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블로그 창고

추억에 살다. Season 4 - [열두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5. 13. 22:46

 

 

추억에 살다.

 

 

Season 4

 

열두 번째 이야기

 

 

 

준아.

 

형아!

 

아이스크림을 먹던 준이 쪼르르 내려가서 윤호의 품에 꼭 안겼다.

 

죄송해요.

 

아니야.

 

민정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윤호 너도 뭐 먹을래?

 

됐어요.

 

괜찮아.

 

민정이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윤호가 살짝 검지를 물더니.

 

코튼 캔디요.

 

.

 

순간 민정은 웃음을 터뜨렸다.

 

, 왜 웃어요?

 

영문을 알 리가 없는 윤호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는 자신이 한 말을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러나 지금 자신이 한 말 중에서 민정을 웃길 수 있는 말은 한 마디도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야.

 

민정이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싱글 킹이지?

 

주니어도 괜찮아요.

 

그냥 많이 먹어.

 

?

 

민정은 바로 카운터로 가 버렸다.

 

나 참 난감한 성격이라니까.

 

윤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준아.

 

?

 

윤호가 준이의 말랑말랑한 볼을 조물딱 거렸다.

 

이모가 잘 해줬어?

 

?

 

준이랑 잘 놀아주고 있었냐고.

 

.

 

준이 해맑은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잘 해줬어.

 

그래?

 

윤호가 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준아.

 

?

 

그럼 이제 형아 없어도 되겠네.

 

?

 

준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윤호를 바라봤다.

 

형아 그게 무슨 말이야?

 

아니. 이제 윤호 형이 아니라도 준이에게 좋은 일 해주고 착한 사람이 있게 되었다는 말이야.

 

.

 

준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이모가 준이랑 되게 잘 놀아줬어.

 

그래.

 

윤호가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형이 없어도 되겠다.

 

싫어.

 

순간 준이의 눈에 눈물이 툭 하고 맺혔다.

 

윤호 형아 없는 건 싫어.

 

아니야.

 

윤호가 재빨리 준을 안았다.

 

없어진다는 게 아니야.

 

그럼?

 

그냥, 준이를 형아도 좋아하고, 이모도 좋아한다는 거야.

 

정말?

 

.

 

윤호는 준을 토닥였다.

 

그런 거야.

 

 

 

하아.

 

민용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신지.

 

자신이 아직도 그녀를 좋아하고 있는 것일까? 민용은 자신의 마음을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자신의 마음이기에 그 누구보다도 자신이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막상 그러니 아니었다.

 

후우.

 

머리가 지끈거렸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민용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신지.

 

신지의 얼굴이 떠올랐다.

 

민정.

 

민정의 얼굴이 떠올랐다.

 

하아.

 

두 사람 중 어느 한 사람만을 택하기에는 두 사람 모두 이미 민용의 마음에 너무나도 커다랗게 자라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사랑한다는 것이 솔직히 우습고, 바보 같은 일이기는 했지만 그것이 사실이었다. 두 사람 모두가 완벽하게 자신의 마음에서 자리잡고 있는 것이 말이다.

 

나 왜 이렇게 바보 같냐? 이민용. 너 정말, 정말로 바보 같고 한심한 놈이다. 정말 싫다. 싫어.

 

민용이 자리에 누웠다.

 

후우.

 

외롭고 쓸쓸했다.

 

 

 

다들 사진이 좋다고 난리입니다.

 

고맙습니다.

 

성현이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다 모델이 잘 해주신 덕분이에요.

 

무슨.

 

중년의 신사는 고개를 저었다.

 

다들 성현 씨가 제대로 사진을 이끌어 내주었다고 말을 하던 걸요?

 

나 참.

 

성현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다들 왜 그럴까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중년의 신사는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성현을 바라봤다.

 

그나저나 애인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

 

성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신사를 바라보았다.

 

애인이 있습니까?

 

, 아니요.

 

성현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일을 하다 보니까 애인을 만들 짬도 없네요.

 

흐음.

 

중년의 신사는 성현을 바라봤다.

 

혹시 소개팅 할 생각 없습니까?

 

, 소개팅이요?

 

왜요?

 

아니.

 

성현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건 생각한 적이 없어서요.

 

왜 생각한 적이 없습니까?

 

헤헤.

 

성현이 머리를 긁적였다.

 

저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

 

중년의 신사의 얼굴에 아쉬운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벌써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빼앗겼군요.

 

.

 

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중년의 신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당연히 성현 씨가 죄송할 건 없지 않습니까?

 

그래도 마음 써주셨잖아요.

 

성현이 살짝 고개를 숙였다.

 

정이 많으신 거 잘 아는데, 아쉽게 되었네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중년의 신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대단한 분인가 봅니다.

 

?

 

성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중년의 신사를 바라봤다.

 

그게 무슨?

 

백 작가의 마음을 사로잡지 않았습니까?

 

중년의 신사는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완벽한 것만을 추구하는 백 작가 눈에 띄었으니 그만큼 대단한 것이 아닙니까?

 

.

 

성현이 씩 웃었다.

 

그렇게 되는 건가요?

 

그럼요.

 

신사는 너털 웃음을 터뜨렸다.

 

한 번 보고 싶군요.

 

그게.

 

성현이 머리를 긁적였다.

 

아직 외사랑입니다.

 

?

 

중년 신사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째서 말입니까?

 

그렇게 되어버렸네요.

 

성현이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 이건 비밀입니다.

 

좋습니다.

 

순간 중년의 신사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그럼 이번 프로젝트는?

 

.

 

성현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저는 일에 제 사생활을 끌어당기지 않습니다.

 

알고는 있습니다만…….

 

중년의 신사가 살짝 말 끝을 흐렸다.

 

이건 저도 기대가 큰 프로젝트입니다.

 

.

 

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기대가 큽니다.

 

다행이군요.

 

그저 외사랑입니다.

 

성현이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럼. 전 이만 가 봐도 되겠군요.

 

.

 

성현이 미소를 지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역시 백 작가입니다.

 

안녕히 가세요.

 

중년의 신사는 손을 들어 보이고는 스튜디오를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