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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 살다. Season 6 - [아홉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7. 24. 21:01

 

 

추억에 살다.

 

 

Season 6

 

아홉 번째 이야기

 

 

 

이번에 신지가 다시 돌아온다고 그러더라고요.

 

, 신지가요?

 

.

 

민정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 신지 저에게 그런 말 없었는데.

 

저에게도요.

 

민용도 작게 말했다.

 

그런데 이 선생님은 어떻게 아세요?

 

윤호 통해서요.

 

.

 

순간 민정의 얼굴이 굳었다.

 

윤호.

 

아니, 서 선생님. 아직도 설마 윤호 생각하고, 그렇게 잔인하신 거는 혹시 아니신 거겠죠?"

 

?

 

민정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 그게 무슨?

 

윤호 서 선생 잊으러 간 겁니다.

 

, 알아요.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저도 윤호 잊었어요.

 

정말입니까?

 

.

 

민정이 확실히 답했다.

 

그럼요. 이미 우리는 시작한 게 없는데.

 

.

 

민용도 동의했다.

 

두 사람 그저 풋내기였죠.

 

.

 

민정이 엷게 웃었다.

 

그나저나 그쪽도 우리 다 잊었나 보네요.

 

그렇겠지요.

 

민용이 씁쓸히 답했다.

 

돌아온다는 것을 보니.

 

하아.

 

민정이 한숨을 내쉬었다.

 

되게 오래 되었어요.

 

오래 되었다.

 

민용이 작게 읇조렸다.

 

그렇군요.

 

이 선생님.

 

?

 

민용이 민정을 바라봤다.

 

?

 

우리 두 사람도 이제 아무 감정 갖지 말아요.

 

!

 

민용의 눈이 흔들렸다.

 

, 그게 무슨 말입니까?

 

저 떨리시는 거 알잖아요.

 

민정이 가만히 아래 입술을 물었다.

 

지금 되게 설레는 거 아시잖아요.

 

서 선생.

 

저 이제 그런 거 싫어요.

 

민정이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더 이상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요.

 

하아.

 

민용이 한숨을 내쉬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다행이네요.

 

민정의 얼굴이 밝아졌다.

 

더 이상 아프고 싶지 않았는데.

 

아팠어요?

 

?

 

민정이 민용을 바라봤다.

 

, 그게 무슨?

 

그 동안 저를 사랑해서 많이 아팠습니까?

 

!

 

민정의 눈이 흔들렸다.

 

, 이 선생님.

 

과거형이잖아요.

 

민용이 가만히 미소를 지었다.

 

전을 묻는 거예요.

 

.

 

민정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많이 아팠어요.

 

그렇군요.

 

민용이 민정의 얼굴을 바라봤다.

 

미안합니다.

 

왜 이 선생님이 미안해요?

 

그냥 그렇네요.

 

민용이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제가 서 선생 괴롭게 한 것 같아서 말입니다.

 

아니에요.

 

민정이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저는 좋았어요.

 

?

 

민용이 눈을 깜빡였다.

 

, 그게 무슨?

 

.

 

민정의 볼이 발그레 해졌다.

 

, 그게.

 

.

 

민용이 민정을 주시했다.

 

그게 무슨 말이죠?

 

저 그렇게 설레는 거 한 적 없거든요.

 

민정이 귀엽게 혀를 내밀었다.

 

그런데 덕분에 설레는 거 해 봤으니까요.

 

그렇군요.

 

민용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저기 서 선생.

 

.

 

우리 두 사람 일단 사귀는 척 합시다.

 

?

 

민정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 그게 무슨?

 

윤호 자식 다시 흔들릴 지도 몰라요.

 

“…….

 

민정이 입을 다물었다.

 

서 선생 윤호 다시 아프길 바라는 겁니까?

 

, 아니요.

 

민정이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민용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그게 윤호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하아.

 

민정이 가늘게 한숨을 토해냈다.

 

하지만 그게 쉽지는 않잖아요.

 

그렇지요.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우리가 윤호를 위해서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니까 말입니다.

 

유일하다.

 

민정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윤호가 다시 흔들릴까요?

 

그럴 거라고 봅니다.

 

민용은 확신하 듯 말했다.

 

그 아이 내가 가장 잘 아니까요.

 

그럼, 그렇게 해요.

 

머뭇하다 민정이 답했다.

 

더 이상 윤호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그 부분에서 우리 두 사람의 뜻이 모두 같군요.

 

.

 

민정이 엷게 미소를 지었다.

 

이미 그 아이 나 때문에 많이 아팠으니까요.

 

저기, 서 선생.

 

.

 

아직도 윤호 좋아하는 겁니까?

 

!

 

민정의 눈이 흔들렸다.

 

,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다 압니다.

 

민용은 천천히 말했다.

 

그래서 저를 거절한 것 아닙니까?

 

, 그런 게.

 

맞죠?

 

“…….

 

민정은 아무럼 말도 하지 못했다.

 

그 때 나는 정말 겨우 고백을 했던 건데요.

 

죄송해요.

 

아닙니다.

 

민용이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서 선생에게 사과를 받고 싶어서 한 말은 아닙니다.

 

알아요.

 

민정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하지만 너무나도 죄송해서 그래요.

 

서 선생.

 

.

 

우리 잘 해야 합니다.

 

.

 

민정이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 윤호 아프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그렇죠.

 

민용이 바로 장난스런 미소를 지었다.

 

그럼 우리 사귀는 건 얼마나 되었다고 할까요?

 

100.

 

민정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100일이 되었다고 말을 해요.

 

.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가 좋겠군요.

 

바로 사귀었다고 하면 상처 받을 테니까.

 

!

 

민용의 눈이 흔들렸다.

 

서 선생.

 

민용이 손을 내밀자, 민정이 스르르 뒤로 뻈다. 민용 역시 멈칫하며, 자신이 내밀었던 손을 도로 물렀다.