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살다.
Season 4
열 번째 이야기
“왜 나에게 말을 하는 거야?”
“수술을 하려면 보호자가 필요하다고 그러더라.”
“!”
민용의 눈이 커다래졌다.
“보호자?’
“응.”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말해서, 오빠랑 나랑 이제 부부 사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오빠가 보호자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
“그래.”
민용도 고개를 끄덕였다.
“내 아이기도 하니까.”
“응.”
신지는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오빠.”
“응?”
“얘 성은 신 씨로 해도 돼?”
“뭐?”
민용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게 무슨 말이야?”
“왜?”
신지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 아이잖아.”
“그래도 내가 있잖아.”
민용이 당혹스럽다는 표정으로 신지를 바라봤다.
“아빠 두고 왜 네 성을 따?”
“나도 부모잖아.”
“그래서?”
“그래서라니?”
신지가 눈썹을 치켜떴다.
“나도 그럴 자격 있는 거 아니야?”
“그냥 이 씨 해.”
민용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준이도 있는데 둘 성 다르면 어떡하냐?”
“오빠.”
신지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둘 째는 내 마음대로 할 거야.”
“그런 게 어디 있냐고.”
민용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엄연히 아빠가 있잖아.”
“따로 살잖아.”
“어허.”
민용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이건 정말 아니야.”
“어쨰서?”
“길 가는 사람을 물어 봐라.”
민용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다 아빠 성 따르라고 하지.”
“후우.”
신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몰라.”
“신지, 너.”
“쳇.”
신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튼 오빠가 보호자 일단 하는 거야.”
“그래.”
신지는 소리 나게 문을 닫고 방을 나섰다.
“보호자?”
피식 웃음이 나는 민용이다.
“킥.”
이상하게 기분이 참 좋은 단어였다.
“이 선생님 뭐래?”
“몰라.”
신지가 볼을 잔뜩 부풀렸다.
“왜 내 앤데 신 씨를 붙일 수 없는 거야.”
“네가 참아.”
민정이 신지의 등을 토닥였다.
“준이가 있잖아.”
“알아.”
신지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나도 이 씨로 하려고 했어.”
“어?”
민정이 눈을 깜빡였다.
“진짜?”
“그래.”
신지가 잔뜩 볼을 부풀리며 말했다.
“그래도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면 덧나는 거냐?”
“신지야.”
“하아.”
신지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정말 오빠 이해가 안 가.”
“네가 참아.”
“후우.”
신지가 민정을 바라봤다.
“저런 사람이 내 애 아빠야.”
“킥.”
민정이 작게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네가 좋아했던 사람이잖아.”
“그래도 싫어.”
신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나저나 오늘 윤호가 늦네?”
“그러게.”
민정도 고개를 끄덕였다.
“준이는 어떻게 되려나?’
“흐음.”
민정이 고개를 갸웃했다.
“내가 데리고 올까?’
“그러다 엇갈리면 어떻게 하려고?”
“엇갈리기는.”
민정이 밝은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여기 길 외길이잖아.”
“아.”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부탁해도 돼?”
“그래.”
민정이 미소를 지었다.
“다녀올게.”
“응.”
“후우.”
민정이 나가자 신지가 한숨을 토해냈다.
“고마워.”
“형, 저도 데려가요.”
“어?”
성현이 눈을 깜빡였다.
“그, 그게 무슨 말이야?”
“저도 가고 싶어요.”
“?”
성현이 고개를 갸웃했다.
“진심이야?”
“네.”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 진심이에요.”
“나 참.”
성현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나 놀러가는 거 아니야.”
“저도에요.”
윤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공부하러 가고 싶어서 그래요.”
“흐음.”
성현이 미간을 모았다.
“관광 같은 거 못 해.”
“알아요.”
윤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런 거 하는 거면 그냥 놀러 가죠.”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 했어?”
“아니요.”
윤호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아직 안 했어요.”
“왜?”
“그냥이요.”
윤호가 고개를 숙였다.
“확실하지가 않아서요.”
“흐음.”
성현이 윤호를 바라봤다.
“도망치는 거야?”
“아니요.”
윤호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도망은 아니에요.”
“정말?”
“네.”
윤호가 힘주어 대답했다.
“진짜 나가고 싶어서 그래요.”
“후우.”
성현이 신음을 흘렸다.
“깥이 가는 건 상관 없어.”
“저, 정말이요?”
“그래.:
성현이 살짝 혀를 내물었다.
“그런데 네가 힘들어서 그렇지.”
“저는 괜찮아요.”
윤호가 씩 웃었다.
“그럼 데리고 가는 거예요?”
“한달도 안 남았어.”
“네/”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더 좋아요.”
“어?”
“아니에요.”
윤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형은 언제 가요?”
“나, 나는 조금 있다가.”
“아.”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저 먼저 갈게요.”
“그래.”
윤호는 고개를 숙이고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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