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살다. Season 2
열세 번째 이야기
“그래서 결국에는 너도 나가야 겠다는 이야기냐?’
“예.”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죄송합니다. 아버지.”
“죄송한 걸 아는 놈이.”
순재가 한심하다는 듯 민용을 바라봤다.
“제발 한 번만 더 생각을 해 봐라.”
“아니요.”
민용이 고개를 저으며 순재를 바라봤다.
“이미 충분히 생각을 한 겁니다.”
“하아.”
순재가 한숨을 토해냈다.
“왜 그렇게 엇갈릴려고만 하는 게냐?”
“제가요?”
민용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저는 다른 사람들하고 하루라도 빨리 다시 조각이 맞춰지기를 바라고 있는 거 뿐이에요.”
“조각?”
“예.”
민용은 고개를 끄덕였다.
“퍼즐은 이미 부숴졌어.”
순재가 민용의 눈을 보면서 말을 했다.
“그리고 그 퍼즐은 새로운 판을 짜고 있다고.”
“아니요.”
민용이 고개를 저었다.
“아직 그대로입니다.”
“뭐라고?”
순재가 미간을 찌푸렸다.
“어찌 그리 확신하는 게냐?”
“아버지.”
민용이 순재를 바라봤다.
“제발 저 한 번만 믿어주시면 안 됩니까?”
“어떻게 믿어.”
순재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리 매일 사고만 치는 막내를.”
“당신 아직도 그러고 있어요?”
“어, 엄마.”
“왜 또 들어와?”
“민용이 걱정 돼서 들어왔죠.”
문희가 침대에 턱 하니 걸터 앉았다.
“아니 여보, 얘가 이야기 한다고 마음 돌릴 애도 아니고 말이유. 그냥 보내줍시다. 우리가 평생 얘 데리고 살 것도 아니고 말이에요.”
“시끄러.”
순재가 못 마땅한 눈길로 문희를 바라봤다.
“당신이 늘 그렇게 말을 하니까 민용이 자식이 이 모양 아니야? 다 당신 책임이야! 하여간.”
“아, 아니 왜 또 나보고 그래?”
문희가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
“민용아 넌 나가.”
“왜?”
순재가 눈을 치켜 뜨며 문희를 바라봤다.
“아직 이야기 안 끝났어.”
“끝나기는 할 이야기유?”
문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차피 돌고 돌고 다시 돌아서 원래대로 돌아올 이야기를 왜 자꾸 해서 당신도 진이 빠지고 애도 지치게 만들어요. 그냥 애가 하게 두면 되는 일 가지고 왜 이렇게 골을 썩이냐고요.”
“당신은 이혼이 아무렇지도 않아?’
“누가 그렇대요?”
문희가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
“나도 슬퍼요.”
“그런데?”
“할 수 없잖아요.”
문희가 민용을 바라봤다.
“그건 민용이가 결정할 일이에요.”
“웃기네.”
순재가 민용을 바라봤다.
“민용이 너 이 자식, 정말로 이혼하고 이 집 나갈 거냐?”
“예.”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아버지께서 안 된다고 하셔도 그럴 겁니다.”
“고얀.”
순재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결국 이 애비를 이겨 먹겠다는 거지?”
“그런 게 아니에요.”
민용이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버지는 왜 늘 그렇게 생각하세요?”
“내가 뭘?”
“항상 그러시잖아요.”
민용이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제 일입니다.”
“네 일?”
순재의 얼굴이 굳었다.
“그래서 부모를 무시해도 좋다는 거냐?’
“누가 무시한대요?”
민용이 고개를 저으며 순재를 바라봤다.
“아버지랑 엄마 무시 안 해서 이렇게 다 말씀 드리는 거잖아요. 무시 했으면 그냥 제가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그냥 행동했을 겁니다. 하지만 저 다 미리 말씀 드리면서 행동하잖아요.”
“윤호를 아프게 하고 싶냐?”
“!”
순간 민용의 눈이 흔들렸다.
“다, 당신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가만히 있어.”
순재가 문희에게 핀잔을 줬다.
“민용이 너 네 조카에게 상처 주고 싶어.”
“아버지.”
“말 해!”
순재가 호통을 쳤다.
“어서 말해 보라고.”
“……”
민용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상처 주기 싫은 놈이 그렇게 행동해?”
“아버지.”
민용이 순재를 바라봤다.
“아버지는 저 상처 주고 싶으세요?”
“뭐?”
“그렇잖아요.”
민용이 빤히 순재를 바라봤다.
“아버지는 왜 이렇게 저를 힘들게 하세요?”
“고, 고얀.”
“부탁입니다.”
민용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가 하겠다는 것 좀 믿어주세요.”
“그럽시다.”
“가만히 좀 있으라고.”
순재가 한숨을 내쉬었다.
“민용아.”
“예.”
“어떻게 해야 하겠냐?”
“네?”
순재가 민용을 올려다 봤다.
“어떻게 해야 하겠어?”
“아버지.”
“말 좀 해 봐라.”
순재의 표정은 간절했다.
“나는 너랑 윤호 사이 벌어지는 게 싫어.”
“왜요?”
민용이 따지 듯이 물었다.
“어째서 저보다 윤호가 우선입니까?”
“뭐?”
순재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게 무슨 말이야?”
“사실 아닙니까?”
민용이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어릴 적에는 형에게 뒤쳐져 늙어서는 조카에게 뒤쳐집니까?”
“그런 게 아니야.”
“아니긴요.”
민용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항상 그러셨습니다.”
“아니라고.”
순재가 눈을 감았다 떴다.
“어떻게 해야 마음 돌리겠느냐?”
“안 돌립니다.”
“그만 하라고요.”
문희가 다시 한 번 순재를 말렸다.
“왜 자꾸 민용이에게만 그래요?”
“민용이 뿐이니까.”
“!”
순간 민용의 얼굴이 굳었다.
“민용이만 내 말 듣는 자식이니까.”
“여, 여보.”
순재가 다시 민용을 올려다봤다.
“정말 안 되는 거냐?’
“죄송합니다.”
“정말로?”
“예.”
민용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결심한 일이에요. 아버지.”
“하아.”
순재가 한숨을 토해냈다.
“정말로 안 되는 일이라고?”
“예.”
민용은 다시 한 번 힘주어 대답했다.
“아무리 아버지께서 그러셔도 안 돼요.”
“부탁이다.”
“!”
“아, 아버지.”
순간 순재가 민용에게 무릎을 꿇었다.
“민용아 제발 부탁이다.”
“당신 일어나요!”
문희가 황급히 순재의 팔을 잡았다.
“어서요.”
“아니.”
순재는 고개를 저었다.
“민용이 저런 건 내 죄야.”
“아버지.”
“민용아.”
순재가 다시 고개를 올려서 민용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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