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살다.
Season 5
열일곱 번째 이야기
“너 평생, 너희 엄마 안 보고 살 자신 있어? 그리고, 평생 나 하나만을 바라보고 살 자신 있어?”
“응.”
“거짓말.”
범이 작게 미소를 지었다.
“네 말 거짓말인 걸 모를 것 같아?”
“뭐?’
“너 정말 유미 많이 좋아했구나.”
범이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나, 내일 비행기로 떠날게.”
“그러지 마.”
민호가 아래 입술을 물었다.
“제발 그러지 마.”
“뭘?”
범이 고개를 저었다.
“너는 날 사랑하지 않았던 거야.”
“어째서 그렇게 생각해?”
민호가 따지 듯 물었다.
“너랑, 그 함께 한 시간들은?”
“함께한 시간들.”
범이 쓸쓸히 웃었다.
“대타라니까.”
“…….”
“
“아니야. 그런 거.”
민호가 고개를 숙였다.
“그런 거라면 아무라도 괜찮았어.”
“다행이네.”
범이 민호의 앞 머리를 쓸어 넘겼다.
“
“응.”
“나 없이 될 수 있을 거야.”
“범아.”
“부탁이야.”
범이 민호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너, 행복한 거 보고 싶어.”
“하아.”
민호가 가늘게 한숨을 토해냈다.
“나는 네 곁이 행복해. 그 자리가 제일 좋아.”
“결국에는 불행해질 거야.”
범이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너 결국 우는 거 나는 못 봐.”
“그래서 네가 아프겠다고?”
“응.”
범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아플 수 있으니까.”
“어째서?”
“여태 그랬으니까.”
“!”
범이 민호의 눈을 바라봤다.
“지금까지 행복했어.”
“정말 가려는 거야?”
“응.”
범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가려고 하는 거야.”
“왜?”
민호가 따지 듯 물었다.
“꼭 그렇게 가야만 하는 거야?”
‘응.”
범이 미소를 지으며 민호의 볼을 쓰다듬었다.
“꼭 가야 해.”
“어째서?”
“이게, 유일한 나의 선택일 테니까.”
“!”
“이제 너를 놓아줄게.”
범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이상 날 아프게 생각하지 않도록 할게.”
“그러지 말라고!”
돌아서는 범의 허리를 민호가 안았다.
“이러지 마.”
“너 유미 대타 아니야.”
민호의 눈에서 눈물이 연신 흘렀다.
“너는 그저 김범이야.”
“말도 못 하잖아.”
“말 할게.”
“!”
범이 멈칫했다.
“뭐, 뭐라고?”
“다 말 한다고.”
민호가 외치 듯 속삭였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가지 마.”
“민호야.”
“나 정말 더 아프기는 싫어.”
민호의 목소리는 젖어 있었다.
“사랑 떄문에 아프기 싫단 말이야.”
“
“네.”
민정의 말에 윤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좀 하고 있어요.”
“왜 가려는 거야?”
민정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내가 기다려 달라고 했잖아.”
“쿡.”
윤호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
“선생님.”
“왜?”
“그 말 진심 아닌 거 보여요.”
“…….”
“삼촌이, 좋으시잖아요.”
“너 정말 왜 그래?”
“다 보인다니까요.”
윤호가 어깨를 으쓱했다.
“공연히 선생님 마음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요.”
“윤호야.”
“진심이에요.”
윤호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선생님 지금 너무나도 혼란 스러우시잖아요.”
“그래.”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 지금 혼란 스러워.”
“그래서 가는 거예요.”
“그러니까 있어야지.”
민정이 고개를 숙였다.
“그러니까 있어 줘야지.”
“어째서요?”
“너에게 가고 싶으면 어떡해?”
“!”
윤호는 출렁하는 기분이 들었다.
“너에게, 너에게로 내 마음이 가면 어떻게 되는 거야?”
“그럴 일 없어요.”
윤호가 애써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면 벌써 흔들렸을 거예요.”
“사람 마음이라는 게 그렇지 않은 거잖아.”
“선생님.”
윤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민정을 불렀다.
“그런 건 사랑이 아니예요.”
“그럼?”
“연민.”
“!”
“동정.”
“!”
“안쓰러움.”
“그, 그만해.”
민정의 몸이 떨렸다.
“그런 거 아니란 말이야.”
“선생님.”
“응?”
‘사랑해요.”
윤호가 민정에게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다.
“유, 윤호야.”
“그래서 떠나는 거예요.”
윤호가 미소를 지었다.
“선생님, 자꾸만, 자꾸만 힘들어 하시잖아요.”
“나, 나 안 힘들어.”
민정이 더듬으며 말을 했다.
“나 정말 괜찮아.”
“선생님.”
“응.”
“선생님 정말 잔인한 사람이에요.”
“!”
민정의 눈이 흔들렸다.
“유, 윤호야.”
“그리고 너무나도 좋으신 분이에요.”
윤호가 민정의 이마에 입술을 맞췄다.
“그래서 있으면 안 돼요.”
“그런 말이 어디 있어?”
민정이 따지 듯 물었다.
“나 정말 나쁜 사람 되는 거잖아.”
“네.”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시라고 이러는 거에요.”
“!”
“나쁜 사람 맞아서, 이러는 거라고요.”
윤호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선생님.”
“응.”
“정말 미워요.”
“…….”
“선생님 정말 미워요.”
윤호가 민정을 바라봤다.
“그래서 사랑해요.”
“!”
“미워서 사랑해요.”
두 사람의 입술이 부드럽게 부딪혔다.
'★ 블로그 창고 > 블로그 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억에 살다. Season 5 - [열아홉 번째 이야기] (0) | 2009.07.08 |
---|---|
추억에 살다. Season 5 - [열여덟 번째 이야기] (0) | 2009.07.07 |
[스크랩] 지금은 수트신기~ (0) | 2009.07.06 |
추억에 살다. Season 5 - [열여섯 번째 이야기] (0) | 2009.07.06 |
추억에 살다. Season 5 - [열다섯 번째 이야기] (0) | 2009.07.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