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살다.
Season 6
여덟 번째 이야기
“네?”
민용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 그게 무슨 말이세요?”
“말 그대로요.”
해미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동서랑 윤호, 그리고
“하.”
민용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들어올 생각 없다고 하더니.”
“바뀌었나 보죠.”
해미가 대수롭지 않게 말을 했다.
“아무튼 삼촌은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요.”
“암요.”
민용이 눈을 부릅떴다.
“누구 때문에 내가 이 고생인데.”
“네?”
해미가 반문했다.
“그, 그게 무슨?”
“아닙니다.”
민용이 고개를 저었다.
“아무튼 고맙습니다.”
“그런데 삼촌 어디 가세요?”
“;네.”
민용이 힘주어 대답했다.
“학교에요.”
“학교는 왜요?”
“이력서 넣으러요.”
“뭐.”
해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잘 하고 오세요.”
“네.”
민용의 뒤를 보며 해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오늘 서 선생님도 간다고 했는데.”
이상하게 몇 달 전 일이 다시 벌어질 듯 했다.
“오늘 이력서 내러 가는 거야?”
“네.”
민정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2학기 때부터 일을 할 거니까 말이에요.”
“신학기 내년부터 하지.”
“아니에요.”
민정이 고개를 저었다.
“하루라도 빨리 복귀해야죠.”
“뭐.”
정수도 결국 의견을 누그러뜨렸다.
“네가 하는 거니까 네가 알아서 하겠지.”
“네.”
민정이 크게 대답했다.
“그리고 2학기 때 안 될 수도 있어요.”
“그래?’
주현이 밝게 웃자 민정이 살짝 입을 내밀었다.
“아빠는 내가 떨어지면 좋겠어요?”
“아, 아니다.”
주현이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안 되지.”
“헤헤.”
민정이 신발을 다 신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다녀올게요.”
“그래라.”
“그래 지금 이력서 내러 가는 거야?”
“네.”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왕 하기로 한 거 빨리 가야지.”
‘그래 잘 했다.”
문희가 민용의 어꺠를 두드렸다.
“그래야 네 아버지도 속 푸시지.”
“아버지 때문에 가는 거 아닙니다.”
“알아.”
문희가 황급히 대꾸했다.
“아는데 그래도 아버지도 좋아하시는 거니까.”
“네.”
민용이 떨떠름하게 대답했다.
“아무튼 다녀올게요.”
‘그래.”
“쳇.”
민용이 입에 담배를 물었다.
“누가 아버지 떄문에 그러나?”
하여간 못 마땅한 일 투성이었다.
“하아.”
하늘이 흐렸다.
“비가 오려나?”
바삐 가야 할 듯 했다.
“택시! 택시!”
민정이 황급히 택시에 올라탔다.
“풍파고등학교요.”
“예.”
민정은 가슴이 떨렸다.
“여전하네.”
민용이 미소를 지으며 학교를 바라봤다.
“학교라.”
풍파 고등학교. 많은 것들이 있던 장소.
“정말로 많은 일들이 있었던 곳이었는데.”
민용이 쓸쓸히 웃으며 건물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네.”
민정이 택시에서 내려 학교를 올려다봤다.
“풍파 고등학교.”
자신의 첫 부임지.
“다시 한 번 시작하는 거야.”
민정이 싱긋 웃었다.
“아니, 이민용 선생님 아닙니까?”
“교감선생님 오랜 만이시네요.”
“그러게요.”
교감이 미소를 지으며 민용을 바라봤다.
“학교 그만 둬도 한 번 얼굴 보러 왔어도 되는데, 정말 굿이에요. 굿.”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교감이 고개를 저었다.
“원래 천성이 그 모양인 걸요.”
“아, 예.”
민용이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오늘 한 분이 더 오는데.”
“네?”
민용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 그게 무슨?”
“다른 선생님도 복학 하신다고 하시더라고요.”
“누구요?”
“그게.”
‘드르륵’
그 순간 문이 열렸다.
“저기 오시네요.”
“?”
민용이 고개를 돌렸다.
“!”
그리고 눈이 커졌다.
“서, 서 선생?”
“이, 이 선생님.”
두 사람의 눈이 부딪혔다.
‘어떻게 이 선생님이 여기에?”
“아, 아니 서 선생님이야 말로 무슨 일입니까?”
민용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 학교로 간 거 아니었어요?”
“아, 저 회포는 나중에 풀고.”
교감이 황급히 두 사람 사이에 끼어 들었다.
“우리 뭐라도 먹고 가죠?”
“네.”
민정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따.
“우리 아이스크림 먹어요.”
“알았습니다.”
“그래, 어떻게 된 거예요?”
“뭐가요?”
체리 쥬빌레를 먹으며 민정이 민용을 바라봤다.
“뭐가 어떻게 되어요?”
“여 학교 간 거 아니었어요?”
“맞아요.”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왜?”
“그만 뒀어요.”
“?”
민용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 그게 무슨?”
“안 맞더라고요.”
민정이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그냥 다시 이리로 오려고요.”
“나 참.”
민용이 이마를 짚었다.
“저도 다시 다닐 겁니다.”
“그래요?”
두 사람의 입이 다물어졌다.
“저,”
“저기.”
“머, 먼저 말하세요.”
“아닙니다.”
두 사람 모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이 가장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상황. 너무나도 어색한 재회. 그 모든 것이 가장 새로운 결심을 한 오늘 두 사람 모두에게 한꺼번에 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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