 곁에 있는 것만 생각해도 온 몸의 피가 거꾸로 솟을 것만 같아. 그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래.”
민용의 어깨가 가늘게 떨렸다.
“그 때는 어쩔 수 없이 서 선생을 보냈어.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바보 같은 일은 하지 않을 거야.”
민용이 자켓을 집어 들었다.
“선생님 건드리지 마.”
윤호가 민용을 노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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