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블로그 창고

만약에, 우리 Episode.3 - 여덟

권정선재 2009. 6. 8. 22:10

 

 

만약에, 우리

 

Episode.3

 

 

민용과 민정이 결혼하기로 했다면? 여덟

 

 

 

윤호야. 너도 결국에는 삼촌이 행복했으면, 하고 그런 것을 바라고 있는 거 아니야? 엄마가 잘못 알고 있는 거야?

 

?

 

윤호가 해미를 바라봤다.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엄마는 윤호 네가 삼촌이 행복하길 바라고 있다고 믿어.

 

해미가 윤호의 눈을 바라봤다.

 

그러니까 엄마 생각이 맞아?

 

“…….

 

윤호가 딸기주스를 내려다 봤다.

 

윤호야.

 

몰라.

 

윤호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런 거 모르겠어.

 

어째서?

 

모르니까.

 

윤호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엄마는 엄마 마음 다 알 수 있어?

 

.

 

해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는 엄마 마음 다 알고 있어.

 

대단하네.

 

윤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엄마 정말 대단해.

 

윤호야.

 

나는 잘 모르겠어.

 

윤호가 고개를 숙였다.

 

나는 삼촌이 행복하기를 바라. 그러면서도 선생님은 아니었으면 해.

 

그래.

 

해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마음 이해해.

 

고마워.

 

윤호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솔직히 삼촌이 결혼했으면 하기도 했어. 지금 삼촌이 사는 모습 정말 삼촌 답지 않은 모습이니까 말이야. 멋있고, 당당하고 그런 삼촌의 모습을 가지지 못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그러니까 누구라도 일단 삼촌이랑 결혼을 해서 삼촌이 조금 더 나은 생활을 했으면 하기도 해.

 

윤호는 다시 고개를 들어 해미를 바라봤다.

 

하지만 그 사람이 선생님은 아니었으면 좋겠어. 다른 사람들도 많은데, 왜 하필, 왜 하필.

 

알아.

 

해미가 윤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말이야.

 

그저 고백만 해보고 싶어.

 

윤호가 미소를 지었다.

 

사랑했으니까, 그 정도는 할 자격이 있는 거잖아.

 

그렇지.

 

그런데 삼촌이 안 된대.

 

윤호의 눈물이 고였다.

 

삼촌이 그건 안 된대.

 

윤호의 어깨가 가늘게 흔들렸다.

 

그 고백, 겨우 그 고백도 하면 안 되는 거래.

 

후우.

 

해미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걸로 충분한 거야?

 

?

 

윤호가 해미를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이야?

 

더 이상 바라는 거 없냐고.

 

해미가 아래 입술을 물었다.

 

더 이상 원하는 거 없는 거야?

 

.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저 선생님의 대답이 궁금해.

 

하아.

 

해미가 이마를 짚었다.

 

나도 내가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르겠다.

 

엄마.

 

모르겠어.

 

해미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너는 내 아들이니까, 그러니까 네 편을 들어줘야 하는 거겠지.

 

해미가 빤히 윤호를 바라봤다,.

 

그러니까 엄마는 네 편을 들 거야.

 

하아.

 

윤호가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

 

?

 

정말 삼촌이 선생님 만나면 행복할까?

 

글쎄?

 

해미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무도 모를 일일 거야.

 

어째서?

 

윤호가 떨리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엄마는 알고 있잖아?

 

후우.

 

해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윤호야.

 

?

 

미안하다.

 

해미가 품에 윤호를 안았다.

 

엄마가 힘이 되어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엄마.

 

순간 윤호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미안해.

 

해미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이 선생님.

 

왜 보자고 했어요?

 

민용이 무거운 표정을 지으며 민정을 바라봤다.

 

일단 뭐라도 마실래요?

 

아니요.

 

민정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이 선생님 알고 계시잖아요.

 

?

 

민용이 민정을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

 

민정이 낮게 웃었다.

 

연기 되게 못 하신다.

 

, 선생.

 

우리 아닌가 봐요.

 

민정이 달을 바라봤다.

 

우리 두 사람 사랑하면 안 되나봐요.

 

그런 게 어디 있습니까?

 

너무 많이 아파하잖아요.

 

민정이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모두들 축하해주지 못하고 있잖아요.

 

서 선생.

 

그런 거 싫어요.

 

민정이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다들 행복해야 하는 거잖아요. 안 그래요?

 

하지만.

 

아니.

 

민정은 민용을 바라봤다.

 

우리 그만해요.

 

민정이 미소를 지었다.

 

우리 이러는 거 아닌 것 같아.

 

서 선생.

 

제발요.

 

민정이 간절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나쁜 사람이잖아.

 

어쨰서?

 

민용이 따지 듯이 물었다.

 

우리가 좋아하는 사인데 그게 왜 죄예요?

 

다른 사람들이 아프니까.

 

민정이 고개를 숙였다.

 

나 그런 거 정말 싫어요.

 

내가 아픈 건 신경 안 써요?

 

이 선생님은 어른이잖아요.

 

나 어린 애 할래요.

 

민용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이런 게 어른이라면, 어른 안 할래요.

 

이 선생님.

 

민정이 민용을 꼭 안았다.

 

그러지 말아요.

 

후우.

 

민용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이런 게 어디 있어요.

 

사랑하는 사이잖아요.

 

민정이 민용을 올려다 봤다.

 

그러니까 괜찮은 거예요.

 

사랑하는 사이니까 그러면 안 되잖아요.

 

민용이 눈을 감았다.

 

사랑하는 사이니까 이러는 거예요.

 

민정이 미소를 지었다.

 

사랑하는 사이니까.

 

후우.

 

민용이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이런 게 어디 있어?

 

미안해요.

 

민정이 슬픈 미소를 지었다.

 

정말 미안해요.

 

미안하면 안 그럼 되잖아요.

 

민용이 민정을 내려다 봤다.

 

안 그래요?

 

안 그래요.

 

민정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안 그래.

 

어째서?

 

민용이 따지 듯 물었다.

 

그저, 그저 그럼 되는 거잖아요!

 

아니요.

 

민정이 고개를 저었다.

 

우리 행복할 수 없어요.

 

서 선생.

 

안녕.

 

민정이 천천히 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