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살다.
Season 4
세 번째 이야기
“괜찮아?”
“응.”
신지는 민정의 걱정어린 물음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안 괜찮을 게 뭐가 있어?”
“그래도.”
민정은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준이는 아까 텔레비전 본다고 하더니 금방 잠이 들더라. 원래 일찍 자는 버릇이 들었나 봐.”
“어머니 덕이겠지.”
신지가 준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머니 지금 많이 심심하시겠네.”
“마음이 불편하니?”
“…….”
신지가 입을 꼭 다물었다.
“신지야.”
“후우.”
신지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나 잘 모르겠어.”
“힘들어?”
“응.”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힘들어
“너무 힘들지 마.”
민정이 신지를 꼭 안았다.
“응?”
“하아.”
감은 신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다.
“나 너무 힘들어.”
“신지야.”
“정말 힘들어.”
민정은 가만히 신지를 토닥였다.
“미안했습니다.”
“아니요.”
민용의 사과에 성현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저도 실례 되는 행동을 했는데요.”
“그래도 제가 무례하였습니다”
“아.”
성현이 머리를 긁적였다.
“저야 말로 아직까지 신지와의 감정이 남아 있으실 텐데, 그런 이야기를 해서 죄송합니다.”
윤호는 가만히 두 남자를 바라보았다.
“저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할 이야기요?”
성현이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떠나주십시오.”
“!”
“사, 삼촌!”
성현과 윤호 모두 당황했다.
“무슨 말씀입니까?’
“말 그대로입니다.”
민용의 표정은 진지했다.
“듣자 하니, 이 집에 이제 더 이상
“아니요.”
성현은 고개를 저었다.
“맞습니다.”
“그러니 나가주십시오.”
민용은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더 이상 함께하고 싶지 않습니다.”
“!”
성현의 얼굴이 굳었다.
“제가 왜 나가야 하는 겁니까?”
“뭐라고요?”
민용이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저도 말 그대로 입니다.”
성현이 입가에 엷게 미소를 지었다.
“이 집에서 제가 나가야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후우.”
민용이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신지 제 아내였습니다.”
“지금은 아니지 않습니까?”
“!”
민용의 얼굴이 굳었다.
“하고 싶은 말이 무엇입니까?”
“여전히 신지를 혼자서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성현은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이제 더 이상 신지는 이민용 씨의 소유가 아닙니다. 과거에도 물론 아니었지만, 이제는 더더욱 아닙니다.”
“하.”
민용이 코웃음을 쳤다.
“당신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그 아이를 사랑하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내 아이를 가진 여자입니다.”
“그게 중요한 가요?”
“!”
민용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상관 없다고요?”
“네.”
성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도 있는 거니까요.”
“나 참.”
민용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니까 그 아이들도 키울 수 있다?”
“물론입니다.”
“…….”
민용은 가만히 성현을 응시했다.
“대단하시군요?”
“제가 좀 대단합니다.”
성현이 작게 미소를 지었다.
“특히나 사랑을 위해서는 말이죠.”
“하.”
민용이 아래 입술을 꽉 물었다.
“그래서 못 나가시겠다?”
“물론입니다.”
성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제가 나가야 할 이유도 찾지 못하겠고 말입니다.”
“후우.”
민용이 심호흡을 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
“응?’
갑작스런 질문에 윤호가 움찔했다.
“뭐, 뭘?”
“이 상황.”
두 남자는 윤호를 응시했다.
“누가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냐?”
“후우.”
윤호가 한숨을 토해냈다.
“삼촌이 나가야 하는 거 아니야?”
“뭐. 뭐라고?”
민용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어, 어째서?”
“이 집 어차피 원래 성현이 형 집이었으니까 말이야.”
“하.”
성현은 미소를 지었다.
“들으셨습니까?’
“애를 잘 꼬셔놨군요.”
민용은 혀를 찼다.
“일단, 그러면 이렇게 살아야 겠군요?”
“그렇겠죠?”
“하아.”
민용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어?”
“왜 나오신 거예요?”
“그, 그냥.”
부엌에 나왔던 민정이 움찔했다.
“남자 방 분위기는 어때?’
“심각해요.”
윤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완전 다 늙은 어른들이 왜 저러는 지.”
“그러게.”
민정이 주스를 따라서 윤호의 앞에 앉았다.
“성현 씨랑 안 싸우디?”
“안 싸우기는요.”
윤호가 사과를 먹으며 말했다.
“서로 나가라고 하던 걸요?”
“그래서?”
“뭘 그래서에요.”
윤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냥 일단 이대로 지내기로 결정이 났죠.”
“걱정이다.”
민정이 미간을 모았다.
“신지도 많이 힘들어 질 텐데 말이야.”
“다 삼촌 탓이죠.”
“어?”
민정이 윤호를 바라봤다.
“왜 그렇게 생각을 해?”
“삼촌이 한 사람에게 정착을 하지 못하는 거잖아요.”
“…….”
민정은 가만히 윤호를 응시했다.
“삼촌만 제대로 행동하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거라고요.”
“나를 원망하니?”
“아니요.”
윤호는 고개를 저었다
“제가 왜 선생님을 원망해요.”
“그러게.”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윤호야.”
“네.”
“너무 삼촌 미워하지 마.”
“?”
윤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의미에요?”
“그냥.”
윤호는 갑자기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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