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우리
Episode.2
그와 그녀가 처음부터 사랑했다면? 하나
“오래 기다렸어?”
“아니요.”
윤호는 미소를 지으며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거짓말,”
민정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살짝 혀를 내 물었다.
“너 항상 약속 시간에 일찍 나오는 거 내가 모를 것 같아?”
“알고 있었어요?”
“그럼.”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부터는 안 늦을게.”
“괜찮아요.”
윤호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앞으로도 계속 늦어주세요.”
“왜?”
민정이 눈을 깜빡이며 윤호를 바라봤다.
“내가 늦으면 너 기다리기 힘들잖아.”
“선생님.”
“응?”
“저는요. 선생님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너무나도 좋아요. 선생님의 곁에 있을 수 있다는 증거잖아요.”
윤호는 씩 웃었다.
“그러니까 천천히 와요.”
“쿡.”
민정이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서 늦게 오면 화낼 거잖아.”
“뭐.”
윤호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렇겠죠?”
“못 됐어.”
민정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나저나 오늘 학원 가야 한다고 하지 않았어?”
“괜찮아요.”
윤호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어차피 형 가니까요.”
“킥.”
민정이 미소를 지었다.
“민호가 학원 간다고 해서 민호가 필기한 거 너도 공부하고 그러는 건 아니잖아?”
“뭐.”
윤호가 머리를 긁적였다.
“아니죠.”
“그러면서 공부하는 척은.”
민정이 싱그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
“네?”
“공부 좀 잘 하자.”
“여기 학교 아니거든요.”
“그냥.”
민정이 윤호를 바라봤다.
“나는 내 애인이 공부도 잘 했으면 좋겠어.”
“하여간 고단수라니까.”
윤호가 투덜거렸다.
“선생님은 늘 저에게 바라는 게 너무나도 많은 거 아니에요?”
“화 났어?”
“네.”
윤호가 입을 삐쭉이며 말했다.
“선생님 꼭 보면요. 저랑 사귀시는 이유가 저 공부 시키려고 그거 하나 때문에 사귀는 거 같아요.”
“아니야.”
민정이 고개를 흔들었다.
“겨우 그런 이유라면 재미 없어서 어떻게 사귀어?”
“선생님!”
윤호가 미간을 찌푸렸다.
“자꾸 장난 치실래요?”
“미안.”
민정이 귀엽게 미소를 지으며 두 손을 모았다.
“알잖아? 윤호 너도 선생님이 원래 장난을 좋아한다는 거 말이야. 그러니까 네가 조금 양해를 하라고.”
“하아.”
윤호가 한숨을 토해냈다.
“정말 이해가 안 가요.”
“뭐가?”
“내가 어른 같아.”
“킥.”
민정이 작게 미소를 지었다.
“웃기시네.”
“왜요?”
“왜긴.”
민정이 가볍게 윤호의 볼을 꼬집었다.
“네가 얼마나 아이 같은데.”
“아니 거든요.”
윤호가 잔뜩 볼을 부풀렸다.
“그런 말 자꾸 할래요?”
“화 났어?”
“네.”
윤호가 입가를 씰룩였다.
“하여간 선생님은 내가 공부를 잘 하건 못 하건 상관 없이 좋아한다고 말 해 놓고서는 항상 공부 이야기만 하고, 그러는 거 아니에요.”
“내, 내가 언제?”
민정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저 민호는 공부를 무지하게 잘 하니까, 너도 동생으로써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추면 좋겠다는 거지.”
“됐네요.”
윤호가 민정을 외면했다.
“사람마다 할 수 있는게 다르다고요.”
“그래.”
“으왓!”
민정이 미소를 지으면서 윤호를 와락 껴안자 윤호의 볼이 붉어졌다.
“뭐, 뭐 하는 거예요?”
“어때서.”
민정이 싱긋 웃었다.
“우리는 연인이잖아.”
“그, 그래도요.”
얼마나 당황한 건지 말까지 더듬는 윤호다.
“갑자기 왜 이래요?”
“좋아서.”
“!”
순간 윤호는 몸부림을 멈추었다.
“좋다.”
“뭐가요?”
“다.”
민정이 눈을 감으며 답했다.
“네 체온도 좋고, 네 체취도 좋아. 그냥 네가 너무나도 좋아. 이윤호라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너무나도 뿌듯하고 가슴 가득 무언가가 차오르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치.”
윤호가 괜히 퉁퉁 부은 표정을 지었다.
“거짓말.”
“거짓말 아니야.”
민정이 고개를 저었다.
“진심이야.”
“정말이요?”
“응.”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너에게 거짓말 할 필요 없잖아.”
“그, 그거야 그렇지만.”
“미안해.”
“뭐가요?”
“늘 늦어서.”
민정이 윤호의 눈을 바라봤다.
“늘 일찍 나오려고 해도 늦어 버려.”
“괜찮다니까요.”
윤호가 싱긋 웃었다.
“그런 걸로 선생님 원망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도.”
민정이 살짝 혀를 내물었다.
“괜히 네 시간만 버리는 거잖아.”
“아니.”
윤호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 시간 동안 선생님 기다리면서 한 번이라도 더 선생님 얼굴을 기억할 수가 있고, 한 번이라도 더 선생님 향기를 생각할 수가 있고, 한 번이라도 더 선생님 목소리를 기대할 수 있는 걸요.”
“어머.”
민정의 양 볼이 붉어졌다.
“너 선수 다 되었다.”
“헤헤.”
윤호가 검지로 코 아래를 비볐다.
“그런 가요?”
“뭐?’
민정이 장난스럽게 윤호를 흘겨 보았다.
“자꾸 그럴 거야.”
“죄송합니다.”
윤호가 늠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나저나 우리 오늘은 뭐 해요?”
“뭐 할까?”
“흐음.”
윤호가 검지를 물었다.
“영화 볼래요?”
“영화?”
“네.”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할아버지가 문화 상품권 주셨거든요.”
“네가 쏘는 거야?”
“네.”
윤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싱긋 웃었다.
“좋죠?”
“응.”
민정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해맑게 미소를 지었다.
“윤호 네가 뭐든지 해준다고 하면 나는 다 좋아. 헤헤.”
“팔불출.”
“그래도 좋아.”
민정이 눈웃음을 지었다.
“네 옆에 있다는 증거잖아.”
“선생님.”
“응?”
“사랑해요.”
민정이 가만히 미소를 지으며 윤호를 바라봤다.
“윤호야. 나도 사랑해.”
“헤헤.”
두 사람 사이에 무지개가 피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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