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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우리 Episode.3 - 열

권정선재 2009. 6. 10. 00:05

 

 

만약에, 우리

 

Episode.3

 

 

민용과 민정이 결혼하기로 했다면?

 

 

 

결국에는 그렇게 가버리려고 하는 거야?

 

.

 

민정이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내가 있어서 이런 일들이 벌어진 거잖아. 다시는 너희 가족 어떻게 망가뜨리고 싶지 않아.

 

미안해.

 

신지가 민정을 꼭 안았다.

 

정말로 미안해.

 

아니야.

 

민정이 씩 웃었다.

 

네가 미안할 게 뭐가 있어?

 

내가 너를 보내는 거잖아.

 

신지가 아래 입술을 물었다.

 

내가 이렇게 너를 떠나가게 만드는 거잖아.

 

아니라니까.

 

민정인 싱긋 미소를 지으며 신지를 바라봤다.

 

나 어차피 내가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거 알고 있었어.

 

민정아.

 

정말이라니까.

 

민정이 신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행복해야 해.

 

.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행복할 거야.

 

다행이다.

 

민정이 살짝 혀를 내물었다.

 

너 또 불행해질 까 봐 걱정 많이 했는데.

 

.

 

신지가 작게 웃었다.

 

네가 왜 그런 걱정을 하냐?

 

친구니까.

 

.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친구.

 

. 나오지 마.

 

?

 

신지가 고개를 갸웃하며 민정을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이야?

 

울 것 같아.

 

민정이 겨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 공항에서 우는 거 무지하게 싫다고.

 

하지만.

 

제발.

 

민정이 귀엽게 두 손을 모았다.

 

나 미국 가기 전에 마지막 부탁이다.

 

나 참.

 

신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왜 혼자 가려는 건데?

 

그래야 다른 남자가 작업을 걸지.

 

?

 

신지가 웃음을 터뜨렸다.

 

하여간 엉뚱해.

 

헤헤.

 

민정이 머리를 긁적였다.

 

그럼 잘 있어.

 

.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민정아 안녕!

 

안녕!

 

민정이 캐리어를 끌었다.

 

전화 꼭 해야 한다! 알았지?

 

그래, 그러니까 전화 꼭 받아.

 

그런 건 걱정하지 말고, 잘 가.

 

민정은 한 번 더 미소를 짓고는 현관 문을 잡았다.

 

 

 

 

하아.

 

신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미안해.

 

신지가 아래 입술을 물었다.

 

정말로 미안해.

 

그녀의 눈에서는 하염 없이 눈물이 흘렀다.

 

민정아, 너에게 이럼 안 되는 건데, 미안해. 정말 미안해.

 

신지가 고개를 숙였다.

 

 

 

서 선생 떠난댄다.

 

?

 

음악을 듣던 윤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디로?

 

미국.

 

민용이 씁쓸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가서 잡아.

 

말도 안 돼.

 

윤호의 얼굴이 굳었다.

 

선생님, 선생님 도대체 왜 떠나는 거야!

 

너 때문에.

 

민용의 눈이 가늘게 흔들렸다.

 

너 때문에 마음이 흔들려서 떠난댄다. 내가 아니라, 내가 그 사람이랑 헤어져서 떠나는 게 아니라, 네가, 네가 그 사람이 좋다고 해서, 그 사람이 마음이 흔들린대, 그래서 떠난대. 그런 거래.

 

하아.

 

윤호가 한숨을 내쉬었다.

 

선생님이?

 

그래.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가서 잡아.

 

?

 

그러니까 가서 잡으라고.

 

민용이 윤호를 바라봤다.

 

그 사람 네가 고백하기를 기대하고 있어.

 

, 뭐라고?

 

그 사람 기대하고 있다고.

 

, 진짜야? 정말 삼촌 지금 하는 말이 사실이야?

 

그래.

 

민용이 고개를 숙였다.

 

진짜야.

 

윤호가 재킷을 잡아 들었다.

 

내가 잡아도 괜찮겠어?

 

.

 

민용이 무거운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잡아도 괜찮아.

 

미안해.

 

윤호가 재빨리 방을 나섰다.

 

 

 

후우.

 

민정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한국도 안녕이네.

 

민정이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후우.

 

선생님!

 

그 순간 멀리서 그녀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

 

선생님.

 

, 운호야.

 

민정의 눈이 커다래졌다.

 

여기는 어쩐 일이야?

 

당신 보러 왔어요.

 

윤호야!

 

민정이 멈칫했다.

 

그게, 그게 무슨 말이야?

 

가지 마.

 

!

 

윤호가 무릎을 꿇었다.

 

제발, 제발 다시 나를 두고 가지마. 당신이라는 사람 없이는 나 아무 것도 하지 못하니까 제발 좀 가지 마. 서민정, 나 이윤호라는 사람 죽이고 싶지 않다면 제발 떠나지 말아달라고. 부탁이야.

 

윤호야. 어서 일어나.

 

제발.

 

윤호가 고개를 들었다.

 

나를 버리지 말아요.

 

윤호야, 너를 버리는 게 아니야.

 

그럼?

 

윤호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지금 떠나는 게 버리는 게 아니면, 그런 게 아니면 뭐예요?

 

어쩔 수 없어.

 

민정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이게 내가 해야 하는 거야.

 

아니요.

 

윤호가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도망 가지 말아요.

 

도망 가는 거 아니야.

 

맞아요.

 

윤호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선생님 도망 가면 안 돼요.

 

윤호야.

 

나를 봐요.

 

민정이 윤호를 바라봤다.

 

사랑해요.

 

!

 

민정의 눈이 커다래졌다.

 

, 그게 무슨 말이야?

 

사랑해요.

 

윤호가 한 걸음 민정에게 다가섰다.

 

정말로, 정말로 사랑해요.

 

윤호야.

 

내가 있어도 떠날 건가요?

 

?

 

민정이 멈칫했다.

 

내가 당신을 지키겠습니다. 그러니 당신도 내 곁에 있어주세요.

 

윤호야.

 

대답해줘요.

 

윤호가 고개를 들었다.

 

저랑 함께 있어주시겠습니까.

 

하아.

 

민정이 한 번 심호흡을 하고 윤호를 바라봤다.

 

나를 지켜준다면, 그럴 게요.

 

민정이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