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이야기 하기

선진 씨의 하루. 첫 번째 - 행복도시에는 지하철보다 편리한 BRT가 있대요!

권정선재 2009. 4. 4. 00:03

 

 

 

행복도시 이야기

 

 

#1. 행복도시에는 지하철보다 편리한 BRT가 있대요!

 

 

 

 잠시만요!

 

아침부터 분주한 그녀의 이름은 우선진. 행복도시라고 불리는 세종 시에 이사온 사흘 째다. 햇살 좋은 토요일에 이사를 오고 일요일에 기분 좋게 집들이 한 것 까지는 좋았는데, 월요일. 알람을 듣지 못하고 예상보다 늦게 일어나 버렸다. 그리고 지금은? 회사에 늦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달리는 중이다.

 

지하철도 없고 무슨 행복 도시가 이래?

 

선진은 잔뜩 볼을 부풀리며 투덜거렸다. 태어날 때부터 쭉 서울에서만 살아온 그녀는 지하철이 없는 삶이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서울에서 버스는 언제나 막히고 제 시간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다소 불편한 교통 수단일 뿐이었다.

 

행복한 도시라면 버스가 우선이 아니라 다른 교통 수단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자가용을 사던지 해야지.

 

저 아가씨.

 

?

 

순간 선진은 옆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움찔하며 고개를 돌렸다.

 

, 저요?

 

그래요, 아가씨.

 

선진의 어머니 또래로 보이는 한 아주머니 하나가 선진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로 그러시죠?

 

가뜩이나 늦어서 불안한데 아침부터 무슨 일일까? 그래도 선진은 최대한 예의 있는 표정으로 아주머니를 바라봤다.

 

그저 아가씨가 잘 모르는 게 있어서 내가 알려주려고 그래요.

 

?

 

선진이 눈을 깜빡이며 아주머니를 바라봤다.

 

제가 뭘 모르고 있다고요?

 

그래요. 바로 행복도시의 편리한 BRT 시스템이죠.

 

, 뭐라고요? B, BRT?

 

그래요.

 

선진은 눈을 깜빡이며 아주머니를 바라봤다. 평상시 퀴즈 프로그램 등을 보면서 항상 높은 정답 율을 자랑하던 선진이었지만 그런 단어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도대체 그 BRT라는 게 뭔데요?

 

행복도시 세종 시에만 있는 특별한 대중교통 프로그램이죠.

 

, 대중 교통 프로그램이요?

 

버스 중앙 차로를 통해서 모든 버스들이 제 시간이 딱딱 도착하는 매우 좋은 서비스에요.

 

난 또 뭐라고.

 

선진이 코웃음을 치며 아주머니를 바라봤다.

 

그런 건 서울에도 다 있다고요. , 세종 시에만 특별하게 있는 건 줄 알아요? 요즘에는 단순히 서울뿐만 아니라 신도시들에도 다 버스 중앙 차로를 만들고 있는 추세라고요. 그런 걸 가지고 뭐 특별한 것처럼.

 

후후후.

 

아주머니는 입을 가리고 작게 미소를 지었다.

 

정말 세종 시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아가씨로군요. 세종 시에 있는 BRT 시스템은 서울에 있는 버스 중앙 차로 시스템과는 차원이 다른 시스템이에요. 서울에 있는 버스 중앙 차로와 버스 환승 센터는 물론이고, 입체 교차로, 버스 우선신호 시스템까지 완벽하게 구축이 되어 있답니다.

 

, 입체 교차로, 버스 우선신호시스템이라고요?

 

그래요. 서울과 같은 도시들에서 버스가 제시간을 못 지키는 이유는, 예상치 못했던 혼잡한 교차로에서 몇 분 이상씩 지체되기 때문인데, 행복도시의 교차로에서는 다른 승용차들은 정차하고 있는 반면, BRT 버스는 지하차도(고가차도) 등을 통해 정차하지 않고 바로 통과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입체 교차로예요. 또한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버스 우선신호시스템을 도입해서 신호등이 있는 교차로에 버스가 도달하게 되면 미리 신호가 파란색으로 바뀌게 되어 버스는 정차하지 않고 통과할 수 있는 것이지요.

 

우와, 정말로 편리하네요? 그렇다면 행복 도시 어디든지 빠르게 갈 수 있는 건가요?

 

물론이죠. 버스만을 위한 중앙 차로가 확보되어 있고 교차로 및 신호등에서 정차하지 않는 버스라면 지하철과 다를 게 없지요.

 

아주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BRT 시스템만 있다면 행복도시 그 어디라도 20분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답니다.

 

우와, 그러면 다행이네요. 전 지각을 한 게 아니에요.

 

선진이 밝게 웃으며 아주머니를 바라봤다.

 

정말 감사해요. 저는 지난 토요일에 이리로 이사를 와서 행복 도시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거든요.

 

어머나, 그럼 아직까지 카드도 찍지 않았겠네요?

 

? , 무슨 카드를 찍어요?

 

이걸 봐요.

 

아주머니가 가리킨 곳에는 마치 버스 내에 있는 교통 카드 단말기와 같은 것이 설치되어 있었다.

 

행복 도시에서는 미리 교통 요금을 지불할 수 있답니다.

 

, 이건 베니스에서 수상 버스를 탈 때 내는 개념과 굉장히 비슷하네요? 아침에 버스에 탈 때 앞 사람 카드에서 에러가 나면 짜증이 나고 불편했는데 너무너무 좋을 것 같아요.

 

그렇죠?

 

.

 

선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저 여기서 살면 정말로 행복해질 것 같아요.

 

그게 바로 행복 도시의 모토이니까요.

 

아주머니가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버스가 미끄러지듯이 정류장 앞에 섰고, 선진은 아주머니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에 또 봐요.

 

! 다음에 뵈요.

 

선진은 의자에 앉아서 창 밖을 내다 보았다. 행복한 도시, 이곳에 있으면 무언가 선진에게도 기분 좋은 일들이 생길 것 같았다.

 

 

 

행복 도시 세종에는 대한민국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아주 특별한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바로 BRT라는 것입니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제 시간에 도착을 하기 위해서는 지하철을 타지 않는다면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만 세종 시에서는 오직 버스만으로도 그런 일이 가능합니다. 바로 BRT 덕분이죠.

 

행복 도시 세종은 서울을 비롯한 일부 시도에서 시행하고 있는 버스 중앙 차로부터 시작을 해서, 입체 교차로 시스템 및 버스 우선신호 시스템까지 도입을 할 예정입니다. 입체 교차로라는 것은 우리에게 다소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지만 그 내용을 뜯어 보면 굉장히 쉬운 내용입니다. 다른 승용차들은 교차로에서 정차하고 있는 반면, 버스에게는 독립된 지하차도 또는 고가차도를 제공하여 버스가 교차로에서 지체하지 않게 되는 시스템입니다. 또한 버스 우선 신호시스템은 버스가 신호등에 가까이 오면 신호등이 자동으로 초록 불로 변하게 되는 시스템으로, 신호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버스가 달리는 환경을 조성하여 버스가 지하철처럼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으로 행복 도시 세종 내에서는 어디서든 20분 내에 도착이라는 꿈의 시스템이 가능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행복 도시 세종에서는 이탈리아의 베니스 수상 버스와 마찬 가지로, 버스에 탑승하기 전에 미리 요금을 납부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바쁜 아침 시간 한 사람, 한 사람 씩 버스 카드를 찍으면서 버스에 탑승해야 하는 불편함으로 시간도 더 오래 걸리고 혼잡함을 피할 수가 없게 되는데, 행복 도시 세종에서는 이러한 불편을 애초에 방지, 버스에 타기 전에 미리 요금을 납부를 할 수 있게 해두었습니다. 이제는 바쁜 아침 시간에도 시간에 쫓기지 않고 미리미리 요금을 내고 버스에 탈 수 있어서 혼잡을 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장애인이 버스에 타기 매우 어려운 환경을 가진 것과는 다르게 행복 도시 세종에서는 버스의 출입구와 버스 정류장의 높이를 같게 맞추어 장애인도 쉽게 차량을 탈 수 있게 하는 수평 승하차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이로써 장애인들 역시 쉽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