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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 살다. Season 6 - [두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7. 19. 11:52

 

 

추억에 살다.

 

 

Season 6

 

두 번째 이야기

 

 

 

아니, 아버지는 도대체 언제까지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소리만 계속 하고 계실 거예요? ?

 

너 이 놈의 자식이.

 

순재가 손을 올리자, 민용이 탁 잡았다.

 

더 이상 아버지한테 당하고만 있지 않아요. 나도 이제 어른이라고요. 아버지 그렇게 마구 손 휘두르실 수 있는 나이, 예전에 지났단 말입니다. 이제 더 이상 그렇게 하지 말아주세요.

 

.

 

순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디 부모에게.

 

아버지가 심하시잖아요.

 

민용도 꽤나 화가 난 눈치였다.

 

제 일은 제가 잘 알아서 해요. 그러니까 아버지는 그만 좀 신경 쓰세요. 제가 알아서 한다니까요?

 

아니 알아서 한다는 놈이!

 

순재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렇게 잘 알아서 한다는 놈이, 여태까지 뭐 하고 있는 거야? 회사도 안 나가고 있잖아! ?

 

회사가 그렇게 중요해요?

 

그래.

 

순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중요해.

 

어쨰서요?

 

너 학교도 그만 뒀잖아.

 

순재가 못 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 네 밥 값은 네가 해야 할 거 아니야.

 

어떻게든 벌 겁니다.

 

어떻게?

 

순재가 따지 듯 물었다.

 

너도 준하 자식처럼 한참을 빌빌 거리다가 겨우 늦은 나이에 네 자리 찾을래? 너는 그냥 학교나 다니면 되잖아! 왜 내가 꽂아줘서 학교를 다니기 싫다는 거야? 내가 추천해도 너 능력 없으면 못 해.

 

시작이 다르잖아요.

 

민용이 답답하다는 눈빛으로 순재를 바라봤다.

 

저는 아버지 도움이 있지 않습니까?

 

그것도 능력이야.

 

아버지.

 

내가 추천하는 건 뭐 쉬운줄 아냐?

 

순재가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도 노력해서 너 겨우 추천하는 거야.

 

그러니까 하지 마시라고요.

 

나 참.

 

순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럼 다 늙은 자식 집에서 빌빌 거리는 거 보라고?

 

.

 

민용이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보세요.

 

, 뭐야?

 

아이구 여보!

 

그 순간 문희가 후다닥 방으로 들어왔다.

 

그만 해요. 애가 다 알아들었겠죠.

 

당신은 좀 나가.

 

순재가 역정을 냈다.

 

당신이 자꾸 편을 들어주니까 민용이 저 자식이 계속 철이 안 들고 저 모양으로 구는 거 아니야.

 

, 그렇습니다.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 아직 철 없는 철부지네요.

 

민용아.

 

문희가 민용에게 소리 쳤다.

 

당장 아버지꼐 죄송하다고 해.

 

안 합니다. 아니 못 합니다.

 

민용이 손바닥을 탈탈 털고는 방을 나섰다.

 

, 아니 저 놈이!

 

여보 참아요.

 

문희가 순재의 허리를 끌어 안았다.

 

당신 지금 제 따라가서 도대체 뭘 어쩌시려고 그래요? 또 가서 부자 사이 연만 나빠지시지.

 

으유.

 

순재가 가슴을 두드렸다.

 

저거 왜 날이 가면 갈수록 그래?

 

그러니까 당신이 참아요.

 

문희가 순재의 얼굴을 올려다 봤다.

 

당신이 그래도 어른이잖아요.

 

어유.

 

순재가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저 자식을 그냥.

 

여보!

 

 

 

나 참.

 

민용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누가 아직까지 어린 앤 줄 아시나?>

 

왜 그러세요? 도련님.

 

해미가 걱정스런 낯으로 민용을 살폈다.

 

아버님이 뭐라고 하세요?

 

아니에요.

 

민용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넘겼다.

 

늘 그러시죠.

 

아휴.

 

해미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자꾸 그렇게 아버님하고 싸우셔서 어떻게 해요?

 

뭘 어떻게 해요?

 

민용이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냥 이러는 거지.

 

선생님.

 

?

 

민용이 범을 바라봤다.

 

왜 불러?

 

그냥 선생님 하시면 안 되요?

 

?

 

민용이 코웃음을 쳤다.

 

내가 왜 그냥 선생질을 하냐?

 

솔직히 선생님 좋았어요.

 

범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민호 삼촌이라서 하는 소리 아니에요.

 

웃기는 소리 마.

 

민용이 새끼 손가락으로 귀를 후볐다.

 

미친 개라고 부른 거 다 아는데 무슨,

 

, 그거랑은 다른 거라고요.

 

민용이 조금 관심 있는 표정을 지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삼촌 성질이 더러워서 미친 개지만, 그래도 수업은 좋았어요.

 

거 봐요.

 

해미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거 삼촌 적성이라니까?

 

아 몰라.

 

민용이 고개를 저으며 다락으로 향했다.

 

나 올라 갈 테니까 부르지 말아요.

 

알았어요.

 

민용이 사라지고 해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여전히 저런다.

 

그러게요.

 

범도 혀를 찼다.

 

삼촌 나이가 몇 살인데.

 

그러게.

 

 

 

으유.

 

민용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좋은 선생?

 

자신하고 너무나도 먼 이야기였다.

 

내가 무슨.

 

자신도 그렇지 못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아.

 

그래도 학교가 좋기는 좋았다.

 

이민용, 너 무슨 생각 하냐?

 

민용이 매트리스에 누워 눈을 감았다.

 

 

 

우와, 날씨 되게 좋다.

 

마셔.

 

고마워.

 

신지가 성현이 건네는 캔 음료를 따서 한 모금 마셨다.

 

시원해.

 

좋지?

 

.

 

신지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이렇게 계속 놀아도 되는 건가?

 

그래.

 

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예술에 혼을 넣는 거라고.

 

어유, 거창하셔.

 

이탈리아, 뜨거운 열정의 나라.

 

여기 사람들은 참 낙천적인 것 같지 않아?

 

아마 환경 때문일 거야.

 

환경?

 

.

 

성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사람들을 바라봤다.

 

이탈리아는 태양이 좋아서, 늘 작물이 잘 익거든.

 

부족한 게 없어서 그런가?

 

그럴 걸.

 

뜨거운 햇살 아래 스프라이트는 상쾌했다.

 

근데 너 한 동안 디카페인 먹다가 그냥 먹네?

 

신경 끊었어.

 

성현이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 이제 우리 출발해야 하는 거 아니야?

 

벌써?

 

시계를 보던 신지가 살짝 고개를 저었다.

 

아직 괜찮아. 윤호랑 약속 시간 남았어.

 

그래?

 

성현이 뒤에서 신지를 안았다.

 

신지야.

 

?

 

좋다.

 

.

 

신지가 낮게 웃었다.

 

징그러.

 

그래도.

 

성현이 신지의 머리 냄새를 맡았다.

 

너무 좋아.

 

이게 행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